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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신호탄 쏜 철강업계…1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

“지난해 4분기 바닥 찍고 올해부터 반등” 전망
포스코홀딩스, 1분기 영업이익 1조원 복귀 ‘유력’

경북 포항 한 철강회사 제품 창고에 쌓여 있는 열연 코일.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철강업계가 올해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포스코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 등으로 실적 악화를 겪었던 철강업계가 지난해 4분기 바닥을 찍고 실적 반등에 성공할 것이란 얘기다. 다만 올해 고금리 등의 대내외 악재 속에서 탄소 감축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감행해야 한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진단이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철강업계는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실적 악화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기준 포스코홀딩스의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7866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 영업이익 1조원에 미치지 못한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9195억원)보다 저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같은 기준으로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854억원, 1499억원에 그쳤다. 동국제강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1485억원)보다 소폭 증가한 수준이며, 현대제철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3730억원)과 비교해 약 2000억원 감소한 전망치다.

증권업계 등에선 “철강업계가 지난해 4분기를 마지막으로 실적 부진의 고리를 끊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키움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키움증권은 “작년 말에 포항제철소의 복구가 사실상 완료되면서 올해 1분기 포스코 판매량은 850만t 이상으로 정상화될 전망”이라며 “작년 11월 이후 반등하고 있는 글로벌 철강 제품 가격에 발맞춰 포스코도 올해 1월 열연강판 5만원 인상을 시작으로 1분기 제품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NK투자증권은 이달 6일 보고서에서 현대제철이 올해 1분기부터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예측했다. BNK투자증권은 “아시아 철강 시황을 좌우하는 중국 철강 시황이 지난해 12월부터 개선되고 있다”며 “코로나19 봉쇄 조치 완화와 부양책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1분기 국내 철강 제품 가격의 하방 압력 완화되는 가운데, 고로 원가의 추가 하락으로 마진 개선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 우려가 많으나, 차입금의 70% 가량이 고정 금리로 구성돼 있고, 순차입금 규모도 감소하고 있어 이자 비용 증가는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에프앤가이드의 이날 기준 포스코홀딩스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3609억원이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3754억원, 1423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와 마찬가지로 15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동국제강을 제외한 포스코홀딩스, 현대제철은 1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다.

대내외 악재 속 탄소 감축 부담도

국내 철강업계가 올해 1분기에 지난해 4분기와 비교보다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지만, 올해 역시 글로벌 경기 침체, 고금리 등 대내외 악재가 여전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세계철강협회는 글로벌 철강 시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의 철강 시황과 관련해 올해 중국 철강 제품 수요가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이달 전국 225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기업이 바라본 2023 경제‧경영 전망’을 조사한 결과, 철강업종의 올해 매출 전망은 지난해와 비교해 -1.5%에 그쳤다.

여기에 국내 철강업계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탄소 감축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업계의 경우 탄소 감축을 위해 철강 제품을 제조하는 공정 자체를 친환경으로 전환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친환경 공정 개발을 위해 수조원에 달하는 금액이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라, 정부의 대규모 지원 없이는 탄소중립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했다.

일부에선 국내 철강업계가 기존 투자 계획을 일부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고금리 등의 여파로 석유화학, 배터리업체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보류하거나 철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국내 철강업계 역시 기존에 계획했던 투자를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국내 철강업계가 지난 2021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의 성과를 낸 만큼, 대규모 투자를 위한 실탄은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는 반론도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7조4953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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