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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D 이어 암젠도…연말 한파에도 뜨거운 ADC 치료제 시장

MSD, 켈룬 바이오텍 ADC 7개 기술 도입…암젠 레고켐 ‘맞손’
암세포 찾아내 치료 효과↑…단일클론 항체의약품 한계 넘어

 
 
글로벌 제약사 암젠이 최근 국내 ADC 플랫폼 개발 기업인 레고켐 바이오사이언스와 최대 1조원 규모의 기술 이전 및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암젠 사옥 [REUTERS=연합뉴스]
글로벌 제약사인 미국 머크(MSD)와 암젠은 연말 항체-약물 중합체(ADC) 항암제와 관련한 ‘딜’을 연달아 발표했다. 이중 암젠에 ADC 플랫폼 기술을 이전한 기업은 국내 바이오 기업인 레고켐 바이오사이언스다. 경기 침체와 투자 감소로 냉기가 도는 바이오 업계에 국내 기업과 글로벌 제약사 간 기술이전 소식이 ‘크리스마스 선물’이 됐다는 분위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MSD는 최근 중국의 켈룬 바이오텍과 ADC 치료제와 관련한 기술이전 계약을 추가로 체결했다. MSD는 켈룬 바이오텍이 개발한 ADC 7개를 활용해 항암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회사는 중국과 홍콩, 마카오를 제외하고 세계 여러 국가에서 켈룬 바이오텍의 ADC를 연구개발(R&D) 및 상용화할 수 있는 권리를 넘겨받았다.
 
켈룬 바이오텍은 이번 계약으로 MSD로부터 계약금 1억7500만 달러(약 2239억원)를 수령한다. 기술이전을 한 ADC 치료제가 임상이나 인허가 성과를 내면 개발 단계에 따라 최대 93억 달러(약 11조9023억원)의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도 받게 된다. MSD는 켈룬 바이오텍에 지분 투자도 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암젠도 MSD와 같은 시기 국내 ADC 플랫폼 개발 기업인 레고켐 바이오사이언스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레고켐 바이오사이언스의 ADC 플랫폼 기술로 5개 표적에 대한 ADC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서다. 레고켐 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최대 12억4750만 달러(약 1조5965억원) 규모다. 회사는 개발 성과 및 상업화 과정에 따라 대금을 받게 된다. 앞으로 발생할 매출에 대한 기술료(로열티)는 별도다.
 
레고켐 바이오사이언스가 암젠에 기술이전을 한 ADC 플랫폼은 암세포에서 선택적으로 활성화되는 링커와 페이로드 항체의 특정 부위에 접합하는 결합 방법으로 구성됐다. 김용주 레고켐 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선도적인 항암제를 시장에 선보이고 있는 암젠과 ADC 치료제를 함께 개발하게 돼 기쁘다”며 “이번 계약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를 중심으로 협력을 확대하고 자체 ADC 파이프라인을 강화해나가겠다”고 했다.
 
ADC는 링커로 항체와 약물을 결합한 치료제다. 특정한 암세포를 찾아내는 항체와 암세포를 파괴하는 약물을 링커로 묶어 항암제의 효능을 높였다. ADC는 기존 단일클론 항체의약품과 유사한 형태지만 효능이 개선돼 차세대 치료제로 주목을 받으면서 국내 기업은 물론 글로벌 제약사의 새로운 먹을거리가 됐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애브비,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도 ADC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 10곳이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 중 3%인 38개가 ADC 치료제다. 기업들은 미국의 바이오 전문 매체인 피어스바이오텍이 지난해 R&D 투입 비용을 기준으로 선정했다. ADC 치료제는 글로벌 제약사의 파이프라인에서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스트라제네카가 다이이찌산쿄와 개발한 ADC 항암제 ‘엔허투’도 높은 치료 효과로 항암제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ADC 치료제 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58억1000만 달러(약 7조4357억원)에서 2030년까지 연평균 16%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모은 기자 su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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