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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에 뺏길라…中 떠나는 글로벌 기업, 유치 지원 늘려야

대한상의, 글로벌 소부장업체 국내 투자유치 전략 보고서
소부장 생태계, 중국시장 공략 차원에서 아세안보다 유리

 
 

 

지난 10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소재·부품·장비 경쟁력강화위원회'에서 발언하는 모습.[연합뉴스]
공급망 불안 등 영향으로 중국을 떠나는 글로벌 기업이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이들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기업을 붙잡기 위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오준석 숙명여대 교수팀에게 의뢰해 22일 내놓은 ‘글로벌 소부장업체 국내 투자유치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미중 패권 경쟁 심화가 촉발한 공급망 불안 고조로 인해 글로벌 기업이 탈중국을 검토 중이다.  
 
주중 EU상공회의소가 지난 4월 주중 유럽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를 보면 현재 진행 중이거나 계획된 투자를 중국 이외 국가로 이전할 것을 고려하고 있는 기업 비중은 23%로 나타났다.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상하이 미국상의가 주중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7~8월 실시한 조사에서도 응답 기업의 3분의 1 가량이 중국에 계획했던 투자를 이미 다른 국가로 돌렸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기존 글로벌 공급망 조성이 경제학적 효율성과 최적화를 통한 비용절감에 기인했다면 최근에는 비용손실을 일부 감수하더라도 공급망 안정화를 꾀하는 위험절연(risk-insulation) 기조로 재편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의 취약한 공급망을 보완하고 산업생태계를 업그레이드하는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글로벌 소부장업체들의 탈중국은 한국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일본도 한국과 비슷한 상황임을 고려하면 한일 양국의 글로벌 기업 유치 경합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소부장업체들의 탈중국 움직임은 완전한 철수라기보다 공급망 불확실성에 대한 선제적 대응 또는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중국을 떠나더라도 중국 밖에서 생산한 제품을 중국시장으로 다시 공급하는 것을 동시에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생산공정에 대한 투자는 일부 철수하더라도 판매시장으로서 잠재력과 성장가능성이 큰 중국시장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아세안(ASEAN)의 경우, 부품생산과 조립공정 위주의 업스트림(upstream) 시장이기 때문에 중국시장 진입에 대한 기술이나 지식면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다고 느끼는 기업들이 많다”며 “반면, 한국과 일본의 경우 업스트림은 물론 새롭게 시장을 만들어내는 시장기술이 발달했고 시장데이터를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는 다운스트림(downstream) 분야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중국 공략이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업스트림은 원재료를 채굴·가공 하는 등 공급망의 초기단계에 가까운 후방산업을 의미한다. 다운스트림은 완제품 생산·판매 등 최종소비자와 가까운 전방산업을 뜻한다.
 
오준석 숙명여대 교수는 “중국을 이탈하려는 기업의 성향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기존 외자기업들이 생산시설 및 R&D센터를 이전할 때 손실최소화 전략을 출구전략으로 주로 택했다면, 현재 탈중국 하려는 외자기업들은 최대한 빠른 이전을 우선순위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이들의 국내유치를 위한 속도감 있는 유인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문태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위기와 기회의 측면을 모두 갖고 있다”며 “글로벌 소부장업체들의 탈중국 움직임이 일본 수출규제에 이어 국내 소부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또다른 모멘텀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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