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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이후 알파세대 온다”...알파를 이해해야 하는 까닭 [허태윤 브랜드 스토리]

디지털 퍼스트 넘어서 디지털 온리에 사는 알파세대
2010년 이후 태어난 이들부터 2024년생까지 포함

MZ세대 이후 알파세대가 등장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허태윤 칼럼니스트] 영국에서 일어난 일이기는 하지만, 18개월 된 아기가 세상에 태어나서 배운 첫 언어가 엄마, 아빠가 아닌 ‘알렉사’라는 아마존 인공지능 이름이었다는 이야기는 세상의 변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또 우리가 보는 일상 속 또 다른 변화는 ‘모든 유리로 된 화면은 누르면 움직이거나 화면이 전환된다’는 믿음으로 사는 아이들의 직관적 행동이다.

안고 있는 아기가 안경을 손가락으로 자꾸 누르길래 왜 그런지를 가만히 살펴보니 안경의 유리를 터치스크린으로 인식하더란 것이다. 집안의 통신망을 KT에서 SKT로 바꾸면서 인공지능 스피커도 ‘지니’에서 ‘누구’로 바꾸었더니 6살짜리 아들이 눈물을 하루 종일 흘리며 이별을 슬퍼하더라는 우리나라 이야기도 있다.

이처럼 디지털과 인공지능이 우리 삶 속에 들어온 이후 태어난 이들의 세상을 보는 감각과 관점은 아날로그 세상에 태어나서 인터넷을 처음 경험했거나 인터넷 중심의 세상에서 태어났던 세대와는 완전히 다르다. 이들을 ‘알파세대’ 라고 부른다.
 
2010년생부터 2024년생까지...디지털 온리 세대 
알파세대는 2010년생부터 2024년생까지를 말한다. [사진 게티이미지]
알파세대는 스마트폰이 세상에 나온 이후인 2010년 이후 태어난 현재 13세 이하부터 앞으로 태어날 2024년생까지의 소비자를 말한다. 2023년 기준으로 2010년생이 이제 막 중학생이 되었으니, 대략 초등학생일 것이다. MZ세대는 자라면서 PC와 스마트폰을 접했다면, 알파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기기를 접한 세대로 아날로그 방식을 경험한 적이 없다.

디지털 퍼스트(Digital-First)가 아니라 디지털 온리(Digital-Only)인 세상에서 태어난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 디지털 신인류인 것이다. 알파세대(Generation Alpha)라는 용어는 2008년 호주 사회학자 마크 매크린들(Mark McCrindle)이 Z세대 뒤의 새로운 세대를 지칭하면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Z를 이을 영어 알파벳이 없어 고대 그리스 알파벳 첫 글자인 알파를 붙였다. 매크린들의 주장에 따르면 알파 세대는 전 세계에서 매주 250만명이 태어나고 있으며 2025년에는 총 22억명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스마트폰, AI와 태어날 때부터 함께하고 성장해 사고방식과 소비 패턴이 이전 세대와 크게 다른 알파 세대가 주목 받고 있다.

아직 부모 세대인 밀레니얼세대에 종속된 소비를 할 것 같은, 소비시장의 중심으로 가기에는 어린, 이들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이들은 초저출산 시대에 태어난 귀한 존재로 부모는 물론 친조부모, 외조부모, 그 밖의 가족과 지인들의 주머니를 열게 하는 힘이 있다. 이들을 둘러싼 가족 관계는 물론, 지인들은 이들을 위한 지출을 아낌없이 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디지털 콘텐츠 사용 비중도 놀랍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조사에 의하면 2017년에는 이들 세대가 사용한 디지털콘텐츠의 비중이 4%에 불과했지만 4년 후인 2021에는 70% 가까이 늘어 무려 4년 만에 65%가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디지털 콘텐츠 시장의 소비주체로서 알파세대의 비중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음과 그 잠재성을 가늠할 수 있는 수치다. 

현실과 가상 구분 없는 알파세대, 특징 3가지  
알파세대는 디지털 콘텐츠 소비자이면서도 제작자이다. [사진 게티이미지]
알파세대는 MZ세대와 다른 여러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우선 이들은 디지털 온리(Digital Only) 세대로 대부분의 환경이 디지털로 만들어진 여건 속에서 태어나고 성장함으로써 인식과 세계관에서 아날로그와의 구분이 없다. 다시 말해 현실과 가상의 구분이 이들에게는 의미가 없는 것이다.

두 번째로 이들은 이미지와 영상을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적 수단으로 사용한다. 틱톡, 인스타릴스, 유튜브 숏츠와 같은 숏폼 영상 화법에 익숙하다. 그래서 이들과의 대화는 길고 복잡하기보다는 직관적이고 단순한 것이 좋다. 이들은 디지털 콘텐츠의 소비자일 뿐 아니라 제작자이기도 하다.

알파 세대 대부분은 영상편집에 익숙하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글보다는 영상과 이미지로 표현하고 이해하는 것을 선호한다. 또 이들은 어떤 세대보다 메타버스와 AI에 익숙하다. 로블록스, 제페토, 마인크래프트 등 메타버스 플랫폼의 가장 열렬한 사용자이자 참여자다.
 
세대를 구분 짓는 알파벳 용어를 외우고 개념적으로 기억하는 일은 참으로 피곤하다. 그러나 브랜드들은 세대 구분을 통해 그들의 행동과 심리 특성을 이해하고 그로부터 얻은 인사이트를 통해 소비자와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 분명 알파세대는 기업의 주요 소비자층이 되기까지에는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부모 세대인 밀레니얼들의 소비의사 결정에 가장 핵심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고, 초저출산 사회 속 그들에게 쏟아지는 모든 세대의 관심은 그들을 위해서라면 주머니를 열어놓고 있다. 거기에 더해, 어떤 세대의 10대 시절보다 여유 있는 구매능력이 있다. 피곤하지만 또 다른 세대, ‘알파’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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