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주력 사업 악화에도 전장은 순항 [이코노 리포트]
반도체 수급난 속 효율적 공급망 운영이 비결
완성차 대기수요 본격 소화…성장 지속 전망
[이코노미스트 이건엄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주력 사업 실적이 크게 꺾인 가운데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전장 사업이 나홀로 성장을 이어가며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주력 사업들이 주춤한 사이 성장을 지속한 전장사업이 새로운 축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 자회사인 하만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3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2% 급증했다. 매출은 3조9400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38% 늘었다. 이에 따른 하만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과 매출은 각각 8800억원, 13조2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6.7%, 31.6% 증가했다. 이는 연간 최대 실적이다.
업계에서는 삼성 주도아래 체질개선을 마친 하만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하만은 전장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체질개선을 꾀한 바 있다. 삼성전자 인수 당시 100개가 넘었던 종속회사 중 40개 이상을 합병하거나 청산했고 차량·사물 간 통신(V2X) 전문 업체를 인수하기도 했다. 여기에 하만 인수를 주도한 이재용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한 점도 모회사 삼성전자와의 시너지를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다.
삼성전자 측은 “전장사업 매출 증가와 견조한 소비자 오디오 판매로 2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며 “전장 사업의 경우 디지털콕핏과 카오디오 중심으로 수주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VS사업본부 3분기 연속 흑자
LG전자도 전장 사업에서 지난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LG전자의 전장사업을 맡고 있는 자동차부품솔루션(VS) 사업본부는 지난해 2분기 흑자 전환한 이후 좋은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VS사업본부는 지난해 2분기 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데 이어 3분기 961억원, 4분기 30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지난해 4분기 2조3960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 대비 44.6% 성장했다. VS사업본부가 회사 전체 매출 중 10%의 비중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는 반도체 공급난 이슈가 여전한 상황에서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를 통해 시장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인포테인먼트와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시스템 등 모든 사업 영역의 원가 구조를 개선해 흑자를 유지한 것이다. 덕분에 LG전자는 주력 사업의 수익성 부진 속에서도 VS사업본부의 3분기 연속 흑자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앞서 LG전자는 공급망 위기가 대두되던 지난 2021년 VS사업본부의 공급망관리(SCM)실 조직을 담당 조직으로 격상시켜 위상을 강화한 바 있다.
LG전자 측은 “VS사업본부는 고부가 및 고성능 제품의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전개하며 매출 성장과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해 나갈 예정”이라며 “특히 올해부터는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공급하는 전기차 구동부품의 생산능력을 확대하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등 전장 사업이 본격적으로 성장 단계로 진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장사업의 성장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의 경우 반도체 공급난으로 발생한 대기수요가 본격적으로 소화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2023년 자동차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로 경기에 민감한 자동차 신규 수요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되나 반도체 공급 완화와 대기 물량의 영향으로 전체 수요는 증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美항모 조지워싱턴함 日 재배치...한반도·中 경계
2공항철도, 시속 150km 전동차 도입...오는 2025년 영업 운행
3두산 사업구조 재편안, 금융당국 승인...주총 표결은 내달 12일
4‘EV9’ 매력 모두 품은 ‘EV9 GT’...기아, 美서 최초 공개
5민희진, 빌리프랩 대표 등 무더기 고소...50억원 손배소도 제기
6中, ‘무비자 입국 기간’ 늘린다...韓 등 15일→30일 확대
7빙그레, 내년 5월 인적분할...지주사 체제 전환
8한화오션, HD현대重 고발 취소...“국익을 위한 일”
9北, '파병 대가'로 러시아서 '석유 100만 배럴' 이상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