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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가요 ‘9900원 청바지’ #잘가요 ‘강남 핑크립’ #잘가요 ‘클렌징오일 1위’ [망했어요]

"유니클로 보다 싸다" 지유 2년 만에 韓시장 철수
화장품 'DHC', '슈에무라' 철수…日불매운동 여파
코로나19 영향에 '이중고'…흔들리는 J뷰티

[사진 GU 홈페이지]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신규 브랜드와 신제품이 쏟아지는 유통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잘 살아남으면 히트를 넘어 1등 반열에 오르기도 하지만 시장에서 조용히 사라진 제품과 브랜드도 무수하다. 소비 트렌드를 잘 읽지 못했거나 마케팅에 실패한 탓이다. 존재감을 드러낼 세도 없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일명 사망템들. <이코노미스트>는 ‘망했어요’라는 연재 코너를 통해 수 많은 사망템들이 어떻게 탄생하고 사라졌는지 재조명해본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패션과 뷰티 브랜드를 막론하고 잘 나가던 이들이 국내 시장에서 돌연 자취를 감췄다. 주인공은 9900원 청바지로 인기를 끌던 지유(GU)와 한때 ‘강남 핑크립’으로 색조혁명을 일으킨 슈에무라, 클렌징 오일계 대명사로 불리던 DHC다. 
 
아직까지도 국내 소비자들은 뷰티 커뮤니티 등에서 DHC 대체제품을 찾고, 슈에무라 구매대행 후기를 공유하고 있는 상황. 이들은 일본 브랜드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유니클로 보다 싸다" 지유 2년 만에 韓시장 철수

지난 2019년 시작한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규제가 도화선이 되며 일본 브랜드들의 국내 철수 시점을 앞당겼다. 바로 유니클로 자매 브랜드인 지유(GU)가 그 중 하나다. 패스트 리테일링이 지난 2006년 처음 론칭한 지유는 ‘나를 새롭게 하는 자유를’을 콘셉트로 한 스파(SPA) 브랜드다.

전 연령층을 공략한 유니클로와 달리 지유는 트렌디한 신상품으로 10~20대 젊은 층을 조준하며 가격도 유니클로보다 20~30% 싼 가격으로 국내 론칭 초부터 주목받았다. 특히 ‘990엔(약 9900원) 청바지’로 잘 알려졌으며 제품 가격은 대부분 500~1500엔(약 500~1만500원)대로 유니클로보다 더 저렴해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일본 제품 보이콧을 의미하는 '노 재팬'(NO JAPAN)관련 펼침막이 있다.[사진 연합뉴스]

지유의 국내 첫 매장은 2018년 9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420평 규모의 대규모 매장을 개점하며 야심차게 출발했다. 당시 유노키 오사무 지유 대표이사는 “지유와 유니클로는 경쟁하지 않고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브랜드다”라며 “유니클로가 기본 상품들을 판매한다면, 지유에선 유행에 적극 대응하는 상품을 선보인다”라고 차별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 결과 유니클로가 매출 1000억엔(9900억원)을 달성하는 데 15년이 걸린 것과 달리 지유는 브랜드 출시 8년 만에 일본 내 매출 1000억엔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결국 지난 2020년 8월께 폐점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은 서울의 한 화장품 매장에서 판매하던 DHC 제품. DHC는 현재 한국 시장서 철수한 상태다. [사진 연합뉴스]

혐한 발언 'DHC'와 '슈에무라'도 사라졌다


불매운동의 여파로 한국을 떠난 일본 기업은 지유뿐 만이 아니다. 일본 화장품 제품 위상도 꺾였다. 혐한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DHC이 대표적인 브랜드다. 요시다 요시아키 DHC 회장은 지난 2016년 홈페이지 등에 "자이니치(在日·재일한국인·조선인)는 모국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등의 혐한 발언을 올려 공분을 산 바 있다.

지난 2019년 8월에는 일본 DHC 자회사인 'DHC TV'에서 극우성향의 패널이 "한국은 원래 금방 뜨거워지고 금방 식는 나라"라며 우리나라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일본인이 한글을 통일시켜서 지금의 한글이 됐다"거나 "한국이 독도를 멋대로 점유했다"는 등의 문제성 발언도 해 불매운동의 불을 지폈다. 

당시 헬스앤뷰티(H&B) 스토어인 올리브영·랄라블라·롭스에서 DHC 제품은 매장 진열대에서 종적을 감췄고 온라인몰인 롯데닷컴·쿠팡·SSG닷컴은 홈페이지에서 DHC 검색어를 아예 차단했다. 여기에 코로나19라는 이중고까지 이겨내지 못하면서 결국 지난 2021년 9월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햤다. 

서울의 한 백화점 내 슈에무라 매장. [사진 슈에무라]

슈에무라 역시 지난 2021년 16년 만에 국내 시장에 철수한 바 있다. 일본 화장품 브랜드 슈에무라는 지난 2004년 로레알 그룹으로 인수된 후 2005년부터 한국에서 영업했다. 슈에무라는 지난 2019년 시작된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의 여파로 매출이 급감했다. 슈에무라는 로레알그룹에 속해있지만, 생산은 일본에서 이뤄지고 있다.

불매운동 이전 슈에무라와 DHC는 국내에서 충성고객이 많은 외국 화장품 브랜드로 인식됐다. 대표 제품인 DHC의 '딥클렌징 오일'과 슈에무라의 ‘하드포뮬라’ 제품은 스테디 셀러로 한국인들에게 사랑받은 상품이다. DHC는 한국 시장 철수 당시 제품 대규모 할인행사를 진행하면서 방문자가 몰려 현재 홈페이지 접속이 불가능하기도 했다.

업계는 이들 브랜드의 국내 판로가 막히면서 당시 영업에 상당한 타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불매 여파로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전반에서 상품이 판매 중단되면서 상당한 매출 타격은 받았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일부 제품에 한해 인기를 꾸준히 이끌어왔던 일본브랜드들은 결국 매출 급감에 시장 철수까지 이른 상태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남아있는 브랜드들 역시 매출에 타격을 받았지만 서서히 반일 감정이 잠재워지고 다시 회복세에 접어드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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