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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는 가라”…전설의 ‘아재 양주’ 캪틴큐, ‘키스처럼 부드러운’ VIP [망했어요]

럼주 '캪틴큐', 고된 노동 선원 달래주던 '값싼 양주'
마시면 이틀 후에 깨어난다...숙취 심한 술 유명세
아재 위스키 진로 '비아이피(VIP)', 1999년 단종


과거 캪틴큐 광고. [롯데칠성음료]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그 한잔에 어느덧 사나이가 된다. 카리브해의 향취와 낭만이 담긴 또 다른 양주의 세계’

이 같은 광고문구와 함께 등장한 저가 양주의 대명사, 일명 음주계의 시라소니로 통하는 ‘캪틴큐(Captain Q)’. ‘캪틴큐’는 롯데주조(현재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가 1980년 1월 국내 시장에 출시한 양주 ‘럼’ 브랜드다. 

당시 럼은 미국, 영국 뿐만 아니라 스코틀랜드에서도 널리 애용되는 주류 중 하나였다. 위스키는 대맥을 원료로 하는데 비해 ‘럼’은 사탕수수를 원료로 해 스트레이트나 스틱류를 섞어 먹는 걸로 유명했다. 또 ‘럼’ 특유의 향취와 진가를 발했다. 당시 ‘캪틴큐’ 병 라벨에는 애꾸눈 선장이 그려져 있어, 선원들의 술로 더욱 유명했다. 주로 몸이 고된 노동을 하던 선원들을 달래준 값싸고 빨리 취하는 술로 알려졌다. 

과거 캪틴큐 광고. [롯데칠성음료]

1980년에만 해도 럼, 위스키를 비롯한 양주들은 대중이 쉽게 접하기 어려웠다. 바로 비싼 가격때문인데 ‘캪틴큐’는 출시 당시 한병에 3000원이었다. 당시 소주가 한병에 200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요즘 물가로 3만원 정도로 비교적 저렴한 편에 속했다. 이 같은 가격에 캪틴큐는 출시 첫해 1000만병이 판매된 것으로 알려진다. 

캪틴큐 제조방식은 럼에 식용 알코올을 섞은 방식이었지만 1991년 이후 럼 원액을 뺀 일반증류주로 성격이 바뀌었다. 1990년까지 주세법은 술의 종류를 탁주·양주·청주·맥주·과실주·소주·위스키 등과 기타재제주로 나눠졌다. 기타재제주는 원액 함량이 20% 미만이거나 양조주나 증류주를 원료로 알코올·당분·향료 등을 혼합해 빚은 술을 뜻한다. 

무엇보다 캪틴큐는 숙취가 심한 제품으로 알려져있다. “숙취가 없다는 그 술”로 통하는데 마시면 이틀 후에 깨어난다고 해서 “마신 다음 날 숙취가 없다” 등으로 유명세를 탔다.

이 같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캪틴큐는 2015년 단종됐다. 가짜양주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기 때문이다. 당시 서울 강남 일대 유흥업소에 가짜 양주를 내다 판 일당이 검거됐는데 이 일당이 가짜양조 제조에 이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당시 캪틴큐가 의도와는 달리 없이 불법양조에도 사용되면서 롯데칠성에 대한 브랜드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급하게 단종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재출시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과거에는 주류 수입이 제한적인 것도 많았고 소득수준도 낮았기 때문에 저가 위스키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가 컸다”며 “하지만 현재는 주류수입도 원활하게 된데다 위스키를 포함해 주류에 대한 소비자 기대치가 커지며 캪틴큐가 그 트렌드 변화를 쫓지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과거 비아이피(vip) 광고. [하이트진로]

1980년대를 풍미한 아재 위스키도 있다. 바로 진로위스키가 1984년 출시한 비아이피(VIP)다. 비아이피는 당시 진로위스키에서 1984년 7월 출시한 특급 위스키다. 당시에는 몰트 원액이 30% 이상 사용되면 특급 위스키로 분류됐다. 1980년대 당시 진로에서는 브이아이피, 백화양조에서는 ‘베리나인 골드킹’, 오비씨그램에서는 ‘패스포트’를 출시하며 특급 위스키 시장에서 3파전 시대가 열렸다. 

특히 비아이피는 스코트랜드 인버하우스의 12년 숙성 몰트 원액과 5년 숙성의 그레인 원액을 각각 40%, 60%로 섞어 제조했다. 1980~1990년대 초반 양주를 즐겼던 이들이라면 꽤나 친숙한 제품 중 하나로 당시 가격은 4만원대인 고가 위스키 제품 중 하나에 속했다. 

브이아이피는 1999년 단종됐다. 1994년 12년 이상 숙성의 프리미엄급 위스키 ‘임페리얼’이 출시되며 인기가 급격히 하락하자 하이트진로 측은 단종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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