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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원이라도 더 싸게”…대형마트, 다시 ‘최저가’ 전쟁 뛰어든 까닭

롯데마트·홈플러스 2일, 이마트 3일부터 할인
고물가·고금리 영향...새해부터 최저가 전쟁
대형마트,물가방어 첨병 역할...박리다매 형식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 롯데마트]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새해 들어 대형마트들이 다시 ‘최저가’ 전쟁 뛰었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고물가·고금리 영향에 물가 방어 첨병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모습이다. 과거 ‘10원 전쟁’이 대형마트 간 식음료를 위주로 일부 품목의 할인 경쟁이었다면, 최근의 경쟁은 다양한 업태를 아우르면서 더 넓어진 할인혜택을 내세우고 있다.

고물가에 지친 소비자들은 이 같은 마케팅을 열렬히 반기고 있고 대형마트들 역시 마케팅을 생략하거나 중간 유통구조를 축소해 마진율을 대폭 낮추고 ‘박리다매’ 형식으로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07.71(2020년=100)로 작년보다 5.1% 올랐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7.5% 이후 2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 연합뉴스]

대형마트 3사, 최저가 행사...롯데마트·홈플러스 2일, 이마트 3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는 이달부터 본격적인 최저가 전쟁에 뛰어든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2일부터, 이마트는 3일부터 본격적인 행사에 돌입한다. 

먼저 이마트는 이달 3일부터 고물가 시대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한 ‘더 리미티드(The Limited)’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더 리미티드는 소비자들이 자주 사는 상품을 매 분기 선정해 업계 최저가 수준으로 선보이는 ‘국민 물가 안정 프로젝트’다.

3일부터 1차로 선보이는 상품은 신선식품 15개, 가공식품 27개, 일상용품 6개다. 모든 상품은 이마트에서만 판매하는 단독 한정 상품이다. 3월 31일까지만 할인가가 적용된다. 2차 상품은 4월에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더리미티드’ 상품을 선보이기 위한 대대적 프로젝트에 돌입한 이마트는 압도적 대량매입, 유통 프로세스 개선, 사전계약과 신규 산지 개발 등을 통해 이번 행사 상품을 출시했다. 특히 ‘더리미티드’ 상품을 생산하는 협력사로부터 평소 대비 최대 5배까지 물량을 추가 매입함으로써 가격을 낮췄다는 설명이다. 

이마트가 2월 3일부터 고물가 시대 고객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더리미티드(The Limited)’를 론칭한다. 사진은 더리미티드 상품 모음. [사진 이마트]

롯데마트 역시 고물가 시대 장바구니 물가안정을 위해 이달 2일부터 생활과 밀접한 필수 품목에 대해 최저가 수준의 할인을 진행한다. 1등급 한우 등심(100g/냉장)을 7900원에, 1등급 한우 국거리·불고기(100g/냉장)를 각각 2990원에 선보인다. 이달 한달 간 변함없는 가격을 유지한다.냉동식품, 음료, 씨리얼 등의 가공식품도 인기 품목 위주로 1+1 행사를 진행하고 여러개씩 쟁여놓고 사용하기 좋은 일상용품들은 2개 이상 구매시 개당 50% 할인가로 선보인다. 

홈플러스도 이달 2일부터 8일까지 7일 간 ‘위풍당당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지난해 홈플러스가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연중 실시한 ‘2022 물가안정 프로젝트’가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은 데 이어, 올해도 ‘2023 위풍당당 프로젝트’를 연중 전개하고 물가안정 기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미국산 초이스 등급 부채살·살치살(100g)은 마이홈플러스 멤버십 회원 대상 30% 할인해준다. 항공직송 구이용·횟감용 생연어(100g)도 마이홈플러스 멤버십 회원 대상으로 20%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칠레체리는 최대 50%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07.71(2020년=100)로 작년보다 5.1% 올랐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7.5% 이후 2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 연합뉴스]

물가 안정화 최전선...물가방어 첨병 역할 자처


대형마트 업계는 당초부터 물가 안정화를 위해 ‘반값 전쟁’에 이어 ‘최저가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앞서 대형마트 3사는 각각 AI 최저가격제(홈플러스), 가격의 끝 프로젝트(이마트), 물가안정 티에프(롯데마트) 등을 통해 최저가 전략을 구사해왔다. 

이는 최근 장바구니 물가가 무서운 속도로 치솟고 있어서다. 지난 3년 간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터져 나오며 물가를 빠르게 올렸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 상승은 물가 상승폭을 가중시켰다. 물가의 빠른 상승은 그 자체로도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를 기록했다. 물가 안정화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됐던 지난 10년간 최대 상승폭이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수준인 4.7%를 넘어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대형마트들이 소비자들에게 최저가로 물품을 내놓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박리다매’ 형식 때문이다. 대형마트들은 신선식품에 비해 가격 조정이 쉽지않은 가공식품과 비식품의 경우 소비기한이 넉넉한 상품들을 평소의 4~5배 수준으로 매입해 자체 대형 물류센터에 저장하며 순차적으로 점포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 

다만 일각에선 과연 이 같은 형식이 대형마트들의 실질적인 수익성 창출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의구심을 나타내는 모습이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최저가 전략이 이어지고 있다”라며 “대형마트가 물가 안정화를 위해 대형마트의 역할을 해야하며 고물가 시대에 최후의 가격 방어선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유인책이 되는 한편, 저가 전략을 펼치는 이커머스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수익원으로 보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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