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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취업자 33%가 MZ…‘민지 환심’ 잡기 위한 네이버의 3가지 키워드 [기승전-플랫폼]

플랫폼 기업 최대 과제 ‘MZ세대 마음 사로잡기’
MZ가 주목한 포시마크·웹툰·제페토, 서비스 강화
디지털 환경 익숙한 MZ세대 맞춰 사업 다각화

‘사람 모인 곳에 돈이 돈다.’ 예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온 ‘시장 원칙’ 중 하나입니다. 숱한 사례와 경험으로 증명된 이 명료한 문장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지금에도 유효한 듯합니다. ‘사람이 모이는 곳’은 스마트폰 등장과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으로 현실 공간에서 온라인으로 옮겨 갔고, 여전히 돈을 돌게하고 있죠. 기차를 타고 내리는 정거장을 의미하는 ‘플랫폼’은 ICT 시대를 마주하며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서비스가 도달하는 ‘종착역’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매력을 높여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으려는 플랫폼 기업의 생리를 ‘경제적 관점’에서 들여다보겠습니다. 매주 월요일 오전, 당신이 머무는 종착역을 연재합니다. [편집자]
네이버제트가 운영 중인 ‘제페토’는 국내를 비롯해 미국·프랑스·일본 등 세계 약 200개 국가에서 서비스 중인 아시아 최대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사진은 제페토 아바타 이미지. [사진 네이버제트]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네이버가 경제 주축으로 떠오른 MZ세대를 잡기 위해 다양한 사업적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민지(MZ세대를 일컫는 말)의 환심을 잡겠다’는 사업 전략은 정보기술(IT)업계는 물론 대부분의 고객향(B2C) 서비스 기업이 목표로 삼고 있기도 하다.

네이버는 이를 위해 최근 콘텐츠·커뮤니티·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영역을 강화하고 있다. MZ세대에 인기를 끄는 서비스를 강화, 세계 시장에서 성과를 내겠단 전략도 읽힌다. IT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가 머무는 플랫폼으로 전환한다면 그 자체로 ‘미래 먹거리’를 확보했단 의미”라며 “이들이 열광하는 서비스 구축은 비단 네이버뿐 아니라 온라인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다수 기업의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취업자 33%가 MZ…세계 경제 ‘주축’으로

MZ세대는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한다.

네이버가 ‘MZ세대 집중 공략’에 나선 배경으론 이들이 가진 경제력이 꼽힌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2022년 연간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전체 취업자 중 약 33.1%가 MZ세대로 집계됐다. 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자 수는 2022년 연간 기준 총 2808만9000명으로 조사됐다. 이 중 MZ세대에 해당하는 15~39세 취업자 수는 930만명이다. 구체적으로 ▶15~19세 17만9000명 ▶20~29세가 381만8000명 ▶30~39세가 530만3000명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기업 직원 중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60% 수준을 달성했고, 특히 변화에 민감한 IT업계와 스타트업에선 이 비중이 80% 수준에 이른다는 자료도 나온다. 경제활동인구는 만 15세 이상 중 수입이 있는 일에 종사하고 있거나 취업하기 위해 구직활동 중인 사람을 말한다. 경제활동인구는 다시 취업자와 실업자로 나뉜다.

MZ세대가 경제 중심에 떠오르고 있는 흐름은 국내에 국한돼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MZ세대는 현재 세계 인구의 약 33%를 차지한다. 2040년에는 이 비중이 50% 이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역시 오는 2034년을 전후해 Z세대가 미국 내 가장 많은 인구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네이버웹툰이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등장하는 하이브 오리지널 스토리 ‘세븐 페이츠: 착호’(7FATES: CHAKHO)의 대형 옥외광고를 설치한 모습. [사진 네이버웹툰]

민지가 좋아하는 것 = 사업적 기회

MZ세대는 인터넷 확산과 스마트폰 등장 등 디지털 환경의 발전과 함께 성장했다. 기성세대와 다른 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MZ세대를 일반화하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러나 시장에선 통상적으로 MZ세대를 ▶변화에 유연하고 ▶유행에 민감하면서도 ▶남과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점을 특징으로 꼽고 있다.

MZ세대가 경제 주축으로 자리 잡자, 이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반영한 상품 개발이 각 기업의 최우선 과제가 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실물 상품은 물론 무형의 서비스까지 MZ세대의 선호도를 고려해 기획하는 편”이라며 “MZ세대 특히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만큼 플랫폼 기업 입장에선 이들의 선택을 받는 게 사업 향방을 결정짓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으로 꼽히는 네이버 역시 이런 시장 분위기를 반영, 사업을 꾸리고 있다. 특히 콘텐츠·커뮤니티·메타버스 서비스에서 ‘MZ세대 맞춤형 전략’을 도입한 변화가 최근 두드러졌다. 해당 분야 모두 MZ세대가 주력 소비층으로 꼽힌다.

MZ 특화 포시마크·웹툰·제페토로 ‘글로벌 공략’

네이버가 이 중에서도 최근 주력한 분야는 커뮤니티 영역이다. 회사는 지난 6일 북미 최대 패션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 포시마크 인수를 마무리했다. 포시마크의 기업가치는 12억 달러(약 1조5250억원)로 책정됐다. 네이버는 포시마크가 보유한 가용 현금을 포함해 인수 비용으로 13억1000만 달러(약 1조6610억원)를 지급했다. 지분 100%를 취득, 포시마크는 네이버 계열사로 편입됐다.

올해 1분기부터 포시마크의 매출·영업이익이 네이버 연결 실적으로 반영된다. 증권가에선 약 5000억원 안팎의 매출 기여가 있겠지만, 영업손실이 800억원 정도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네이버가 포시마크 인수에 쓴 비용은 자기자본 대비 6.94%다. 포시마크가 현재 영업손실을 올리고 있다는 리스크(위험)를 고려하면, 대규모 배팅을 한 셈이다. 네이버 측은 그런데도 포시마크의 기반 서비스인 ‘중고 거래’보다 ‘커뮤니티’ 기능에 집중해 이번 인수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경영진이 지난 1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포시마크 사옥에서 사내 설명회를 진행했다. [사진 네이버]

2011년 미국 실리콘밸리 중고 거래 플랫폼으로 출발한 포시마크의 대표적 특징으론 ‘커뮤니티 중심의 커머스’가 꼽힌다. 이 때문에 국내엔 ‘미국판 당근마켓’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포시마크 사용자 중 MZ세대가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미국 밀레니엄 세대 여성의 약 90%가 포시마크 커뮤니티에 가입했다.

포시마크 창업자인 마니시 샨드라 대표도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에 위치한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자사 커뮤니티 기능이 네이버가 그간 쌓아온 플랫폼 역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포시마크는 그간 ‘사람 간의 연결에 집중’(Focus on People)하고 커뮤니티·판매자와 ‘동반 성장’(Together We Grow)하는 가치를 통해 성장했다”며 “현재 세계 8000만명이 선택한 최대 패션 C2C 플랫폼이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트레이시 선 포시마크 수석부사장도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가 쉽게 참여하고, 관계가 끈끈한 커뮤니티 생태계 조성에 집중하고 있다”며 대표적인 사례로 자체 기술로 개발한 라이브 커머스인 ‘포시 쇼’(posh show)를 소개했다. 네이버는 향후 해당 서비스에 자사 라이브 커머스 기술을 접목해 고도화할 방침이다.
네이버웹툰이 2022년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어메이징’(Amazing) 페스티벌에 단독으로 부스를 열었다. 사진은 네이버웹툰 전시 부스에 관람객이 몰린 모습. [사진 네이버웹툰]

MZ세대에 초점을 맞춘 웹툰 서비스 역시 세계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2014년 영어 서비스를 출시하며 세계 시장에 진출했다. MZ세대를 공략에 성공하며 외연을 확장하자, 네이버는 네이버웹툰을 2017년 분사시켰다. 이후 미국 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 산하에 네이버웹툰과 일본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라인디지털프론티어를 배치하고 글로벌 공략을 가속했다.

네이버웹툰은 현재 10개 언어로 100개 넘는 국가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글로벌 이용자는 8500만명을 넘어섰고, 해외 비중은 80% 수준이다. 특히 외연 확장에 공을 들인 미국의 2022년 2분기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250만명에 달한다. 미국 지역 사용자 중 70%가 25세 이하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아마추어 창작 공간 ‘캔버스’(Canvas) 내 영어 서비스를 이용하는 창자자 수도 12만명을 넘어섰다.

MZ세대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메타버스 역시 네이버의 주력 사업 분야 중 하나다. 네이버제트가 운영 중인 ‘제페토’는 국내를 비롯해 미국·프랑스·일본 등 세계 약 200개 국가에서 서비스 중인 아시아 최대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최근 누적 글로벌 가입자는 4억명을 돌파했다.

네이버제트는 세계 MZ세대 가입자 확대를 위해 그간 다양한 K-팝(POP) 아티스트의 콘텐츠를 선보여왔다. 제페토에서 ▶블랙핑크 가상 팬 사인회 ▶엔믹스 공식 데뷔 전 제페토 월드 제작 및 콘텐츠 공개 ▶ITZY 컴백 부스 이벤트 ▶방탄소년단(BTS) 부산 콘서트 라이브 스트리밍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회사 측은 “이용자들에게 현실과 가상을 아우르는 인터랙티브한 콘텐츠 경험을 지속 선사하며, K-팝 아티스트와 시너지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달에는 태양의 신곡 ‘VIBE’ 발매에 맞춰 제페토 내 태양의 아바타도 구현한 바 있다.

편의 기능 확대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사용자가 콘텐츠를 제작 및 공유하고 즐길 수 있도록 ▶제페토 빌드잇 ▶ 제페토스튜디오 등 다양한 지원책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이용자들이 직접 제작한 전체 콘텐츠 수는 340만 건을 돌파했다. 이용자들의 상호작용을 의미하는 피드 전체 반응 수도 400억 건을 넘어섰다.
네이버제트가 제페토 내 구현한 가수 태양의 아바타. [사진 네이버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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