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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트렌드] 중국 본선 진출 못해도 괜찮아...월드컵에 열광하는 中 소비자

[차이나 트렌드] 중국 본선 진출 못해도 괜찮아...월드컵에 열광하는 中 소비자

'2022년 FIFA 월드컵' 프랑스와 모로코의 준결승전이 지난 14일 카타르 알코르에 위치한 알베이트 경기장에서 열렸다. 이날 경기 도중 모로코의 자와드 엘 야미크(위에서 중간)가 헤딩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중국 난징=신화통신) '2022 피파(FIFA) 월드컵'에 대한 중국 축구 팬들의 열기가 식을 줄 모른다.

5시간의 시차가 있는 데다 중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중국은 카타르 월드컵으로 인한 소비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통계 사이트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축구 팬은 약 2억 명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가처분소득 수준이 증가하면서 요식업부터 소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돈을 아끼지 않는 축구 팬들이 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시민들의 여행과 외출이 비교적 자유로워지면서 소비는 더욱 진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22 FIFA 월드컵' 기간 동안 한 아웃렛 매장에서 배달원이 온라인 주문을 받고 있다. (자료사진/신화통신)

◇호텔에서 밤새며 축구 경기 시청

새벽 3시 늦은 시간에도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에 위치한 중국 훠궈 브랜드 하이디라오(海底撈) 매장은 월드컵 경기를 관람하며 훠궈를 즐기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하이디라오가 최근 훠궈·맥주·바비큐를 먹으면서 축구를 관람할 수 있는 세트 메뉴를 출시했기 때문이다.

음식과 맥주를 포함한 파티 음식 소비가 최근 4주간 이어진 월드컵 기간 동안 중국에서 크게 증가했다. 중국 온라인 음식 배달 플랫폼 메이퇀(美團)에 따르면 월드컵 개막일에 맥주와 음료 주문이 전월 대비 각각 43%, 25% 증가했다.

중국의 신선식품 소매업체인 허마(盒馬)에 따르면 월드컵이 개막한 첫 2주 동안 훠궈 관련 주문량이 40% 이상 늘었으며, 11월 초부터 맥주 판매량은 전년 대비 168% 증가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닷컴은 월드컵 특수를 겨냥한 즉시 배달 서비스에 집중했다. 체인 슈퍼마켓과 손잡고 영업시간을 연장해 밤늦게까지 축구 경기를 관람하는 팬들에게 음료와 스낵을 제공하는 식이다.

축구를 테마로 한 호텔 객실도 예약 열풍이 불었다. 늦은 밤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월드컵 경기를 볼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여행 서비스 플랫폼 기업인 퉁청(同程)에 따르면 월드컵 첫날 중국 호텔 예약 건수는 전월 대비 30배 급증했다.

특히 많은 호텔이 대형 스크린을 갖춘 '월드컵 스트리밍룸'을 선보이면서 소비자를 끌어모았다. 여행 서비스 플랫폼 알리트립(飛豬·페이주)은 월드컵 첫 주에 경기 시청에 적합한 대형 스크린을 갖춘 호텔 객실의 예약 건수가 전년 대비 250% 이상 급증했다고 전했다.

'2022 FIFA 월드컵' 기간 동안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완다(萬達)그룹은 광장에서 다양한 축구 관련 활동을 선보였다. (자료사진/신화통신)

◇월드컵이 불러온 뜨거운 소비 열풍

겨울은 보통 축구 관련 상품이 잘 안 팔리는 비수기다. 그러나 올 겨울은 달랐다. 월드컵 개막 첫 주 JD몰의 유니폼 판매량은 전년 대비 3배 증가했고 축구 관련 상품의 판매량은 전달의 두배 이상으로 늘었다.

심지어 충격방지용 제품의 판매도 급증했다. 응원했던 팀이 생각지도 못한 패배를 당한 후 좌절한 팬들이 TV를 부수고 휴대전화기를 던지는 경우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메이퇀은 이러한 제품의 판매가 전년 대비 252% 증가했으며 TV 리모컨의 판매는 약 8배나 급증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쇼핑센터 사이에서는 중국 축구 팬들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난징의 쇼핑 랜드마크인 난징1912는 치열한 축구 경기를 지켜보며 맥주와 커피를 마시는 도심 캠핑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카타르 월드컵의 공식 후원사인 완다(萬達)그룹은 피파 박물관과 협력해 베이징∙상하이∙선전(深圳)∙난징 등 도시에 '완다 플라자 피파 월드컵 카니발'을 개최했다. 카니발은 다양한 전시회, 인터랙티브 및 축구 테마 활동을 열어 중국 축구 팬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했다.

춘추(春秋)관광망 관계자는 "월드컵 기간 동안 월드컵 테마 캠핑 패키지를 출시해 야영객에게 경기를 볼 수 있는 프로젝션 스크린과 같은 추가 시설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난징 캠핑장에서는 축구와 관련된 액세서리를 텐트 장식용으로 사용하거나,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시에서는 고객이 퀴즈 같은 쌍방향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게임 환경도 조성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중국의 많은 기업이 거대한 스포츠 시장에서 월드컵으로 촉발된 소비 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축구공 생산업체인 장쑤훙바오(宏保)스포츠용품회사 관계자는 "올해 우리는 월드컵 특수를 누리고 있다"며 "1~11월 수출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80%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소비 모멘텀이 챔피언스 리그, 영국 프리미어 리그, 여자 월드컵까지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 전략 분석가는 월드컵 소비 붐은 특히 Z세대 사이에서 2050년까지 세계 축구 강국이 되려는 중국의 야심에 힘입어 발생했다며 축구가 앞으로도 관련 산업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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