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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줄 가격부터 연이은 화재까지...흔들리는 테슬라

시장 성장세에도 국내 실적 18.3% 감소
최대 12% 가격 낮춰 판매 부진 극복 모색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AFP=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TESLA)가 판매 부진에 빠졌다. 고무줄 가격 정책, 허위 광고 등으로 인한 신뢰도 하락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올해들어 큰 폭의 가격 인하를 결정한 테슬라가 자존심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테슬라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총 1만4571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1만7828대와 비교해 18.3% 감소한 수치다. 테슬라의 판매 부진으로 시장에서의 위치도 전년(4위)보다 한 계단 떨어진 5위에 머물렀다.

성장세를 이어간 국내 전기차 시장의 흐름과 정반대의 모습이다. 지난해 국내 신규 등록된 전기차의 수는 16만4482대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10만402대와 비교해 63.8% 늘어난 수치다.

테슬라의 판매 부진은 국내로 한정된 것이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슬라의 지난해 총 생산량은 137만대로 나타났으며, 이 중 131만대가 고객에게 인도됐다.

업계에서는 테슬라에 대한 신뢰도 저하를 실적 감소의 주된 요인으로 보고 있다. 신뢰도 저하의 요인은 ▶고무줄 가격 ▶부족한 서비스센터 ▶허위·과장 광고 ▶최근 연이은 화재 사고 등이다.

테슬라는 최근 고무줄 가격 정책으로 지적을 받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의회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총 5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하지만 올해는 최대 10%가 넘는 가격 할인을 결정했다. 테슬라 모델3의 이달 판매 가격은 지난해 말 대비 600만원(할인율 8.5%) 내린 6434만원, 모델Y 롱레인지는 1165만원(12%) 인하된 8499만원으로 조정됐다.

소비자주권시민의회는 “테슬라의 고무줄 가격 정책이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면서 “구매 시기 차이로 인해 혜택을 받지 못한 기존 구매자, 신차 가격 인하로 인한 중고차 가격 하락 및 시세 혼선, 예비 구매자들의 구매 시기 혼란 등은 테슬라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잃게 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부족한 서비스센터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테슬라의 국내 서비스센터 수는 총 9개에 불과하다. 테슬라와 연간 판매 실적이 비슷한 볼보자동차의 경우 전국 30여개의 서비스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허위 광고도 신뢰도 하락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3일 테슬라가 표시광고법 및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했다며 시정명령 및 과징금 28억5200만원의 처분을 내렸다. 공정위 측은 주행거리, 수퍼차저 충전 성능, 연료비 절감 효과 등을 거짓·과장 또는 기만적으로 광고했다고 판단했다.

최근에는 화재 사고도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12월 26일 부산, 주행 중이던 테슬라 전기차에서 불이 났다. 이달 7일과 9일에는 각각 서울, 세종시에서 테슬라 관련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큰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차량이 완전히 불에 타 소실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테슬라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내연기관차에 집중해온 자동차 제조사들의 전동화 전환이 점차 가속화되면서 테슬라 쏠림 현상이 조금씩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가 이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가 앞으로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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