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1만원 ‘아이유 운동화’의 몰락…토종 신발 브랜드 ‘스베누’ [망했어요]
아프리카TV BJ출신 황효진 대표가 2013년 설립
10~20대 사이 ‘커플 운동화’, ‘유행 운동화’ 유행
아이유부터, 클로이 모레츠 모델...공격 마케팅
품질·디자인 표절 논란...결국 2016년 폐업 결정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한때 10~20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20대 청년 성공신화를 썼던 국내 토종 신발 브랜드 ‘스베누’. 지금은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어느 변두리 보세 신발 가게와 온라인 일부에서 1만원이 채 안되는 가격에 팔리며 소비자들의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져가고 있다.
2010년대 초, 10~20대 인기 운동화…갑자기 몰락 왜?
‘스베누’는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TV BJ로 이름을 알린 황효진 대표이사가 2012년 온라인몰 ‘신발팜’을 개설하며 시작됐다. 황효진 대표는 2013년부터 자신의 방송에서 ‘신발팜’ 투자자들을 모집해 투자자들에게 2%의 이익금을 보장할 것을 약속했고 이렇게 확보한 투자금을 통해 2013년 10월 첫 스베누 신발 모델을 런칭했다.
특히 ‘스베누’는 당시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익숙한 10~20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었다. 트렌디한 디자인과 알록달록한 색상 등을 조합시켜 운동화를 제작하고 판매했다. 당시 스베누의 제품은 페이스북의 주 이용자였던 10~20대를 중심으로 ‘커플 운동화’, ‘유행 운동화’의 대명사로 불리며, 유행을 일으키기도 했다.
‘스베누’는 스타트업 답지않게 출시 초기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으로도 주목 받았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가수 아이유와 아이돌 그룹 AOA, 그리고 할리우드 스타 클로이 모레츠를 전속 모델로 내세우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기도 했다. 이후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스포츠 구단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스폰서십 계약을 맺는 등 광폭적인 마케팅 행보를 통해 10~20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품질·디자인 논란…과도한 마케팅 비용 '외형 부풀리기' 지적
또 SNS상에는 ‘스베누의 운동화는 심한 물빠짐, 이염 현상으로 세탁이 불가능하다’는 글까지 확산되며 소비자 신뢰도 하락까지 이어졌다. 당시 ‘비 오는 날 스베누를 절대 신고나가지 말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였다.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스베누’의 제품 디자인은 ‘예쁘고 세련된’에서 ‘비싼 짝퉁 신발’로 브랜드 이미지는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이러한 품질 문제는 ‘스베누’ 경영진의 부족한 경영능력이 발단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황효진 대표는 ‘스베누’의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매출액을 조작하고 자신의 사치를 위해 회사 자본을 활용하는 등 부도덕한 경영을 일삼은 것으로 전해진다.
황 대표는 억대 슈퍼카 여러 대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포스팅하며 억대 몸값의 모델을 기용하면서도, 하청업체들에게는 원자재와 제작 비용 약 300억원을 지불하지 않아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단기간에 가맹점을 늘리기 위해 마진을 부풀리고 마케팅 비용에만 한 해 100억원이 넘는 돈을 쓰는 등 외형확대에만 치중한 것이 발단이 됐다는 게 업계 측 분석이다.
‘스베누’는 2016년 초 임원진을 대거 교체한 뒤 디자인과 품질을 개선한 신제품 출시 계획을 밝히며 재도약의 기회를 다시 한번 노렸다. 하지만 신뢰도 하락과 매출 감소에 따른 경영난을 이기지 못한 스베누는 결국 2016년 모든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스베누’는 애초에 착실한 창업 기획과 자본마련으로 탄생한 브랜드가 아닌 인터넷 방송인의 벼락 성공으로부터 시작된 브랜드”라며 “당시 SNS을 통해 인기를 얻었지만 SNS를 통해 몰락의 길을 걷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에게 있어 소비의 만족도는 결국 제품의 품질 문제로 결정된다”며 “아무리 유명한 모델을 쓰고 입소문을 타더라도 결국 제품 품질이 떨어지면 결국 소비자들은 등을 돌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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