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대구시 동구에 위치한 동대구역에서 1시간여를 달리면 위치하는 달성군 대구국가산업단지에는 쿠팡의 대구 풀필먼트센터(대구FC)가 있다. 축구장 46개 크기에 연면적 33만미터(약 10만평), 지하 2층~지상 10층 규모를 자랑하는 이 곳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자동화 기술, 물류 로봇 등이 접목된 최첨단 물류센터다. 

지난 2일 방문한 대구FC에는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효율적으로 상품을 관리하고 작업자들의 업무를 돕는 스마트 물류시스템이 마련돼있었다. 무인 운반 로봇(AGV), 소팅봇(sorting bot), 무인 지게차(driverless forklift) 등이 대표적이다.

이 건물 1층에 들어서자 수백개의 ‘소팅봇’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소팅봇은 사람이 물건을 옮기거나 들어 올리는 분류 업무를 모두 없앤 최첨단 물류 로봇이다. 작업자들이 포장이 끝난 물품을 분류로봇 위에 올려놓으면 로봇들이 운송장의 주소를 스캔해 지역별로 분류해, 각 캠프로 전달해주고 있었다. 소팅봇들은 바닥에 부착된 QR코드를 통해 이동 동선과 최단거리를 계산해 단 몇초만에 이동할 수 있었다. 

쿠팡 관계자는 “소팅봇을 도입해 일반 직원의 업무량을 65% 단축할 수 있었다”라며 “복잡한 상품 분류 작업은 ‘소팅봇’을 활용해 기존을 물류 패러다임을 바꾸는 한편 직원 업무를 더 편안하게 해주면서 고객 서비스 품질을 높일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7층에 올라가자 수백대의 AGV로봇들이 수백개의 상품의 진열과 집품 작업을 자동화하고 있었다. 기존에는 직원이 일일이 수많은 상품이 담긴 선반 사이를 오가며 고객이 주문한 물건을 찾아다니는 PTG(Person to Goods) 방식이었다. 하지만 AGV로봇이 수백개 제품이 진열된 최대 1000kg 선반을 들어 바닥에 부착된 QR코드를 따라 이동, 직원에게 상품을 빠르게 전달해주고 있었다. 

AGV는 평균 2분안에 수백개 상품이 진열된 선반을 직원에게 전달한다. 쿠팡 관계자는 “주문량이 많은 공휴일을 포함해 1년 365일, 하루 24시간 가동되기 때문에 로켓배송 등 고객경험을 향상하는 핵심 자동화 기술이다”라고 말했다.

대구FC 5층에 들어서자 배치된 수십대의 무인 지게차들이 대용량 제품을 옮기고 있었다. 직원이 누르는 버튼 한번으로 무인 지게차가 알아서 이동 동선과 작업자의 동선을 분리, 레이저 스캐너로 물품의 위치를 파악해 물품을 안전하게 이동시켰다. 무인지게차는 벽면에 위치한 QR코드를 인식해 움직이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무인 지게차가 작업하는 공간에는 물류센터에서 사고 발생률이 가장 많다. 대구FC센터 무인 지게차 운영 존에는 사람의 이동이 전면 차단돼 사고 발생을 원천 봉쇄하고 있었다.

강정훈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전무는 “쿠팡의 디지털 기술은 고용을 줄일 것이라는 통념을 깨고 고용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며 “이러한 기술에 대한 투자는 직원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작업 강도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류산업이 노동집약 기반에서, 기술과 사람이 공존하는 고부가가치 기술집약 산업으로 향해 가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라고 했다. 

한편 지난 2020년 2월 착공해 2022년 3월 준공을 마친 대구FC는 쿠팡이 3200억원을 투자해 설립했으며 국내를 넘어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쿠팡은 그동안 전국 30개 지역에서 100여개가 넘는 물류 인프라를 운영하는 등 국내 최대 규모의 ‘엔드 투 엔드(End to end)’ 물류망을 구축했다. 고객이 상품을 주문한 순간부터 문 앞 배송까지 AI기반의 혁신적인 운영 시스템을 통해 고객에게 차별화한 경험을 제공해왔다.

쿠팡은 대구 FC에서 검증된 기술들은 다른 지역의 FC에도 적용해, 향후에도 고객에게 최상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초대형 물류센터가 운영되면서 대구 지역 중소상공인들의 성장도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쿠팡에 입점한 대구 지역 소상공인 업체 7000여곳은 연간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입고·집품 등 물류 업무는 물론 부가가치가 높은 자동화 기술 관리자 채용 등으로 2500여명(간접고용 1만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종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는 “대구FC는 쿠팡의 최첨단 물류 투자를 상징하는 곳으로 물류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직원들이 더 편하고 쉽게 일하는 근무환경을 조성했다”며 “AI를 이용한 상품관리, 자동화 로봇 기술이 접목된 최첨단 물류 인프라 기반으로 꾸준한 고용 창출을 비롯해 지역 소상공인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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