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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기 상장 안 한다는 DB하이텍, 소액주주는 여전히 ‘반대’

오는 29일 주총서 물적분할 표대결 관건
주가 롤러코스터…17% 급등했다 5% 빠져
“2대 주주 국민연금 설득해 물적분할 막겠다”

DB하이텍이 물적분할에 나서면서 소액주주들이 반대하고 있다. 사진은 DB하이텍 상우공장.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홍다원 기자] DB하이텍(000990)이 소액주주의 반대에도 물적분할을 진행한다. '쪼개기 상장'은 없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17% 급등하기도 했지만 소액주주들은 향후 지분 가치 희석 우려에 여전히 반대하는 상황이다. 물적분할 여부는 오는 3월 주총 표 대결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DB하이텍은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브랜드사업부 분사를 주주총회 안건에 넣기로 했다. 팹리스(반도체 설계)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DB팹리스'(가칭)을 신설할 계획이다. '순수 파운드리'에 집중하면서 팹리스를 떼어 내 시너지를 내겠다는 판단이다. 오는 29일 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 안건이 통과되면 5월 2일 분할이 완료된다. 

다만 '쪼개기 상장' 논란 등 주주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신설법인은 상장하지 않는다. DB하이텍은 만약 DB팹리스가 상장하게 되더라도 모회사 주주들의 동의를 꼭 거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하겠다는 입장이다. 

DB하이텍은 물적분할을 택한 배경에 대해 "신설법인을 100% 자회사로 두면 신설법인의 실적을 모두 반영해 분사로 인한 매출 감소가 발생치 않는다"며 "오히려 기존 브랜드사업으로 인해 진출하지 못했던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 신설법인의 신규사업 진출에 따른 실적 개선도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DB하이텍 물적분할 추진은 벌써 두 번째다. 지난해 9월 물적분할 추진 당시 소액주주연대 반발로 안건을 철회한 바 있다. 소액주주들은 이번에도 반대에 나섰다. 주가 하락 우려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다. 

DB하이텍의 물적분할 추진 이유로 DB그룹의 지주사 전환이 꼽히기도 한다. DB그룹의 사실상 지주사이자 DB하이텍 최대주주(12.42%)인 DB Inc.가 지난해 말 기준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요건을 충족해서다. 

DB Inc.는 지난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주사 전환 통보를 받았다. 최대 주주인 DB하이텍 자산이 늘어나면서 DB Inc가 지주사 요건을 충족했다. 

공정거래법상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이며, 자회사 주식가액의 합계액이 지주사 자산총액의 50% 이상이면 법적으로 지주사로 전환해야 한다. 지주사는 자회사가 상장사라면 2년 안에 지분을 30% 이상 확보해야 한다. DB Inc.가 DB하이텍 지분을 17.6% 추가로 보유해야 하는 셈이다. 

DB하이텍 소액주주 연대는 입장문을 통해 "지주사 전환 이슈로 대주주(DB Inc.)가 DB하이텍 지분을 30%까지 확대해야 한다"면서 "기업 입장에선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주가 하락 유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29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 요건이 논의되는 만큼 표 대결이 치열할 전망이다. 소액주주연대는 국민연금을 설득해서라도 물적분할 안을 부결시키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DB하이텍 주요 주주는 ▲DB Inc. 및 특수관계인 17.84% ▲국민연금 8.34% 으로 구성됐다. 나머지 73.82%는 소액주주 및 기타 지분으로 소액주주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소액주주 비율이 74%에 달하는 만큼 주주총회 표 대결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물적분할안은 특별결의사항으로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1 이상과 출석주주 3분의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또 8%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의 표심을 확보하는 게 중요할 전망이다. 

DB하이텍 주가 흐름이 관건이다. DB하이텍 주가는 쪼개기 상장을 하지 않는다는 전망에 전날 17% 급등했지만 이날 5.28%(2800원) 하락한 5만200원에 마감했다. DB하이텍의 주가가 상승하면 소액 주주들의 물적 분할 반대 이유가 흔들릴 수 있다. 주주들이 물적분할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주가 하락이다. 실제 2020년 9월 LG화학과 2021년 8월 SK이노베이션이 물적분할을 발표하면서 모회사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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