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 ESG 바람에 앞 다퉈 친환경 사업 박차
친환경콘크리트 개발부터 관련 스타트업 발굴까지
[이코노미스트 민보름 기자] 올해도 기후변화와 환경문제가 전 세계 정재계 고위인사들이 모이는 세계경제포럼(GEF·다보스)에서 주요 의제로 논의된 가운데, 국내 건설사들도 친환경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이 같은 사업은 몇 년 전부터 부상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기조와 발맞춰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 건설사들은 앞 다퉈 친환경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분야 또한 다양하다.
SK에코플랜트는 세계 3대 정보통신기술(ICT) 행사인'CES 2023'에서 세계적 벤처캐피탈(VC) 플러그앤플레이(PnP)와 친환경 스타트업을 공동으로 발굴하고 투자하는 데 협업하기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플러그앤플레이는 구글, 페이팔, 드롭박스 등 세계적 IT기업을 태동기에 발굴하고 육석한 세계최대 벤처캐피탈로 유명하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북미시장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친환경 혁신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한편, 이들 기업에 투자하거나 공동사업을 진행함으로써 세계 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는 이미 탄소중립, 순환경제와 관련된 세계적 에코펀드에 출자하는 한편, 미국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인 어센드 엘리먼츠(Ascend Elements)에 대한 지분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대우건설이 한라시멘트와 공동개발한 친환경콘크리트를 국내최초로 건설현장에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친환경콘크리트로 평균 40층, 8개동 규모의 중대형 아파트 단지를 지으면 소나무 270만여 그루가 흡수하는 양만큼 CO₂ 배출이 저감된다.
국내외 건설현장에서 쓰이는 기존 콘크리트는 1㎥당 시멘트 245kg이 사용되는데 콘크리트 주재료인 ‘1종 보통 포틀랜드 시멘트(OPC)’는 1톤 생산 시 약 0.8톤의 CO₂가 발생한다. 국내건설 현장에서 쓰이는 시멘트는 연간 5000만톤이므로 매년 4000톤에 달하는 CO₂가 배출되고 있다.
대우건설은 조기강도(콘크리트가 굳는 초기 강도)가 우수한 ‘조강 슬래그시멘트’를 활용해 동절기 콘크리트 강도 지연 문제를 해소했다.
호반건설은 지난 17일 국내 최초 탄소배출권 확보 기업인 SK임업과 환경분야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그린 스마트시티와 친환경 에너지 분야 스타트업을 공동 발굴하고 이를 통해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을 추진하고 탄소배출권 확보를 위해 힘을 합치게 됐다. 특히 이들 회사는 스타트업에 테스트베드를 지원하고 투자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DL건설도 자사의 환경사업을 점검하고 개선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DL건설은 지난 16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기후변화 대응·환경경영 현황분석 결과 및 개선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프로그램에는 ▶환경 법·규제·정책 ▶국내외 환경부문 요구사항 ▶국내 건설업 관련 활동 현황 ▶환경부문 성과 진단 ▶환경부문 개선방향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지난해 11월부터 전사적으로 환경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DL건설은 앞으로 환경경영목표를 설정한 뒤 관련 전략을 수립할 전망이다.
DL건설 관계자는 “앞으로 당사의 기후변화 대응 및 환경경영 역량 강화를 통해 관리 체계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면서 “앞으로도 ESG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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