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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에 치이고 핀테크에 밀리고…힘 못쓰는 증권사 CMA

CMA 상품 3% 금리 인상에도 고객 이탈
1년 사이 CMA 잔고 18조 6054억원 ↓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연서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증권사들도 자산관리계좌(CMA) 금리를 잇달아 올리고 있지만, 저축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등의 파킹통장 상품에 밀려 경쟁력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13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주요 증권사들은 환매조건부채권(RP)형 CMA 금리를 줄줄이 인상했다. 

CMA는 가입자가 맡긴 돈을 증권사가 단기금융상품으로 굴려 수익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운용 대상에 따라 ▶RP형 ▶머니마켓펀드(MMF)형 ▶발행어음형(CP) 등으로 나뉜다. 이중 RP형 CMA는 전 유형 가운데 잔고 비중이 가장 크다.

지난 17일부터 미래에셋증권은 개인 고객 대상 RP형 CMA 금리를 연 2.85%에서 3.10%로 올렸다. 한국투자증권은 RP형 CMA 금리를 연 3.00%에서 3.20%로 0.20%포인트 인상했다.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도 RP형 CMA 금리를 연 3%대에 제공하기로 했다. 

CMA 금리가 3%대에 진입했음에도 돈을 끌어모으지 못하면서 CMA잔고는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CMA 잔액은 지난 19일 기준 총 48조3262억원으로 1년 전(66조9316억원)보다 27.79% 줄었다.

금리 인상 전인 이달 13일 RP형 CMA 잔고는 23조5822억원이었으나 금리 인상 이후인 17∼19일 사흘간 일평균 잔고는 23조4624억원으로 줄었다. CP형 CMA 잔고 역시 이달 초엔 12조960억원이었으나 꾸준히 감소해 지난 18일엔 11조3974억원으로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저축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이 파킹통장 금리를 인상하면서 증권사 CMA만의 장점이 희석됐다고 지적이 나온다.

파킹통장은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주는 수시입출금통장으로, 일부 저축은행에선 최고 연 5%대 금리를 적용해 경쟁적으로 단기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OK·애큐온·JT친애저축은행은 수시입출금통장 금리를 연 4.0~5.5%까지 올렸다. 인터넷은행 토스뱅크는 파킹통장 금리를 최고 연 4.0%로 높이는 한편 CMA의 강점이던 일복리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반면 CMA 중 가장 금리가 높은 발행어음형 CMA 금리는 이보다 낮은 3.70∼3.80% 수준이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들이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1년 이내의 단기 금융상품이다. 발행어음형 CMA는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NH투자증권 등 4곳만 취급 가능하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CMA 금리는 최근 핀테크 은행이나 저축은행의 파킹통장 금리보다는 낮은 편이지만 시중 은행보다는 높은 편”이라며 “CMA 상품의 매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증시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증시대기자금이 빠져나간 것이 잔고 감소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CMA로 자금이 이동할 유인이 부족하다는 우려와 함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CMA 우대금리 적용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으나 현재는 이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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