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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이커머스 상장 1호’ 도전…30% 구주매출 경계해야 [공모꾼]

2월 코스닥 상장 입성 목표
희망 공모가 3만500~3만9500원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 45%
이커머스 유일 흑자 기업은 장점

‘-꾼’은 어떤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 어떤 일 때문에 모인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입니다. ‘공모꾼’은 공모주에 진심인 투자자분들께 예비 상장사 정보와 한 주간 공모주 시장에서 가장 뜨거웠던 소식을 전합니다. 기업공개(IPO) 일정부터 증권신고서를 토대로 한 실적·밸류에이션 분석까지. 매주 토요일, 공모주 투자에 꼭 필요한 정보를 보내드립니다. [편집자주]

오아시스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코스닥 상장 절차를 본격화했다. 오아시스마켓 본사 전경. [사진 오아시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홍다원 기자] 신선식품 배송업체 오아시스마켓을 운영 중인 오아시스가 ‘이커머스 상장 1호’ 출사표를 던졌다. ‘대어급’으로 불리던 컬리도 상장을 철회한 데다가 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상장 진행이 순조롭게 진행될지 관심이 몰린다. 유일한 흑자 기업인 점은 강점이지만 높은 구주 매출은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오아시스는 2011년 설립된 오프라인 매장 기반 신선식품 배송 기업이다. 온라인 중심 이커머스 기업들과 달리 60여개 오프라인 매장이 특징이다. 2018년에는 ‘오아시스마켓’을 출시해 신선식품 새벽배송까지 사업 범위를 넓혔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합쳐진 사업 구조로 새벽 배송 업계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기점으로 배달 수요가 급증한 덕을 봤다. 지난해 3분기 매출 3118억원, 영업이익 7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9.8%. 78.4%씩 증가한 수치다. 매출의 58%가 이커머스에서 나올 만큼 온라인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오아시스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3만500~3만9500원이다. 총 공모 금액은 1597~2068억원 규모로,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조원~1조2535억원가량이다. 오는 2월 7~8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후 14~15일 일반청약을 거쳐 내달 중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공동 대표주관을 맡았다.

오아시스는 기업 가치 평가 방식으로 EV/Sales(매출액 대비 기업가치 비율)을 적용했다. 1조6224억원으로 결정됐다. 여기에 22.7~40.3%의 할인율을 적용해 최종 공모가를 결정했다. 공모가 하단 기준 시가 총액은 1조원 수준이다. 지난해 6월 이랜드리테일이 오아시스 지분 3%를 인수할 때 기업가치를 1조1000억원으로 평가했던 것보다 낮은 수준이다. 당초 시장의 평가보다 낮은 기업가치를 적용해  ‘고평가’ 논란을 잠재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오아시스는 피어 그룹(비교기업)으로 미국 증시에 상장된 메르카도리브레(MERCADOLIBRE), 씨(SEA), 쿠팡, 엣시(ETSY) 등을 선정했다. 오아시스 경쟁사인 쿠팡, 컬리, SSG닷컴 등이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있지 않아서다. 앞서 코스피 상장을 추진하던 컬리는 밸류에이션(기업 가치)이 당초 4조원에서 1조원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상장을 잠정 중단했다. 오아시스는 상장 레이스를 완주해 이커머스 1호 상장 타이틀을 거머쥐겠다는 목표다. 

구주 매출·상장 직후 유통 물량 ‘주의보’

오아시스 스마트물류센터 전경. [사진 오아시스마켓]
다만 구주 매출 비중은 30%로 높은 편이다. 전체 공모물량 523만6000주 중 신주 모집은 366만5000주, 나머지 157만1000주는 구주 매출로 구성됐다. 30%의 구추매출은 오아시스 지분 55.17%를 보유한 최대주주 지어소프트 몫이다. 지어소프트의 상장 후 오아시스 지분은 55.17%에서 43.85%로 줄어들게 된다.

구주매출은 기업 상장 시 공모 과정에서 최대주주 등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매물로 내놓는 것이다. 이 경우 공모로 조달한 투자금이 신규 사업에 쓰이지 않고 기존 주주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공모주 투자 매력을 반감시킬 수 있다. 최근 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예비 상장사들이 흥행을 위해 구주 매출 비중을 줄이거나 100% 신주 발행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물량 비중도 높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은 상장 후 발행 주식 총수(3173만3746주)의 45.68%에 해당하는 1449만7148주다. 평균적으로 IPO를 도전하는 기업들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물량이 20~30%인 점을 고려하면 높은 수치다. 상장 직후 45.86%의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서 주가를 끌어내릴 수 있다. 

흑자 기업이지만 향후 성장성이 악화될 수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네이버 등 대기업이 신선 배송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다, 코로나19 완화로 비대면 배송 수요가 줄어들고 있어서다.

실제 오아시스 매출 성장세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2020년 오아시스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성장률은 67.67%였으나 2021년 49.57%로 줄어들었고 지난해 3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19.8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매년 매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셈이다. 

오아시스 역시 이러한 점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증권신고서에서 회사 측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새벽 배송 수요가 줄어들고 있고 경쟁 환경이 치열한 만큼 매출액 성장성이 둔화되거나 재무 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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