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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예요] “동묘 스타일 구찌?”…‘한글’ 로고 박힌 명품 티셔츠 정체는

구찌, 설날 기념 ‘코리아 익스클루시브 컬렉션’ 출시
한글 써진 스웻셔츠·티셔츠 각각 320만원·89만원
국내 명품시장 규모 18조, 명품 브랜드 러브콜

구찌 코리아가 선보인 ‘코리아 익스클루시브 점보 GG 스웨트셔츠’와 ‘코리아 익스클루시브 펠트 코튼 저지 스웨트셔츠’. 각각 320만원, 169만원이다. [사진 구찌 홈페이지 캡처]

[이코노미스트 김채영 기자]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가 때아닌 짝퉁 논란에 휩싸였다. 설을 앞두고 한글 로고가 그려진 신상품을 출시했는데, 생소한 디자인에 가품이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어서다. 핸드백부터 지갑, 운동화, 의류까지 다양한 카테고리로 판매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좀처럼 지갑을 열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320만원 짜리 티셔츠…‘동묘 스타일, 짝퉁같다’는 반응

‘코리아 익스클루시브 인터로킹 G 코튼 티셔츠’는 89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사진 구찌 홈페이지 캡처]

업계에 따르면 구찌 코리아는 지난 5일 한국의 설날을 기념해 ‘코리아 익스클루시브 컬렉션’을 선보였다. 캡슐 컬렉션 성격을 띤 한정판 제품은 남성 및 여성의류, 핸드백 등 46종으로 출시됐고 한국에서만 판매된다. 구찌 측은 해당 컬렉션에 대해 “유서 깊은 모노그램에 맥시멀한 감성을 담았다”며 “영어와 한국어로 각각 쓰여진 패치로 매력을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신상 컬렉션 중 가장 비싼 제품은 ‘코리아 익스클루시브 점보 GG 스웨트셔츠’로 32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후드집업 제품으로 앞쪽에 ‘GOOD LUCK’이라는 주황색 영어 문구 아래 초록색 한글로 ‘구찌’라고 적혀있다. 

‘코리아 익스클루시브 인터로킹 G 코튼 티셔츠’는 89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카멜과 블루 색상으로 출시된 이 티셔츠는 인터로킹 로고 위에 각각 파란색과 주황색으로 한글 ‘구찌’가 쓰여있다. 해당 제품은 1980년대 빈티지 프린트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디자인이라는 게 구찌 측의 설명이다. 

한글 ‘구찌’ 로고가 박힌 컬렉션의 출시에 온라인상에서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한글을 외국에 알릴 수 있어서 좋다’는 반응부터 ‘짝퉁인 줄 알았다, 촌스럽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구찌 신상 컬렉션에 대해 네이버 카페의 한 회원은 “한글이 써진 구찌 제품이 나와 매우 반갑다”며 “외국인들이 봤을 때 구찌 한글이 예뻐보이면 좋겠다”고 밝혔다.

반면 또 다른 회원은 “요즘 예쁜 폰트가 많은데 글씨체를 저렇게밖에 쓸 수 없었냐”며 “외국인들이면 몰라도 한국에선 창피해서 입고 다닐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비슷한 의견으로 ‘돈도 없지만 있어도 사진 않을 것 같다’, ‘진품인데 짝퉁 같다’, ‘짝퉁인줄 알았는데 진품이라고 해서 놀랐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국내 명품시장 규모 전 세계 7위…루이비통·디올도 국내 마케팅 활발

구찌 코리아가 2021년 선보인 평창 컬렉션 가방과 2022년 선보인 제주 컬렉션 가방. [사진 구찌 캡처]

구찌가 한국 전용 캡슐 컬렉션을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구찌는 2021년 평창동계올림픽과 개최 도시인 ‘평창’을 기념하는 핸드백·운동화 등을 단독 출시했다. 주황색과 흰색을 활용한 디자인의 제품들로 구성됐고, 제품 중앙에는 평창의 영문명인 ‘Pyeongchang’이 새겨진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7월에는 ‘제주 익스클루시브’ 아이템들을 선보이기도 했다. 해당 컬렉션으로 출시된 가방에는 ‘JEJU’가 새겨졌다. 

2021년 6월에는 창립 100주년을 맞아 서울 이태원에 23년 만의 단독 매장인 ‘구찌 가옥’을 열기도 했고, 지난해 경복궁 패션쇼도 계획했던 바 있지만 무산됐다. 하지만 오는 5월 15일 한국에서 패션쇼를 열고 ‘2024 크루즈 컬렉션’을 공개할 예정이다.

구찌 측은 이번 컬렉션에 대해 “몇 차례 한국 전용 캡슐 컬렉션을 선보여왔지만 제품에 한글이 직접적으로 반영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한국에서만 독점 캡슐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는 것은 아니고 전 세계 다양한 국가에서 컬렉션이 전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찌를 포함해 다양한 명품 브랜드들이 한국 소비자들을 겨냥한 컬렉션과 마케팅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은 지난해 박서보 화백과 함께 디자인한 ‘아티카퓌신’ 백을 출시했다. 루이비통이 처음으로 국내 작가와 협업해 출시한 제품으로, 박 화백의 대표작 ‘묘법’ 질감을 루이비통의 베스트셀러 핸드백 중 하나인 ‘카퓌신BB’에 반영했다. 가격은 1200만원이다.  

이외에 프랑스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은 지난해 4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패션쇼를 개최했다. 디올은 지난 2007년에도 한 차례 국내에서 패션쇼를 개최했던 바 있다. 지난해 창립 100주년을 맞아 서울 한남동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한국을 겨냥한 컬렉션과 패션쇼 등을 선보이고 있는 이유는 국내 명품시장 규모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1년 한국 명품 시장 규모는 2020년보다 4.6% 증가한 141억6500만달러(18조4074억원)로 커졌다. 미국·일본·프랑스·영국·이탈리아에 이어 한국이 세계에서 7번째로 큰 시장이 됐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경영학과)는 “코로나19로 급성장한 명품시장은 엔데믹에도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에서 명품 수요는 꾸준히 늘 것이기 때문에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도 이와 함께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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