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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억 가치' 마이클 조던 유니폼, 마이클잭슨 ‘크리스탈 의자’…★의 애장품 [E-전시]

소장품에 담긴 시대의 흔적…‘셀럽이 사랑한 배그 앤 슈즈’ 전시
셀럽의 ‘삶’에 녹아든 관람객…마이클 잭슨 의자 마주해 울기도

세종미술관에서 열리는 ‘셀럽이 사랑한 백 앤드 슈즈(Bag&Shoes)’ 전시장에 희극배우 찰리 채플린(왼쪽)과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사용한 용품들이 전시돼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김서현 기자] 우리 곁에서 언제까지나 빛날 것만 같은 스타들. 이들이 직접 착용한 의상, 신발에는 순간순간의 영광이 담겨있다. 

현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 2관에서는 마이클 잭슨이 빌리진 무대에서 착용한 재킷, 마릴린 먼로가 착용한 가방 등 스타의 생생한 흔적이 담긴 ‘셀럽이 사랑한 백 앤드 슈즈(Bag&Shoes)’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랜드뮤지엄에서 지난 30년간 수집한 세계적인 스타 및 유명 인사의 패션 소장품을 모아 선보이는 전시로, 그간 모인 50만점 중 200여 점을 엄선했다. 이번 전시는 이랜드그룹의 의식주휴미락 사업부문의 일환으로, 국내 패션기업 최초로 소장품을 공개한 사례이기도 하다.

‘억’ 소리나는 셀럽 소장품...마이클 조던 뛰던 ‘바닥’까지 컬렉팅

그 활약이 현재진행형이 아니더라도 이름을 듣는 순간 바로 특정 장면이 떠오를 정도로 시대를 풍미한 이들. 이랜드뮤지엄은 셀럽들이 가장 반짝이게 빛을 냈던 장면들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셀럽이 사랑한 백 앤드 슈즈(Bag&Shoes)’ 전시장에 마이클 조던이 착용한 유니폼, 신발이 전시돼 있다. [사진 이랜드뮤지엄]

금방이라도 농구공을 튕길 듯, 역동적인 자세로 전시돼 있는 유니폼. 마이클 조던이 지난 1990년대 시카고불스 시절 착용했던 유니폼이다. 이 전설 속 유니폼은 경매에서 141억원에 낙찰됐다. 블랙과 레드가 합쳐져 ‘블랙캣’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농구화 ‘에어조던 13’ 역시 함께 자리했다. 해당 전시품의 경우, 농구 NBA팬카페에 전시 소식이 전해져 커뮤니티 내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고개를 돌려보니 언뜻 판자조각 같은 모양의 전시품이 눈에 띄었다.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자세히 살펴보니 알 수 없는 숫자가 적혀있다. 해당 전시품은 마이클 조던이 뛰던 농구장 바닥의 일부를 뜯어낸 조각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선수들이 뛰었던 농구장까지도 그 가치를 인정받아, 높은 값에 거래되고 있다.

 ‘셀럽이 사랑한 백 앤드 슈즈(Bag&Shoes)’ 전시장에 마이클 잭슨이 지난 1983년 ‘모타운 공연’에서 ‘빌리진’을 추며 착용했던 재킷이 전시돼있다. 생동감을 살리기 위해 가수의 춤추는 모습을 본뜬 실루엣을 함께 연출했다. [사진 이랜드뮤지엄]

영원한 세기의 뮤지션, 마이클 잭슨이 무대에서 착용했던 의상도 전시됐다. 마이클 잭슨이 직접 춤을 추는 듯 연속적 이미지로 구성된 실루엣과, 그 사이에 독보적인 자태를 풍기며 자리한 의상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가운데 위치한 재킷은 마이클 잭슨이 대중음악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공연이었던 1983년 ‘모타운 공연’에서 ‘빌리진’을 추며 착용한 시퀀스 재킷이다. 양옆엔 마이클 잭슨의 친필 사인이 그려진 로퍼와 페도라가 함께 전시됐다. 

가수 마이클 잭슨의 미완의 마지막 투어, 'This lis it' 을 위해 주문제작된 크리스털 의자. [사진 신인섭 기자]

멀리서부터 빛이 뿜어져나와 시선을 강탈하는 크리스탈 의자 역시 마이클 잭슨의 소장품이다. 스와로브스키 보석이 가득 박혀있으며, 마이클 잭슨이 직접 주문제작했다. 하지만 이토록 화려하게 제작된 의자에 마이클 잭슨은 단 한 번도 앉아보지 못했다. 의자를 만져보기도 전에 숨을 거뒀기 때문이다. 

이랜드뮤지엄 관계자는 “관람객 중에 소파를 지긋이 바라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분도 계셨다”며 “공연을 위해 손수 주문한 의자에 앉아보지도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하게 된 마이클 잭슨의 삶에 안타까움을 느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셀럽이 사랑한 백 앤드 슈즈(Bag&Shoes)’에 전시된 영화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루이비똥 트렁크.  ‘마인(Mine)!’이라는 문구가 박힌 연한 보라색 태그가 눈길을 끈다.  [사진 신인섭 기자] 

보라색 눈의 고전 할리우드 시대 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컬렉팅한 보석들도 전시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소장한 보석들은 약 1500억원 어치에 달한다.

특히 주목받았던 전시품은 3단으로 구성된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여행용 트렁크다. 보라색 눈이 매력적인 배우의 성격을 따라, 연한 보라색의 태그 안에 ‘마인(Mine)!’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는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지난 2017년에는 루이비통 측의 요청으로 이 여행용 트렁크를 비롯한 슈트케이스, 화장대 케이스, 도빌백 등 네 가지 가방을 전시회에 대여해주기도 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브랜드에서 감사 인사를 전달받은 사례에 해당한다.

로코코 양식부터 전쟁까지, 패션에서 살아숨쉬는 역사

이번 전시가 더욱 의미 있는 이유는 단순히 셀럽의 소장품을 보여주기식으로 진열해놓은 것이 아니라, 전시품들을 시대별로 조명할 수 있도록 구성해놓았다는 점이다. 전시품을 보면서 패션 아이템의 미술적, 역사적 가치를 재고해볼 수 있다.

시대별 여성용 가방과 구두. (왼쪽부터) 빅토리아 시대, 벨 에포크(좋은 시절 이란 뜻)시대 [사진 신인섭 기자]

위, 아래를 구분짓는 투톤 배색이 인상적인 부츠. 19세기 빅토리아 시대는 여성들의 야외 활동이 확대되던 시기다. 여성이 사회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목소리가 커지던 때다. 스포츠 등을 즐기기 위해서는 보다 편리한 생김새가 필요했는데, 길지 않은 기장의 치마와 발목을 보호하기 위한 부츠가 유행하게 된 계기다. 

바로 옆에선 화려한 패턴을 자랑하는 가방, 신발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프랑스어로 ‘좋은 시절’을 의미하는 벨 에포크 시대(19세기 초반)는 전쟁 없이 평화롭던 시기다. 당시 사람들은 음악과 춤에 매료됐고, 당시 누리던 화려한 일상이 패션에도 그대로 묻어나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시대별 여성용 가방과 구두. (왼쪽부터) 2차대전. 1960년대, 히피 세대. [사진 신인섭 기자]

1940년대는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던 시기다. 앞서 화려한 패턴을 자랑했던 가방, 신발과 달리 심플한 디자인으로 구성된 점을 확인해볼 수 있다. 여성들이 남성을 대신해 사회활동을 하던 시기이기 때문에, 언뜻 남성의 구두처럼 보이기도 한다.

1960~1970년대는 산업 혁명이 도래했던 시기다. 플라스틱, 비닐 등 신소재가 개발되면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베이비 블루, 베이비 핑크 등의 컬러를 적용할 수 있게 된 시기다. 

대량생산으로 인해 완성된 똑같은 가방, 신발에 지친 젊은이들이 이끈 ‘히피’ 운동의 흔적도 엿볼 수 있다. 본인의 개성을 아낌없이 표현하겠다는 의지가 뿜어져나오는 모습이다.

소장품 하나하나가 시대의 생활상을 대변하고, 선-후대의 소통을 이끌어낸다는 점이 물씬 느껴졌던 전시장. 선-후대의 연결지점을 보여주는 전시품은 또 있다. 바로 전시장의 마지막을 장식한 ‘슈 라스트’다. 

‘슈 라스트’는 나무로 사람의 발 형태를 그대로 본뜬 것으로, 특제 신발을 주문제작하기 위해 사용된다. 최근에는 플라스틱 등의 소재로 대체되고 있어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이랜드뮤지엄은 이 슈 라스트를 활용해 명장에게 복원을 요청하고, 그때의 신발을 마치 새것처럼 되살린 작품들을 선보였다. 과거와의 교감을 한차례 더 시도한 것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30년간 박물관 사업을 준비한 이랜드 컬렉션이 본격적으로 대중과의 만남을 시작하는데 의미가 있다”며 "고객이 직접 눈으로 보고,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대중과의 접점을 계속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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