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삼성가(家) 종손,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재벌가 사람들]
이병철-이맹희-이재현-이선호로 이어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까지 초고속 승진
‘재벌’(財閥)은 한국에만 있는 경제 용어 중 하나입니다. 대기업 총수나 총수 일가를 설명할 때 언급되기도 합니다. 철저한 가족 승계로 이어지는 한국식 기업의 특징으로 재벌의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습니다. 기업 경영이 선진화하면서 이런 성격이 옅어졌지만, 아직 재벌 인맥의 영향력은 상당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주목할만한 재벌가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매주 일요일 오전 연재합니다.[편집자 주]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그래도 종손’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경영리더)는 CJ그룹 임원이라는 직함보다 재벌가 큰아들이라는 수식어가 더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인물이다. 그의 부친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이다. 재계 역사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회장의 종손(宗孫)으로 기억하기도 한다. 이 경영리더의 조부는 이병철 창업회장의 장남인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이다.
2021년 8월에는 이건희 명예회장이 소유했던 서울 중구 장충동의 주택을 이선호 경영리더가 사들이면서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해당 주택은 이 명예회장이 매입해 보유하고 있던 곳이다. 2020년 이 명예회장 타계 후 이 명예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과 3남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가 상속받았는데, 이선호 경영리더가 이 주택을 196억원에 매입한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막대한 규모의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주택을 매각했다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이건희 명예회장이 남긴 재산의 상속세가 12조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히 그런 이유만으로 매각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에 매매됐느냐보다 누가 매입했는지를 봐야 한다”며 “이건희 명예회장과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과거 앙금을 완전히 털어내고 범삼성가가 화해에 마침표를 찍은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업인’으로서 이선호 경영리더에 대한 평가는 후하지 않은 편이다. 아직 경영에 나선 지 얼마 되지 않아 눈에 띄는 실적을 평가하기 쉽지 않다는 이유도 있지만, 과거 일탈의 그림자가 아직도 짙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 경영리더는 미국 컬럼비아대 금융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13년 CJ제일제당에 입사해 일해왔지만, 지난 2019년 9월 마약 밀반입 혐의로 일선 업무에서 물러난 바 있다.
하지만 1년 4개월 만에 복귀한 뒤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2021년 1월 CJ제일제당의 부장급 자리인 글로벌비즈니스 담당으로 업무에 복귀한 그는 같은 해 12월 임원급인 식품전략기획1담당(경영리더)로 승진했다. 지난해에는 CJ그룹 조직개편에서 회사 식품성장추진실장으로 보직을 변경했다. 식품성장추진실장이 전략기획1담당과 2담당 조직을 총괄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승진한 셈이다.
재계에서는 이재현 회장의 뒤를 이를 첫 번째 후계자로 이선호 경영리더가 거론된다. 그가 ‘경영리더’로 승진했을 당시 CJ그룹은 사장부터 상무보까지 임원 직급을 경영리더로 통일했는데, 이 역시 승계 작업의 일환이란 해석이 나왔다. 경영리더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사장 역할을 수행하는 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CJ그룹 정점에 있는 CJ의 지분도 조금씩 늘리고 있다. 이 경영리더는 CJ 2대 주주로 지난해 3분기 기준 3.18%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 말 기준 지분율이 2.75%였던 것과 비교하면 조금씩 지분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CJ 최대주주는 이재현 회장으로 42.07%를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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