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노조, 사외이사 주주제안 ‘6수째’…임경종 전 수은 인니 대표 추천
KB, 올해 사외이사 7명 중 6명 물갈이
노조 “벼랑 끝 부코핀 구해야”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KB금융그룹의 사외이사가 올해 주주총회를 끝으로 대거 물갈이 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KB금융 노조)는 주주제안을 통해 임경종 전 수출입은행 인도네시아금융 대표를 신임 사외이사로 추천한다. KB금융 노조는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의 부실을 지적하며, 경영정상화를 위해 해외사업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채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KB금융 노조, 주주제안 통해 사외이사 후보 추천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올해 3월 사외이사 7명 중 6명의 임기가 끝난다. 이 중 2018년부터 이사직을 이어온 선우석호·최명희·정구환 등 3명의 이사는 올해로 최대 임기인 5년을 채웠다. KB금융 사외이사는 연속해 5년을 초과 재임할 수 없다는 내용을 정관에 두고 있다. KB금융은 최소 3명의 이사를 새로 선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KB금융 노조는 주주제안을 통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한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가 자체 보유한 주식 3만1230주를 기반으로 주주제안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KB금융 노조는 금융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을 비롯한 10개의 KB금융그룹 계열사 노조지부의 협의체다.
KB금융 노조는 이날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경종 전 대표를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다고 예고했다. 임 전 대표는 6년 이상의 인도네시아 현지 근무 경력을 포함해 한국수출입은행에서 33년 동안 근무하면서 해외사업과 리스크 관리 분야에 전문성을 쌓아 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KB금융 노조 관계자는 “임 후보는 은행업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고 충분한 실무경험과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이라며 “해외사업부문 정상화를 위해 KB부코핀은행에 대한 리스크를 적절히 관리하고 현지 영업력 확대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적의 후보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KB부코핀의 리스크 관리와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주주제안 사외이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위기의 KB 해외사업…‘아픈손가락’ KB부코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4대은행의 해외사업 순이익 규모는 ▶신한은행 3091억원 ▶우리은행 2130억원 ▶하나은행 807억원 ▶KB국민은행 274억원 등이다.
노조 측은 전문성과 상관없이 경영진의 입맛에 맞는 사외이사가 선출됨에 따라 해외투자 실패 등 갖가지 부작용이 뒤따르고 있다고 주장한다.
KB금융 노조는 “작년 3분기 실적을 보면 KB금융은 겨우 적자를 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작년 4분기 중 KB부코핀의 큰 폭의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으로 유일하게 적자 시현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해외 자회사 중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1504억원의 적자를 냈다. 또한 2022년도 영업순손실 규모가 6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등 지분비율 67%를 감안해도 누적 손실 규모는 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류제강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은 “KB금융의 아픈 손가락인 KB부코핀의 경영 성과가 심각하다”며 ”지난해 800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까지 KB부코핀과 관련한 5차례 이사회 의결에서 단 한 번도, 단 한 명의 반대나 의견 제시없이 모두 찬성으로 일관하는 거수기 이사회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했다.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KB금융이 올해도 리딩뱅크를 놓고 경쟁 중인 신한금융에 근소한 차이로 뒤지면서 리딩금융이 될 기회를 놓칠 수 있다”라며 “그 직접적인 원인은 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KB부코핀 은행의 손실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이 해외투자와 관련해 카자흐스탄 BCC은행 투자와 같은 전철을 밟지 말아야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KB금융은 지난 2008년에 투자한 카자흐스탄 BCC은행에 1조원에 달하는 투자금액 전액을 손실 처리한 바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KB부코핀은행의 경우 배드뱅크를 인수해서 굿뱅크로 전환하는 전략을 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실패한 해외투자로 볼 수 없다”며 “시간은 다소 걸리겠지만 자본 투입을 통한 우량은행 전환 및 디지털 경쟁력 강화와 영업력 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치금융 타파’ 정관 개정도…해외 의결사 설득 관건
KB금융 노조는 현 정부 출범 후 대두되는 이른바 ‘관치금융’과 ‘낙하산’ 논란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정관 개정도 주주제안을 통해 추진한다. ‘공직자 윤리법’을 준용해 최근 5년 이내에 행정부 등에서 상시 종사한 기간이 1년 이상인 자는 3년 동안 대표이사(회장) 선임을 금지하자는 제안이다.
KB금융 노조의 주주제안 사외이사 후보 추천은 이번이 6번째다. KB금융 노조는 지난 2018년 3월 주총부터 매년 노조추천이사 도입에 도전했지만 연거푸 실패한 바 있다. 지난해 주총에서 KB금융 노조 측의 안건은 국민연금과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의 반대 등으로 과반의 찬성을 얻지 못했다. 이번에도 역시 주주들을 설득하는 게 관건이다.
류 위원장은 “국내 국민연금, 기관 투자자들의 지분도 중요하지만 특히 해외 주주들은 해외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을 많이 따르기 때문에 해외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어떻게 설득할지, 주주 설득 전략에 대해 말하면 KB금융 경영진이나 이사회가 그 부분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자세히 설명하긴 어렵다”고 했다.
추후 KB금융 노조는 오는 31일부터 우리사주 조합원인 직원들에 대해서 주주동의 절차를 밟아나갈 예정이다. 류 위원장은 “주주총회는 오는 3월24일께로 예상하며 주주총회 6주전에 주주 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면서 “2월10일까지 이사회에 제안서를 전달한 뒤, 주주총회 안건 공시 이후 주주들의 동의를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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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노조, 주주제안 통해 사외이사 후보 추천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올해 3월 사외이사 7명 중 6명의 임기가 끝난다. 이 중 2018년부터 이사직을 이어온 선우석호·최명희·정구환 등 3명의 이사는 올해로 최대 임기인 5년을 채웠다. KB금융 사외이사는 연속해 5년을 초과 재임할 수 없다는 내용을 정관에 두고 있다. KB금융은 최소 3명의 이사를 새로 선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KB금융 노조는 주주제안을 통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한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가 자체 보유한 주식 3만1230주를 기반으로 주주제안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KB금융 노조는 금융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을 비롯한 10개의 KB금융그룹 계열사 노조지부의 협의체다.
KB금융 노조는 이날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경종 전 대표를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다고 예고했다. 임 전 대표는 6년 이상의 인도네시아 현지 근무 경력을 포함해 한국수출입은행에서 33년 동안 근무하면서 해외사업과 리스크 관리 분야에 전문성을 쌓아 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KB금융 노조 관계자는 “임 후보는 은행업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고 충분한 실무경험과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이라며 “해외사업부문 정상화를 위해 KB부코핀은행에 대한 리스크를 적절히 관리하고 현지 영업력 확대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적의 후보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KB부코핀의 리스크 관리와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주주제안 사외이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위기의 KB 해외사업…‘아픈손가락’ KB부코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4대은행의 해외사업 순이익 규모는 ▶신한은행 3091억원 ▶우리은행 2130억원 ▶하나은행 807억원 ▶KB국민은행 274억원 등이다.
노조 측은 전문성과 상관없이 경영진의 입맛에 맞는 사외이사가 선출됨에 따라 해외투자 실패 등 갖가지 부작용이 뒤따르고 있다고 주장한다.
KB금융 노조는 “작년 3분기 실적을 보면 KB금융은 겨우 적자를 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작년 4분기 중 KB부코핀의 큰 폭의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으로 유일하게 적자 시현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해외 자회사 중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1504억원의 적자를 냈다. 또한 2022년도 영업순손실 규모가 6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등 지분비율 67%를 감안해도 누적 손실 규모는 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류제강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은 “KB금융의 아픈 손가락인 KB부코핀의 경영 성과가 심각하다”며 ”지난해 800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까지 KB부코핀과 관련한 5차례 이사회 의결에서 단 한 번도, 단 한 명의 반대나 의견 제시없이 모두 찬성으로 일관하는 거수기 이사회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했다.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KB금융이 올해도 리딩뱅크를 놓고 경쟁 중인 신한금융에 근소한 차이로 뒤지면서 리딩금융이 될 기회를 놓칠 수 있다”라며 “그 직접적인 원인은 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KB부코핀 은행의 손실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이 해외투자와 관련해 카자흐스탄 BCC은행 투자와 같은 전철을 밟지 말아야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KB금융은 지난 2008년에 투자한 카자흐스탄 BCC은행에 1조원에 달하는 투자금액 전액을 손실 처리한 바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KB부코핀은행의 경우 배드뱅크를 인수해서 굿뱅크로 전환하는 전략을 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실패한 해외투자로 볼 수 없다”며 “시간은 다소 걸리겠지만 자본 투입을 통한 우량은행 전환 및 디지털 경쟁력 강화와 영업력 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치금융 타파’ 정관 개정도…해외 의결사 설득 관건
KB금융 노조는 현 정부 출범 후 대두되는 이른바 ‘관치금융’과 ‘낙하산’ 논란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정관 개정도 주주제안을 통해 추진한다. ‘공직자 윤리법’을 준용해 최근 5년 이내에 행정부 등에서 상시 종사한 기간이 1년 이상인 자는 3년 동안 대표이사(회장) 선임을 금지하자는 제안이다.
KB금융 노조의 주주제안 사외이사 후보 추천은 이번이 6번째다. KB금융 노조는 지난 2018년 3월 주총부터 매년 노조추천이사 도입에 도전했지만 연거푸 실패한 바 있다. 지난해 주총에서 KB금융 노조 측의 안건은 국민연금과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의 반대 등으로 과반의 찬성을 얻지 못했다. 이번에도 역시 주주들을 설득하는 게 관건이다.
류 위원장은 “국내 국민연금, 기관 투자자들의 지분도 중요하지만 특히 해외 주주들은 해외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을 많이 따르기 때문에 해외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어떻게 설득할지, 주주 설득 전략에 대해 말하면 KB금융 경영진이나 이사회가 그 부분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자세히 설명하긴 어렵다”고 했다.
추후 KB금융 노조는 오는 31일부터 우리사주 조합원인 직원들에 대해서 주주동의 절차를 밟아나갈 예정이다. 류 위원장은 “주주총회는 오는 3월24일께로 예상하며 주주총회 6주전에 주주 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면서 “2월10일까지 이사회에 제안서를 전달한 뒤, 주주총회 안건 공시 이후 주주들의 동의를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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