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경쟁’ 간편결제 서비스…왕좌는 누가 오를까
[난립하는 페이시대] ②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 업체 점유율이 가장 높아
“시장 선점‧부가 서비스 제공 중요”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국내 간편결제 시장이 급속 성장하며 ‘무한경쟁’ 체제로 접어들고 있다. 금융사는 물론, 휴대폰 제조사‧빅테크‧유통 업체도 간편결제 시장에 속속 진출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올해 3월 말 예정된 미국 애플사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 도입으로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예정이다.
쑥쑥 커가는 간편결제 시장…업체간 경쟁 치열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금액은 일평균 7231억원으로 코로나19 사태 발생 전인 2019년 상반기 2876억원과 비교하면 3년 새 2.5배 가량 급증했다.
간편결제는 신용카드나 계좌에 담긴 결제정보를 휴대전화 등에 저장한 뒤 비밀번호·지문·안면인식 등 간단한 인증만으로 온라인·모바일에서 결제 가능한 시스템이다.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결제액은 2021년 기준 221조원으로 5년 간 연평균 57% 늘면서 국내 민간 결제액(1000조원)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간편결제는 기술혁신을 바탕으로 전자상거래 확산과 함께 사용규모가 급증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비대면, 온라인 결제가 늘면서 급속히 성장했고, 앞으로도 시장 규모는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소비여력이 있는 중장년층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간편결제 사용 경험을 축적했고, 젊은층의 소비 여력이 증가한 것도 시장 성장에 긍정적이다.
현재 간편결제 시장은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빅테크가 중심이 된 전자금융업자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기준 전자금융업자의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은 50%에 달한다. 2019년 38%에서 크게 증가한 것이다. 온라인 가맹점의 편의성을 높이고 자체 플랫폼과 연계된 포인트 등 혜택으로 많은 고객을 확보한 덕분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빅테크 기반의 간편결제가 소비 혜택이 컸기에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다”라면서 “플랫폼에서 거래할 때 쇼핑과 결제를 곧바로 할 수 있는 ‘플랫폼 경쟁력’이 사용자 확보에 중요한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삼성페이를 주축으로 한 휴대폰 제조사의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은 작년 6월 말 기준 25%다. 2019년 점유율 28%를 기록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오프라인 결제 위축으로 점유율이 다소 축소됐다. 이외에 BC카드 페이북‧KB페이‧우리페이 등 금융사의 간편결제 점유율은 작년 6월 기준 26%다. 2019년 점유율은 34%를 기록했지만 자사 카드만 연결하는 폐쇄적 구조에 범용성과 편의성이 미흡해 주도권을 상실했다.
메기 온다…‘애플페이’ 출시 관건
간편결제 시장은 수많은 업체 간 경쟁이 이미 치열하다. 이 가운데 올해 3월 말에는 간편결제 시장의 ‘메기’로 불리는 ‘애플페이’도 등장할 예정이다. 이에 대비해 경쟁 관계였던 업체들이 서로 손을 잡는 ‘합종연횡’의 모습까지 나타나고 있다.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는 지난달 20일 결제 부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두 회사의 협력 서비스는 늦어도 올해 상반기 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가 각각 취약했던 온라인·오프라인 결제에서의 아쉬운 점을 채워 ‘윈윈’(Win-Win) 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페이 이용자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55만개 네이버페이 온라인 주문형 가맹점에 삼성페이 사용이 가능해진다. 네이버페이 이용자 또한 삼성페이와 연계된 300만개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할 수 있다.
또한 삼성페이는 카카오페이와 두 회사 간 간편결제 서비스를 연동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의 모바일 앱에서 삼성페이를 이용해 온라인 결제 등이 가능한 식이다.
KB국민·신한·하나·롯데카드 등 카드사도 지난해 12월부터 자사의 간편결제 연합체인 ‘오픈페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한 카드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다른 카드사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연동해 쓸 수 있는 서비스다. 다만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이 높은 업체들이 다방면의 방식으로 존재감을 확대하자, ‘오픈페이’ 서비스는 아직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오픈페이는 단순히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했다는 것만으로는 빅테크 간편결제앱을 능가해 성공하기 어렵다”면서 “고객의 결제경험 혁신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간편결제 시장이 ‘무한경쟁’에 들어간 상황에서 업체들이 시장 우위를 선점하려면, 포인트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부가 서비스 구상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 교수는 “곧 애플페이도 나오고 최근 카드사도 오픈페이를 출시하는 등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간편결제는 한번 익숙해지면 거래 패턴을 바꾸지 않으려고 하는 게 소비자의 태도이기에 초기 선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고객에게 주는 인센티브가 중요한데, 서비스 편의성은 업체 간 비슷한 수준일 것이기에 향후 부가 서비스 차이에 따라 시장 우위가 결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당국 역할의 중요성도 거론된다. 당국이 결제 분야 혁신 촉진과 소비자보호 간 균형있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는 주장이다.
류 연구원은 “간편결제는 소비여정에 내재화되고 있으며, 생체 정보 활용으로 더욱 간편해지고 사업자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당국은 새로운 결제 사업자를 위한 진입 규제 정비, 생체 정보 활용 등 기술적 규제 완화에 나서야 한다”고 분석했다.
소비자가 맡긴 선불충전금의 안전한 보관 등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제도도 필요하다. 특히 후불결제 등에서 빅테크와 카드사 등 사업자간 공정한 경쟁과 상생이 가능하도록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에 입각한 규율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진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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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쑥 커가는 간편결제 시장…업체간 경쟁 치열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금액은 일평균 7231억원으로 코로나19 사태 발생 전인 2019년 상반기 2876억원과 비교하면 3년 새 2.5배 가량 급증했다.
간편결제는 신용카드나 계좌에 담긴 결제정보를 휴대전화 등에 저장한 뒤 비밀번호·지문·안면인식 등 간단한 인증만으로 온라인·모바일에서 결제 가능한 시스템이다.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결제액은 2021년 기준 221조원으로 5년 간 연평균 57% 늘면서 국내 민간 결제액(1000조원)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간편결제는 기술혁신을 바탕으로 전자상거래 확산과 함께 사용규모가 급증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비대면, 온라인 결제가 늘면서 급속히 성장했고, 앞으로도 시장 규모는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소비여력이 있는 중장년층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간편결제 사용 경험을 축적했고, 젊은층의 소비 여력이 증가한 것도 시장 성장에 긍정적이다.
현재 간편결제 시장은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빅테크가 중심이 된 전자금융업자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기준 전자금융업자의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은 50%에 달한다. 2019년 38%에서 크게 증가한 것이다. 온라인 가맹점의 편의성을 높이고 자체 플랫폼과 연계된 포인트 등 혜택으로 많은 고객을 확보한 덕분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빅테크 기반의 간편결제가 소비 혜택이 컸기에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다”라면서 “플랫폼에서 거래할 때 쇼핑과 결제를 곧바로 할 수 있는 ‘플랫폼 경쟁력’이 사용자 확보에 중요한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삼성페이를 주축으로 한 휴대폰 제조사의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은 작년 6월 말 기준 25%다. 2019년 점유율 28%를 기록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오프라인 결제 위축으로 점유율이 다소 축소됐다. 이외에 BC카드 페이북‧KB페이‧우리페이 등 금융사의 간편결제 점유율은 작년 6월 기준 26%다. 2019년 점유율은 34%를 기록했지만 자사 카드만 연결하는 폐쇄적 구조에 범용성과 편의성이 미흡해 주도권을 상실했다.
메기 온다…‘애플페이’ 출시 관건
간편결제 시장은 수많은 업체 간 경쟁이 이미 치열하다. 이 가운데 올해 3월 말에는 간편결제 시장의 ‘메기’로 불리는 ‘애플페이’도 등장할 예정이다. 이에 대비해 경쟁 관계였던 업체들이 서로 손을 잡는 ‘합종연횡’의 모습까지 나타나고 있다.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는 지난달 20일 결제 부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두 회사의 협력 서비스는 늦어도 올해 상반기 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가 각각 취약했던 온라인·오프라인 결제에서의 아쉬운 점을 채워 ‘윈윈’(Win-Win) 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페이 이용자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55만개 네이버페이 온라인 주문형 가맹점에 삼성페이 사용이 가능해진다. 네이버페이 이용자 또한 삼성페이와 연계된 300만개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할 수 있다.
또한 삼성페이는 카카오페이와 두 회사 간 간편결제 서비스를 연동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의 모바일 앱에서 삼성페이를 이용해 온라인 결제 등이 가능한 식이다.
KB국민·신한·하나·롯데카드 등 카드사도 지난해 12월부터 자사의 간편결제 연합체인 ‘오픈페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한 카드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다른 카드사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연동해 쓸 수 있는 서비스다. 다만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이 높은 업체들이 다방면의 방식으로 존재감을 확대하자, ‘오픈페이’ 서비스는 아직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오픈페이는 단순히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했다는 것만으로는 빅테크 간편결제앱을 능가해 성공하기 어렵다”면서 “고객의 결제경험 혁신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간편결제 시장이 ‘무한경쟁’에 들어간 상황에서 업체들이 시장 우위를 선점하려면, 포인트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부가 서비스 구상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 교수는 “곧 애플페이도 나오고 최근 카드사도 오픈페이를 출시하는 등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간편결제는 한번 익숙해지면 거래 패턴을 바꾸지 않으려고 하는 게 소비자의 태도이기에 초기 선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고객에게 주는 인센티브가 중요한데, 서비스 편의성은 업체 간 비슷한 수준일 것이기에 향후 부가 서비스 차이에 따라 시장 우위가 결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당국 역할의 중요성도 거론된다. 당국이 결제 분야 혁신 촉진과 소비자보호 간 균형있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는 주장이다.
류 연구원은 “간편결제는 소비여정에 내재화되고 있으며, 생체 정보 활용으로 더욱 간편해지고 사업자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당국은 새로운 결제 사업자를 위한 진입 규제 정비, 생체 정보 활용 등 기술적 규제 완화에 나서야 한다”고 분석했다.
소비자가 맡긴 선불충전금의 안전한 보관 등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제도도 필요하다. 특히 후불결제 등에서 빅테크와 카드사 등 사업자간 공정한 경쟁과 상생이 가능하도록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에 입각한 규율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진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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