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통신 3사 UAM 전쟁, 어디까지 왔나

KT·SK텔레콤·LG유플러스, 각각 컨소시엄 구성해 UAM 사업에 뛰어들어
아직은 실증 단계…2040년 국내 UAM 시장 규모 13조원 예상

SK텔레콤이 ‘CES 2023’ 행사장 부스에 마련한 UAM 시뮬레이터 [사진 SKT]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 KT·SK텔레콤·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몇 년전부터 주력 분야인 통신 대신 비통신 분야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다. 전통적 내수 산업인 통신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도심항공교통(UAM) 시장은 최근 통신 3사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분야다. 통신 3사는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관련 시장에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

UAM은 도심 내 3차원 공중 교통체계를 활용한 항공운송 생태계로, 도심에서의 이동 효율성을 극대화한 미래형 에어택시를 말한다. 전기 수직 이착륙(eVTOL)이 가능한 개인 항공기(PAV)와 결합해 승객이나 화물 운송을 목적으로 운용된다.

국토교통부 K-UAM 로드맵에 따르면, 2023년 61억 달러 규모인 UAM 글로벌 시장 규모는 초기 상용화 시점인 2025년 109억달러, 2030년 615억달러로 급성장해 2040년에는 6090억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모건스탠리는 전 세계 UAM 시장이 2040년에 1조달러(약 12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아울러 국토부는 2040년까지 국내 UAM 시장 규모가 13조원, 생산유발효과 23조원, 부가가치는 11조원에 이르고 일자리 창출만 16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UAM은 궁극적으로 자율 주행을 목표로 한다. 네트워크 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통신사의 역할 또한 크다. 지금은 5G를 활용한 통신망 구축을 테스트하고 있지만 향후 안전한 비행을 위해서는 6G 통신망 구축이 요구될 전망이다.  

KT는 현대자동차·대한항공·현대건설·인천국제공항공사과 컨소시엄을 꾸리고 UAM 실증 사업에 참여했다. KT는 UAM 통신인프라와 데이터 플랫폼 개발, 모빌리티 사업 모델 연구, UATM 교통관리시스템 개발·실증 협력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KT는 지난해 10월 UAM 전용 5G 항공망 구축을 완료하고 성능 검증을 마쳤다. KT는 전남 고흥항공센터 일대의 회랑과 버티포트에서 UAM 운항에 필요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항공망에는 KT가 개발한 3차원 커버리지 최적 설계 기술과 네트워크 슬라이스 기술 등이 적용됐다. KT 측은 이를 통해 UAM의 운항 고도인 300~600m에서 안정적인 5G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차원 커버리지 설계 기술은 5G 네트워크 커버리지를 3차원으로 적용해 최적화하는 기술이다. 평면적인 공간에 적용하는 지상 커버리지 최적화와 달리, 3차원의 UAM 운항 구간에 빔 패턴을 모델링해 최적화 설계를 진행했다. 이 기술로 UAM이 운항되는 모든 고도에서 커버리지 홀이나 간섭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네트워크 슬라이스 기술은 특수 및 일반 목적의 트래픽을 각각 분리해 통신 서비스 품질을 보장하는 기술이다. UAM이 안정적으로 운항되기 위해서는 관제와 제어 데이터의 전송 신뢰성이 중요한데, KT는 자사가 구축한 항공망은 네트워크 부하가 심한 상황에서도 주요 트래픽들에 대한 전송 품질을 보장한다고 밝혔다.
KT는 UAM 전용 5G 항공망 구축을 완료했다. [사진 KT]

SK텔레콤은 유영상 SKT 대표가 직접적으로 UAM 사업을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SKT는 현재 한국공항공사·한화시스템·한국기상산업기술원·한국국토정보공사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UAM 기반 기술 개발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SKT는 최근 조비 에비에이션과 UAM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한 만남을 갖기도 했다. 조비 에비에이션은 미국 연방항공청(FAA), 미국항공우주국(NASA) 등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앞선 UAM 기체 인증을 진행하는 명실상부 UAM 항공기 분야 최강자다. 세계적으로 앞선 기술을 바탕으로 SKT와 함께 국내 실증사업에 참여, 항공기 공급부터 운항 노하우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유영상 SKT 대표를 포함한 SKT 주요 경영진은 최근’ CES 2023’에 총출동해 조벤 비버트 CEO, 에릭 앨리슨 부사장 등 조비 에비에이션 핵심 경영진과 만났다. 양사는 올해 국토부가 주관하는 UAM 실증사업의 성공적인 수행과 이후 한국 UAM 상용화를 위한 사업협력 강화 방안을 검토했다.

SKT는 조비 에비에이션 UAM 서비스의 산업적 가치를 높이고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 조비 에비에이션의 기체를 국내에 도입할 때 필요한 형식증명 절차, 초기 UAM 수요를 발생시킬 다양한 시범사업 추진 방안, 항공기 이착륙장인 ‘버티포트’(vertiport) 인프라를 조기에 확보하기 위한 아이디어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 역시 UAM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카카오모빌리티·GS칼텍스·제주항공 등과 컨소시엄을 구축했다. 지난해 7월에는 부산시와 UAM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지역 거점 확보에 나서고 있다. LG유플러스는 UAM 교통관리 시스템을 개발해 정부 실증사업에 적용하고, UAM 상용화 시기를 앞당기기 위한 시스템 고도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교통공사와 함께 UAM 복합환승센터 조성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이번 MOU를 통해 UAM 조기 상용화를 위한 협력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서울교통공사는 복합환승센터 도입을 위한 제도 등 행정사항과 버티포트 인프라를 지원한다. LG유플러스는 노선 운영을 위한 교통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UAM 제반 통신 기술 실증에 나선다.

복합환승센터는 삼성역, 수서역, 구로디지털단지 등과 같이 지하철, GTX, 버스 등 교통 이용객이 많은 지하철 역사를 중심으로 조성한다. 관련 실증과 함께 양사는 UAM 실현 가능성, 기술의 안전성, 지역 주민의 수용성 등 비행환경 조사와 비행 경로에 따른 기상조건, 비행 장애물 등 환경적 요소에 대한 사전 연구를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본업인 통신으로는 성장 한계가 있기에 비통신 분야에서 먹거리를 찾을 수 밖에 없다”며 “통신 3사 모두 UAM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아직은 초기 단계로 누가 앞서나간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트럼프의 입' 백악관 입성하는 20대 女 대변인

2주유소 기름값 5주 연속 상승…“다음주까지 오른다“

3트럼프에 뿔난 美 전기차·배터리업계…“전기차 보조금 폐지 반대”

4"백신 맞고 자폐증" 美 보건장관의 돌팔이 발언들?

5‘APEC CEO’ 서밋 의장된 최태원 회장…‘b·b·b’ 엄치척 의미는

6기업가치 70조 머스크의 ‘xAI’…“엔비디아 칩 10만 개 매입 예정”

7윤-시진핑, 한중정상회담서 방한-방중 서로 제안

8불법과 예술의 경계에 선 ‘타투’

9비트코인 9만1천달러선 반등...'장기 대량 보유자' 매각 움직임 포착

실시간 뉴스

1'트럼프의 입' 백악관 입성하는 20대 女 대변인

2주유소 기름값 5주 연속 상승…“다음주까지 오른다“

3트럼프에 뿔난 美 전기차·배터리업계…“전기차 보조금 폐지 반대”

4"백신 맞고 자폐증" 美 보건장관의 돌팔이 발언들?

5‘APEC CEO’ 서밋 의장된 최태원 회장…‘b·b·b’ 엄치척 의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