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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치깅스를 기억하나요?”…레깅스도 진화한다 [민지의 쇼핑백]

과거 유행은 레깅스 입고 엉덩이 가리는 ‘치깅스’
이제는 과감한 레깅스 패션 선호...부츠컷 레깅스 인기
겨울철에는 레깅스 위에 니하이삭스 신어 추위 막아

무릎부터는 퍼진 디자인이 특징인 부츠컷 레깅스. [사진 조이할리]

‘요즘 젊은 사람들’로 통하는 MZ세대의 소비는 과거 주요 소비자층과는 다르다. 가격을 꼼꼼히 따지고 실용성 여부를 확인하는 사람들과 달리,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드러낼 수 있는 제품에 지갑을 연다. <이코노미스트>는 MZ세대가 구입하는 이색 상품들을 찾아 이슈화되는 트렌드를 살펴보고, 그들의 주목도에 함께 집중해 새로운 소비 흐름을 읽어보려 한다. 일명 민지라 불리는 MZ세대, 이들이 들고 있는 쇼핑백을 열어보자.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라예진 기자] 시대가 변화하면서 몸에 딱 달라붙는 하의 '레깅스' 패션이 진화하고 있다. 같은 레깅스여도 시대 유행에 따라 함께 매치하는 패션이 달라지고, 스타일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것. 요즘 MZ세대의 레깅스는 10년여 전과 모습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띈다. 

가장 구분되는 점으로는 보다 ‘당당해진 패션’이 됐다는 것이다. 레깅스는 다리에 딱 붙는 디자인 특성상 레깅스 하나만 입기에 부끄러워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면, 이제는 마치 바지를 입듯이 레깅스 하나만 입고도 당당하게 거리를 활보한다.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엉덩이나 허벅지 등을 가리지 않는다.    

지난 2011년 배우 김태희가 치마레깅스를 입고 야구 시구에 나선 모습. [연합뉴스]

10년여 전만 해도 엉덩이를 가리지 않는 레깅스 패션은 일명 ‘낯부끄러운 패션’으로 여겨졌다. 이 때문에 당시 유행했던 것이 ‘치깅스’ 패션이다. 치깅스는 치마와 레깅스를 합쳐놓은 말로, 레깅스 위에 레깅스와 같은 소재와 색상의 천을 사용해 짧은 길이의 치마를 붙여놓은 하의다. 레깅스를 입으면 자연스럽게 치마까지 입게 된다.   

이 패션은 2010년 무렵 인기를 끌며, 유명 연예인을 비롯해 서울 도심 거리의 유행 여성 패션으로 인기를 끌은 바 있다. 실제 2011년 배우 김태희는 야구 시구 현장에도 치깅스 패션을 선보이며 대중의 관심을 모았다.

보디프로필 찍고 과감한 레깅스 패션 찾는 MZ세대 

부츠컷 레깅스를 입은 모델의 모습. [사진 찬드라]

하지만 2010년 후반대, 2020년대가 들어서면서 운동복을 일상복처럼 입는 애슬레저룩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레깅스를 숨김없이 입는 사람들이 늘었다. 요즘 MZ세대는 레깅스를 입고 엉덩이를 가리긴커녕, 배꼽과 허리를 훤히 드러내는 크롭티를 레깅스와 함께 입는다. 

당당해진 레깅스 패션으로, 새롭게 등장한 스타일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부츠컷 레깅스다. 허리부터 허벅지까지는 딱 달라붙지만 종아리부터는 퍼지는 부츠컷 디자인이 레깅스에 적용됐다. 이 디자인은 일반 정장 바지와 청바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형태로, 멀리서 보면 레깅스를 입었지만 일상복과 같은 분위기를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인스타그램에 '부츠컷'을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부츠컷레깅스' '#부츠컷레깅스는 사랑입니다' '#부츠컷레깅스추천' 등이 뜰 정도로 부츠컷 레깅스는 MZ세대에게 새로운 레깅스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퇴근 후 운동하는 모습을 촬영해 오운완 챌린지에 참여하는 모습. [사진 독자제공]

특히 부츠컷 디자인은 일상복처럼 보여, 퇴근길에 운동을 바로 가는 MZ세대에게 출근복으로도 활용된다. 이는 스스로 매일 운동을 하며 그 모습을 사진 찍어 SNS에 올리는 ‘오운완(오늘의 운동 완료) 챌린지’를 놀이처럼 즐기는 MZ세대에게 제격인 패션으로 꼽힌다. 

레깅스 위에 긴 양말을 신는 니하이삭스 레깅스 패션. [사진 젝시믹스]

무릎 위로 올라오는 긴 양말인 니하이삭스를 레깅스 위에 신는 니하이삭스 레깅스 패션도 겨울철에 인기다. 비교적 따뜻한 재질인 기모 레깅스도 있지만, 레깅스는 대부분 몸에 착 달라붙도록 얇은 나일론 소재로 제작되기 때문에 추운 겨울에 입기에는 추울 수 있다. 이때 추위를 덜기 위해 긴 양말을 신은 것이 패션으로 진화한 것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10년 전만 해도 강남 멋쟁이 여성들은 치깅스 입은 여성이라고 말했다”며 “요즘 MZ세대는 매일 운동으로 탄탄하게 다진 몸매를 마음껏 뽐내기 위한 보디프로필을 촬영하고, 보다 몸매를 드러낼 수 있는 과감한 레깅스 패션을 찾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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