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그림자 벗겨낸 한국GM...수입차 강화 전략 통했다
지난 한 해 쉐보레 수입 모델 9000대 이상 팔려
올해 프리미엄 브랜드 GMC로 경쟁력 더욱 강화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한국지엠(GM)의 수입 모델 강화 전략이 통하는 분위기다. 코로나 팬데믹, 전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공급 제한 속에서도 성장세를 기록하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1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쉐보레 브랜드의 지난해 신규 등록대수는 9004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8975대와 비교해 0.3% 늘어난 수치다.
쉐보레 브랜드의 판매 성장폭이 크지 않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선전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판매 성장세를 보인 브랜드는 25개 브랜드(KAIDA 회원사) 중 9개 브랜드뿐이다.
쉐보레 브랜드의 성장세를 이끈 모델은 픽업트럭 콜로라도(판매대수 2926대)다. 판매대수가 전년 대비 약 23% 감소했지만, 쉐보레 브랜드 수입 제품군 중 가장 큰 판매량을 기록했다. 여기에 순수전기차 볼트EUV(판매대수 1913대), 대형 SUV 트래버스(1919대), 중형 SUV 이쿼녹스(1081대) 등이 힘을 보탰다.
한국GM은 현재 수입 모델을 적극 도입해 제품군을 다양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본사의 정책에 따라 국내 생산 모델이 줄어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이에 한국GM은 2019년 KAIDA 회원사에 가입하는 등 투트랙 전략을 본격 가동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GM대우 시절 이미지가 강해 수입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GM은 2002년 위기에 빠진 대우그룹과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GM대우라는 신설 법인을 세운 바 있다. 이후 2011년 사명을 한국GM으로 변경했으며 차량 엠블럼도 쉐보레로 교체했다.
현재까지 한국GM의 수입 모델 강화 전략은 성공적인 분위기다. 한국GM의 내수 실적에서 수입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24%까지 늘었다.
브랜드 다양화로 영향력 강화
올해 한국GM은 또 한 번의 변화를 준비 중이다. 기존 투트랙 전략을 멀티 브랜드 전략으로 확장하면서 시장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해당 전략은 GM 산하 브랜드로 한국 시장에 이미 진출한 쉐보레, 캐딜락에 이어 GMC를 추가 론칭해 폭넓은 선택권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멀티 브랜드 전략이 공식화된 것은 지난해 6월 인천 영종도에서 열린 ‘GM 브랜드 데이’(GM Brand Day in the Gradient City)에서다. 로베르토 렘펠(Roberto Rempel) 한국GM 사장은 “새로 도입될 GMC 등 멀티 브랜드 전략의 확장으로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GMC는 GM 산하 프리미엄 RV 브랜드다. 이 브랜드의 국내 첫 번째 도입 모델은 프리미엄 픽업트럭 GMC 시에라 드날리로 결정됐다. 그동안 한국GM은 GMC의 국내 론칭 소식을 공표한 뒤 전국 주요 거점을 돌며 브랜드 및 제품 홍보에 매진해왔다.
한국GM은 GMC 시에라 드날리의 공식 판매 시점을 조율 중이다. 올해 1분기 중 100% 온라인 방식으로 계약을 받는 것이 목표다. 당초 한국GM은 GMC 시에라 드날리의 판매 시점을 지난해 하반기로 계획했지만, 미국 현지 수요가 많아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량만 확보되면 곧바로 판매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은 지난해 11월 말 GMC 시에라에 대한 환경부 배출·소음 인증도 완료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브랜드가 국내 도입되는 것은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며 “한국GM 입장에서는 대우차 시절의 이미지를 지우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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