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받아낸 신체 사진을 가족·지인 등에게 유포하겠다고 남성들을 협박해 수억원을 챙긴 ‘몸캠 피싱’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공갈 혐의로 20대 총책 A씨 등 5명을 구속하고 20대 공범 B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 등은 2021년 6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채팅 앱으로 신체 사진을 보낸 남성 142명을 협박해 총 2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광고회사로 위장한 사무실에 여러 대의 컴퓨터를 설치하고 여성인 척 채팅 앱으로 남성들에게 접근했다. 피해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친분을 쌓은 뒤 이름과 연락처를 알아냈고, 남성들로부터 얼굴과 신체 노출 사진을 받아냈다.

그런 다음 이 남성들을 악성코드가 심어진 허위사이트에 접속하게 유도한 뒤 그들의 휴대전화에 담긴 가족, 전화번호를 확보했다. 이후 신체 노출 사진을 지인들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협박을 받은 피해 남성 142명 가운데 32명은 A씨 일당에게 돈을 보냈다. 최소 40만원부터 많게는 4100만원까지 송금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20∼30대 직장인 남성으로 음란 채팅 사실이 가족이나 지인에게 알려질까 두려워 돈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젊은 남성들을 대상으로 한 몸캠 피싱 범죄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채팅을 할 때는 출처가 불분명한 파일은 열지 말고 삭제해야 하며 신체 사진이나 음란한 영상통화를 하면 범죄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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