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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물티슈가 ‘싱가포르’서 온라인 판매 1위 차지한 비결은 [이코노 인터뷰]

플로위드 우경호 대표이사 인터뷰
공유재고 판매 ‘스톡쉐어' 도입…"판매자와 함께 상생구조"


우경호 플로위드 대표이사가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결국 글로벌 이커머스에 입점한 국내 판매자(셀러·Seller)들이 현지 판매자들 사이에서 단단히 입지를 굳히는 게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선 ‘물류비 절감’과 ‘배송 속도’가 해외 직구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힙니다.”

큐텐 싱가포르에서 10년째 판매자로 활동하고 있는 ‘플로위드’ 우경호 대표. 그가 운영하는 플로위드는 일반 소비자에겐 다소 생소하지만 해외 직구 소비자나 판매자에겐 매우 익숙한 업체다. 다년간 ‘물티슈 온라인 판매 1위’ 타이틀을 거머쥔 이 회사의 ‘제주 맑은 물티슈’ 는 싱가포르 내에서 육아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이코노미스트>는 서울 마곡동에 위치한 플로위드 사무실에서 우 대표와 만나, 국내 물티슈업체가 해외 시장에서 자리 잡게 된 비법과 성공 비결에 대해 들어봤다. 

‘메이드인 코리아’ 찾는 싱가포르 육아시장

우 대표는 “싱가포르 육아시장에서 한국 제품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라면서 “최근 생활용품에선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제품의 인기가 높아졌지만 안전 이슈에 민감한 유아용품과 같은 제품군의 경우 여전히 한국산 프리미엄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성공 비결로 큐텐의 자회사인 물류센터 ‘큐익스프레스’의 시스템을 적극 활용한 게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큐텐과 큐익스프레스는 최근 들어 ‘역직구’라는 단어로 대체되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 판매자의 해외 진출 루트로 떠오르고 있다.

역직구란 해외 소비자가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입하는 형태다. 온라인 판매자의 주요 개척 판로로 떠오르는 동남아에 최적화된 커머스 플랫폼으로 각광받고 있다. 글로벌 판매자에겐 최적화된 물류 솔루션과 현지 판매자와 다툴 수 있는 가격 경쟁력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우경호 플로위드 대표이사가 2월 16일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신인섭 기자]

큐익스프레스는 전 세계 풀필먼트와 해외배송서비스가 결합된 ‘스마트십(Smartship)’을 앞세워 큐텐 입점 판매자의 역직구 사업을 지원한다. 국내센터에 해외배송을 처리하는 OPS(Operation Parcel System, 물류 및 배송 시스템)를 갖추고 있어 즉시 발송이 가능하며 해외센터에 상품을 미리 입고시켜 놓을 수 있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 있단 평가다.

예를 들어 플로위드의 물티슈는 한 달에 두 번 40피트 컨테이너 규모로 선박을 이용해 싱가포르 물류센터에 보내 보관한다.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현지에서 소비자에게 택배로 발송된다.

우 대표는 이 같은 물류시스템을 구축해 현지 판매자보다 빠른 배송 속도를 갖췄다고 말한다. 그는 “싱가포르에서 입지를 굳히기 위해 초창기 주문이 들어오면 1박 2일 안에는 무조건 소비자에게 배송을 했다”며 “싱가포르 현지 소비자에게 5~6일 배송은 너무나 당연한 시일이었지만, 10년 전 1박 2일 내로 ‘총알 배송’을 하자 주문량이 폭발했다”고 설명했다.

플로위드는 2011년 큐텐 싱가포르 입점 당시 물티슈 단일 제품을 시작으로 2023년 기준 물티슈 연계 브랜드 등 총 812개의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하림의 삼계탕, 쌍용C&B의 각티슈 제품 등 리빙 제품을 포함해 CJ제일제당의 햇반 등 식료품 품목까지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재는 국내 지자체와 협력해 신선과일 품목도 취급하고 있다. 

우 대표는 “‘마켓의 확장’이냐 ‘상품의 확장’이냐에 대한 고민을 지속해왔다”며 “판매자가 꼭 내 소유의 물건만 팔아야할까, 같은 창고에 보관된 다른 판매의 상품을 공유할 순 없을까, 내가 모든 온라인플랫폼의 파워판매자가 될 순 없을까를 고민해왔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국내 판매자 모두 글로벌 이커머스에서 상생하는 구조를 이뤄내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우 대표는 이를 위해 물류를 통한 새로운 판매방법을 제시했다. 공유재고 판매 즉 ‘스톡쉐어’(Stock share)다. 이 역시 큐텐과 큐익스프레스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현재 큐텐의 공유재고 국가별 현황을 살펴보면 17개 파트너사, 12개 진출국, 20개 판매 플랫폼과 64개 스토어가 있다. 여러 판매자의 상품을 함께 노출해 몰인몰 경쟁력을 강화하고 공유재고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싱가포르 큐익스프레스 풀필먼트 센터에서 물품이 옮겨지는 모습. [사진 큐텐]

‘해외 역직구’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기 때문에 아마존, 이베이, 라쿠텐 등 거대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과는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있는 구조다. 이커머스 시장이 커지고 온라인 판매자가 늘어날수록 플로위드 실적도 늘어나는 셈이다.

우 대표는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이 높은 성장세인 만큼 플랫폼 간 과열 경쟁 우려가 크지만 그럴수록 판매자간 상생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큐텐 싱가포르에서 경험한 성공적인 커머스 운영 노하우로 국내 판매자들의 핵심 니즈를 충족시키는 파트너로 자리잡겠다는 목표다. 


우 대표는 ”글로벌 이커머스에 진출한 판매자만 수천명에 달한다“면서도 ”대부분 95% 이상이 6개월 이내에 도태된다. 과연 그 친구들은 경쟁력이 없어서 그런걸까. 결국은 성공 노하우를 알지못해서다“라고 말했다. 그는 “물티슈의 성공 노하우를 삼아 국내 판매자가 글로벌에서 같이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왔다”며 “큐익스프레스를 통해 국내 판매자가 현지 판매자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결국 시장에서 이기게 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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