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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예요] 20만원에 중고거래 되는 ‘尹 설선물’…역대 대통령 ‘명절’ 선물은

올해는 ‘떡·김·황태·표고채’...설 선물세트서 '술' 제외
20만원 중고거래 매물로 등장...최대 10배 '웃돈' 거래도
역대 대통령, 각 지역 농특산물 담은 설 선물 세트 애용

역대 대통령들의 명절 선물세트. [사진 대통령실]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명절 때마다 공개되는 대통령의 ‘명절 선물’은 늘 관심의 대상이다. 명절이 되면 대통령은 각계각층의 주요 인사와 사회 배려계층 등에 명절 선물을 보낸다. 대통령의 명절 선물은 제각기다. 같은 대통령이라도 명절마다 구성과 콘셉트가 바뀌는데다 보내는 이의 국정 철학과 시대 상황 뿐만 아니라 성격과 철학을 반영하는 만큼 여러 가지 의미와 해석이 나온다. 최근 몇 년 사이 중고장터에서는 대통령의 명절 선물이 원가 4~5배에 달하는 ‘웃돈 거래’되는 일은 때마다 반복돼 화제가 되기도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설 명절을 맞아 각계 인사들에게 보낸 선물세트. [사진 대통령실]
올해 윤석열 대통령의 설 선물은 쌀을 비롯한 농수산물의 소비를 촉진하고 각 지역의 화합을 바라는 의미에서 떡국 떡(경북 의성), 곱창김(전남 신안), 황태채(강원 인제), 표고채(충남 청양), 멸치(경남 통영), 홍새우(인천 옹진) 등으로 구성됐다. 

다만 지난 추석에 이어 이번 설에도 윤 대통령의 명절선물 세트에 '술'은 빠졌다. 문재인 전 대통령 때 전통술이 포함됐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첫 2018년 설 선물세트에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기리며 '평창 서주(薯酒)'와 서산 평강, 의령 유과, 포천 강정, 담양 약과를 함께 넣었다. 2019년에는 경남 함양 '솔송주', 2020년 전북 전주 '이강주', 2021년 경북 '안동소주'를 넣었다. 지난해에는 마지막 명절선물로 문배주·매실액·오미자청·밤 등을 선물로 구성했다.

서산 평강, 의령 유과, 포천 강정, 담양 약과 등으로 구성된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설 선물세트. [사진 청와대]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각 지역의 민속주를 골라 선물했다. 복분자주(2003년 추석), 국화주(2004년 설), 소곡주(2004년 추석), 이강주(2005년 설), 문배술(2005년 추석) 등 다양한 민속주가 선물 리스트에 포함되기도 했다.

대통령의 명절 선물은 구성품목 뿐만 아니라 원산지도 중요하게 여겨진다. 앞서 윤 대통령 명의로 ‘수입 농산 가공물’이 농민에게 전달돼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된 선물에 볶음 땅콩과 호박씨는 100% 중국산, 호두와 아몬드, 건자두, 피스타치오는 100% 미국산이었다. 국산 땅콩, 호두, 호박씨 등이 있음에도 농민에게 수입산 가공물을 보낸 것으로 이를 본 농민은 크게 분노했다.

또 대통령의 명절 선물은 중고장터에서 거래되는 일도 때마다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설 연휴를 앞두고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설 선물상자가 중고시장에서 최대 30만원에 거래됐다. 당시 구성품은 김포 문배주 또는 꿀, 전남 광양의 매실액, 경북 문경의 오미자청, 충남 부여의 밤 등 지역 특산물이었으며 연하장도 동봉됐다.

윤 대통령의 설 선물세트는 당근마켓·번개장터 등 플랫폼에서 15만∼2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선물 세트의 원가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진 않았지만 김영란법에 따라 10만원 안팎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최대 3배에 달하는 프리미엄이 붙은 셈이다. 일반적으로 대통령의 명절 선물비는 대통령 업무추진비에서 집행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역 농특산물 애용…고향 특산품 선물하기도 
역대 대통령들은 주로 전국 각 지역의 농특산물을 담은 설 선물 세트를 애용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소비 증진을 통한 경제 활성화’라는 메시지를 담은 설 선물 세트를 보낸 적이 있다. 지난 2012년에는 장애인 생산품에 대한 홍보를 위해 사회적 기업에서 생산한 떡국과 참기름, 참깨 등이 설 선물로 선정됐고 2011년에는 쌀 소비 증진을 위해 쌀국수와 잡곡세트를 선물로 보냈다.
 
떡국용 자른 가래떡(전북 완주ㆍ경기 안양)과 참기름(경북 안동), 참깨(경기 양평) 등으로 구성된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설 명절 선물세트. [사진 청와대]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5년 설 명절 때 ‘떡국 떡’, ‘산청 곶감’, ‘영동 호두’ 등이 담긴 ‘3종 우리 농산물 세트’를 선물했다. ‘산청 곶감’은 새누리당 신성범 의원(경남 산청·함양·거창), ‘영동 호두’는 같은 당 박덕흠 의원(충북 보은·옥천·영동)의 지역구다.

고향의 특산품을 선물로 즐겨 보낸 대통령들도 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고향인 전남의 특산품 김과 한과를 자주 선물한 것으로,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의원 시절부터 고향인 경남 거제의 멸치를 명절 선물로 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대 대통령들이 주로 식료품을 선택했던 것과 달리 담배 등 이색 선물을 한 대통령도 있었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명절을 포함해 특별한 날, 군 장병이나 어려운 국민들에게 담배를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역대 대통령들은 저마다 정치 철학과 개인적 취향이 담긴 설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며 “자세히 보면 시대상황도 반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전국구의 식료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선물을 받는 대상자도 대통령 측근과 정·관계 인사 등 극히 제한적이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선물을 통해 국정 협력을 당부하고 사회적 배려 계층에는 격려와 정을 건네는 매개로 여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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