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싼 맛에 사던 ‘PB’ 너마저…고물가에 ‘PB상품’ 줄줄이 오른다

편의점 3사, PB제품 가격 모두 인상
이마트, ‘노브랜드’·‘피코크’ 일부 제품 ↑
"급격한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장 보는 시민들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지난해부터 이어지던 물가 상승세는 식품가격 방어의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저가 기획상품’으로까지 확산하는 모양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해가 바뀌면서 자체 브랜드(PB) 상품 가격인상 릴레이 행렬에 동참하면서다. 업계에선 고물가 시대에 PB 상품 가격인상 릴레이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PB상품이란 유통업체가 제조업체에 제품생산을 위탁하면 제품이 생산된 뒤에 유통업체 브랜드로 내놓는 것을 뜻한다. 유통업체에선 자체 생산으로 인한 원가절감이 가능하며, 마진 개선 가능성이 높고 소비자 입장에선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 가성비 높은 소비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원부자잿값 상승 영향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유명한 PB 상품 가격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포켓몬 스낵 및 포켓몬 젤리 이미지.[사진 세븐일레븐]

편의점업계도 가격 인상 행렬에 합류했다. 편의점 CU는 새해 첫날인 이달 1일부터 일부 PB 상품 가격을 올렸다. 핫바득템은 2000원에서 2300원으로 15% 인상, 콘치즈그라탕은 4900원에서 5300원으로 인상했다. GS25는 위대한소시지 2종을 1700원에서 1900원, 리얼미용티슈3입을 4900원에서 5400원으로 인상했다.

CU와 GS25는 앞서 지난해 10월 베이커리류 PB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당시 CU는 출시 한 달 만에 50만개 팔린 연세우유 크림빵 가격을 2600원에서 2700원으로, GS25도 브레디크 생크림빵 시리즈 가격을 2500원에서 2600원으로 각각 4%가량 올렸다.

이마트24의 초저가 자체브랜드(PB) 제품인 민생김(왼쪽부터)과 민생라면컵. [사진 이마트24]

이마트24도 이달 1일부로 대표 PB 상품인 민생라면을 490원에서 550원으로, 민생컵라면을 700원에서 800원으로 올렸다. 뒤이어 세븐일레븐은 이달 12일부터 포켓몬 PB 과자 제품 가격을 최대 200원씩 인상했다. 피카츄계란과자(106g)와 꼬부기 초코칩쿠키(130g) 등 포켓몬 캐릭터 제품은 각각 1800원에서 2000원으로 200원 인상했다.

편의점업계 한 관계자는 “급격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일부 상품에 한해 불가피하게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마트 매장 모습. [사진 이마트]

대형마트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이마트는 이달부터 일부 PB(자체브랜드) ‘노브랜드’와 ‘피코크’ 일부 제품 가격을 10%가량 올릴 예정이다. 가격 인상 시기는 상품별로 다르며,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밀가루와 우유를 원료로 하는 과자·케이크류 제품 가격이 올랐다. 원재료 가격으로 인한 협력업체 어려움으로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는 게 이마트 측의 설명이다.

나머지 홈플러스, 롯데마트 역시 고물가 추세에 PB제품의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실제 지난해 10월 한국여성소비자연합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가 ‘가격경쟁력’을 내세우며 판매하는 자체브랜드(PB) 가공식품 10개 가운데 6개는 지난해보다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3일~13일 기준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에서 1374개 피비상품 중 가격비교가 가능한 773개 상품을 분석한 결과, 60.3%인 466개 상품 가격이 인상됐다.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고공행진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연간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07.71(2020년=100)로 1년 전보다 5.1% 올랐다. 2011년 이후 연간 물가 상승폭은 3%를 넘긴 것은 이번이 유일하다. 

업계에선 당분간 물가 인상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설 연휴 이후로 추가적인 제품 인상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난해부터 밀가루, 기름 값뿐 아니라 인건비등까지 물가 상승세는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기 때문에 가격 문제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 “푸틴, 시진핑과 ‘올림픽 휴전’ 문제 논의”

2尹, 과학계 숙원 ‘R&D 예타’ 폐지 언급…“건전재정, 무조건 지출 감소 의미 아냐”

3‘민희진 사태’ 처음 입 연 방시혁 “악의로 시스템 훼손 안 돼”…법정서 ‘날 선 공방’

4“‘치지직’ 매력에 감전 주의”…팝업스토어 흥행

5“자신감 이유 있었네”…‘AI 가전=삼성전자’에 압축된 전략들

6넷마블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총세력장 결정하는 첫 선거 예고

7“트랙스 공짜로 드립니다”...쉐보레, 특별한 행사 연다

8거래소, 미래에셋·신한·KB자산운용 등 ETF 4종목 21일 상장

9진에어, 임직원 가족 본사로 초청했다

실시간 뉴스

1 “푸틴, 시진핑과 ‘올림픽 휴전’ 문제 논의”

2尹, 과학계 숙원 ‘R&D 예타’ 폐지 언급…“건전재정, 무조건 지출 감소 의미 아냐”

3‘민희진 사태’ 처음 입 연 방시혁 “악의로 시스템 훼손 안 돼”…법정서 ‘날 선 공방’

4“‘치지직’ 매력에 감전 주의”…팝업스토어 흥행

5“자신감 이유 있었네”…‘AI 가전=삼성전자’에 압축된 전략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