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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UAE 신뢰의 원천 ‘바라카 원전’…300억불 오일머니 들어온다

UAE 전력 25% 담당할 바라카 원전, 한국 기업이 진행
한전기술·두산에너빌리티·삼성물산·현대건설 주목
원전 수출 허가 간소화, 기간 6개월 단축 전망

사진은 UAE원전 1∼4호기 전경. [사진 한국전력]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아랍에미리트(UAE)가 우리나라에 300억 달러(한화 약 37조원)투자를 결정했다는 소식에 원전 관련 사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국 기업이 UAE에 추진하는 바라카 원전 사업이 한-UAE 신뢰의 바탕이라는 해석이 이어지면서 우리 기업의 원전 사업 확대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중동의 주요 산유국인 UAE가 한국에 3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고 15일(현지시간) 전했다. 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번 투자 결정이 이뤄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무함마드 대통령은 “어떤 상황에서도 약속을 지키는 대한민국에 대한 신뢰로 300억 달러 투자를 결정했다”고 윤 대통령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UAE의 이번 투자가 주목받는 것은 과거 우리나라가 약속받았던 투자 금액에 비해 압도적으로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UAE가 영국에 투자하기로 협약한 금액은 100억 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15조원 수준이다. 중국에는 50억 달러(약 6조2000억원), 프랑스에는 15억 유로(약 2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UAE가 주요 투자하는 분야로는 SMR(소형모듈원자로) 등 차세대 원전 개발, 수소 관련 기술,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방위산업 등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배경에는 한국 기업 컨소시엄이 UAE에 건설 중인 바라카 원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는 한국형 차세대 원전 APR1400 4기(총발전용량 5600㎿)를 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270km 떨어진 바라카 지역에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한국전력기술,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현대건설 등 우리 기업이 하나로 뭉쳐 UAE에 원전 4기를 건설하는데 설계부터 시공, 건설까지 우리 기업들이 담당한다. 지난 2020년 바라카 원전 1호기가 UAE 송전망으로 계통연결에 성공한 뒤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고 현재는 원전 원전 3·4호기를 건설하고 있다. 바라카 원전 4기가 모두 가동되면 UAE 전체 전력의 25%를 생산하게 된다.

우리 기업은 물론 UAE 전력의 한 축을 담당하는 대형 프로젝트인데, 이런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된 배경에 힘입어 한국과 UAE의 신뢰 관계가 두터워졌다는 평가다. UAE는 2023년 상반기부터 통용될 최고액권 1000 디르함(약 35만원)권 뒷면에 ‘바라카 원전 단지’의 원자로 4기 전경을 포함하기로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UAE를 방문해 임직원을 격려한 것도 이런 맥락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 회장은 당시 “중동은 기회의 땅”이라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자”고 당부한 바 있다.

UAE가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와 원자력 수출 허가 절차 간소화를 골자로 하는 행정 약정을 체결한 것도 바라카 원전 사업의 협력의 영향이란 평가다. 이번 협약으로 우리 기업이 UAE에 원전 관련 수출 허가를 받는데 최대 6개월의 시간이 단축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정되는데, 이는 사실상 추가 사업의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이번 행정 약정은 윤석열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 이후 한-UAE 간 원자력협력협정을 근거로 진행됐다. 원안위는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 이후 이와 관련해 원전 운영 등에 필요한 원자로, 증기발생기, 핵연료 등 장비 및 물질 관련 기술 약 4000건에 대한 수출 허가를 발급했다. 유국희 위원장은 UAE 현지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지난 10여 년간 양 기관의 협력이 행정약정 체결이라는 새로운 결실을 보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양 기관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 향후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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