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에 ‘코인 기부’ 바람…AI 악용 사기도
튀르키예 기부 금액 73억원 넘어서…업계 인사·거래소도 동참
러-우 전쟁부터 본격화…개인지갑 착복하는 가짜 모금 주의해야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튀르키예-시리아 강진 이후 전 세계에서 구호의 손길이 계속되는 가운데 암호화폐(가상자산)을 통한 기부도 이뤄지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 시작된 암호화폐 기부 행렬이 이번에도 이어진 것이다. 다만, 암호화폐 지갑을 악용하는 가짜 모금 활동이 동시에 기승을 부려 주의도 요구된다.
22일 암호화폐 온체인 데이터 분석 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전날 21일 기준 이더리움·아발란체·비트코인 등을 통한 튀르키예 지진 기부 금액은 총 561만9546달러(약 73억2844만원)로 나타났다. 이 중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통한 기부금은 416만1053달러(약 54억2642만원), 아발란체 블록체인은 135만9776달러(약 17억7328만원)였다. 비트코인 기부는 7만8500달러(약 1억237만원)가 실행됐다.
튀르키예 정부는 지진 발생 다음 날인 지난 7일 암호화폐 기부를 본격적으로 받기로 결정했다. 같은 날 튀르키예의 대표적인 비정부기구(NGO)인 아나톨리아 민중평화토대(AHBAB·아흐밥)의 설립자인 할룩 레방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BEP-20, ERC-20 및 아발란체 체인 주소를 공유했다. 발표 후 단 몇 분 만에 기부금이 10만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크립토퀀트의 데이터를 구체적으로 보면 튀르키예 암호화폐 기부는 초창기인 7~8일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 기간 이더리움 관련 기부는 200만 달러로 뛰어올랐고, 아발란체 관련 기부도 120만 달러로 훌쩍 늘어났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기부액 증가 속도가 둔해지고 있다. 이더리움 관련 기부는 초창기보다 2배 가량 늘어났지만, 아발란체 관련 기부는 이달 9일부터 이날까지 약 10만 달러 증가하는 데 그쳤다. 비트코인 기부도 사태 초기인 8일에 대다수 몰려있었다.
다만 해당 통계는 크립토퀀트가 튀르키예의 NGO 현지 암호화폐 거래소 등이 공개한 지갑 주소만을 추적한 것이다. 때문에 공개되지 않은 다른 지갑을 통한 기부를 합하면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인사들과 글로벌 거래소들도 따뜻한 나눔에 동참했다.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부테린은 99 이더(ETH)를 아흐밥의 기부 주소로 전달했다. 그는 피해 발생 당일인 6일(현지시간)에 이미 50 ETH를 구호금으로 기부한 바 있다. 22일 오후 4시 기준 이더리움은 개당 213만3800원에 거래되고 있으므로 부테린은 약 3억1793만원(149ETH)을 기부한 셈이다.
글로벌 1위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도 튀르키예 이용자를 대상으로 인당 100 달러 상당의 바이낸스코인(BNB)을 에어드롭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낸스는 기부금 총 규모를 약 500만 달러(약 65억2750만원)로 추산했다. XRP를 발행하는 리플사도 최근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자를 돕기 위해 커뮤니티와 함께 100만 달러 상당 XRP를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암호화폐 기부는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본격화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해 3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10여 가지 코인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해 기부할 수 있는 공식 사이트를 개설하기도 했다. 또한 유엔난민기구(UNCHR)는 지난해 12월 스텔라 블록체인을 활용해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돕는 블록체인 솔루션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한편, 감성적인 사진과 함께 기부를 독려하면서 개인 암호화폐 지갑으로 모금을 빼돌리는 신종 사기도 나타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모 트위터 계정은 무너진 건물 속에서 어린아이를 안고 있는 소방관의 사진과 함께 12시간 동안 같은 내용의 호소문을 8번 반복 게시했다.
하지만 이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만든 거짓 사진이었다. 해당 사진 속 소방관의 오른손 손가락이 6개로 그려지는 오류가 나타나기도 했다. 해당 게시글에 첨부된 암호화폐 계좌 주소는 지난 2018년 사기 및 스팸 트윗 게시글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 관계자는 “피해복구를 위해 애쓰는 분들의 선의를 악용하려는 사람들과 유사 기관이 목격되고 있다”며 “신뢰할 수 있고 잘 알려진 기관과 조직을 통해 기부해주기를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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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암호화폐 온체인 데이터 분석 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전날 21일 기준 이더리움·아발란체·비트코인 등을 통한 튀르키예 지진 기부 금액은 총 561만9546달러(약 73억2844만원)로 나타났다. 이 중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통한 기부금은 416만1053달러(약 54억2642만원), 아발란체 블록체인은 135만9776달러(약 17억7328만원)였다. 비트코인 기부는 7만8500달러(약 1억237만원)가 실행됐다.
튀르키예 정부는 지진 발생 다음 날인 지난 7일 암호화폐 기부를 본격적으로 받기로 결정했다. 같은 날 튀르키예의 대표적인 비정부기구(NGO)인 아나톨리아 민중평화토대(AHBAB·아흐밥)의 설립자인 할룩 레방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BEP-20, ERC-20 및 아발란체 체인 주소를 공유했다. 발표 후 단 몇 분 만에 기부금이 10만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크립토퀀트의 데이터를 구체적으로 보면 튀르키예 암호화폐 기부는 초창기인 7~8일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 기간 이더리움 관련 기부는 200만 달러로 뛰어올랐고, 아발란체 관련 기부도 120만 달러로 훌쩍 늘어났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기부액 증가 속도가 둔해지고 있다. 이더리움 관련 기부는 초창기보다 2배 가량 늘어났지만, 아발란체 관련 기부는 이달 9일부터 이날까지 약 10만 달러 증가하는 데 그쳤다. 비트코인 기부도 사태 초기인 8일에 대다수 몰려있었다.
다만 해당 통계는 크립토퀀트가 튀르키예의 NGO 현지 암호화폐 거래소 등이 공개한 지갑 주소만을 추적한 것이다. 때문에 공개되지 않은 다른 지갑을 통한 기부를 합하면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인사들과 글로벌 거래소들도 따뜻한 나눔에 동참했다.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부테린은 99 이더(ETH)를 아흐밥의 기부 주소로 전달했다. 그는 피해 발생 당일인 6일(현지시간)에 이미 50 ETH를 구호금으로 기부한 바 있다. 22일 오후 4시 기준 이더리움은 개당 213만3800원에 거래되고 있으므로 부테린은 약 3억1793만원(149ETH)을 기부한 셈이다.
글로벌 1위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도 튀르키예 이용자를 대상으로 인당 100 달러 상당의 바이낸스코인(BNB)을 에어드롭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낸스는 기부금 총 규모를 약 500만 달러(약 65억2750만원)로 추산했다. XRP를 발행하는 리플사도 최근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자를 돕기 위해 커뮤니티와 함께 100만 달러 상당 XRP를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암호화폐 기부는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본격화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해 3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10여 가지 코인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해 기부할 수 있는 공식 사이트를 개설하기도 했다. 또한 유엔난민기구(UNCHR)는 지난해 12월 스텔라 블록체인을 활용해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돕는 블록체인 솔루션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한편, 감성적인 사진과 함께 기부를 독려하면서 개인 암호화폐 지갑으로 모금을 빼돌리는 신종 사기도 나타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모 트위터 계정은 무너진 건물 속에서 어린아이를 안고 있는 소방관의 사진과 함께 12시간 동안 같은 내용의 호소문을 8번 반복 게시했다.
하지만 이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만든 거짓 사진이었다. 해당 사진 속 소방관의 오른손 손가락이 6개로 그려지는 오류가 나타나기도 했다. 해당 게시글에 첨부된 암호화폐 계좌 주소는 지난 2018년 사기 및 스팸 트윗 게시글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 관계자는 “피해복구를 위해 애쓰는 분들의 선의를 악용하려는 사람들과 유사 기관이 목격되고 있다”며 “신뢰할 수 있고 잘 알려진 기관과 조직을 통해 기부해주기를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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