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 떼는 토스페이, ‘데이터·오프라인·MZ세대’ 안고 달려간다[이코노 인터뷰]
[난립하는 페이시대] ⑤ 최재호 토스 사업전략총괄
“애플페이 출시 상황 보고 NFC 결제도 검토할 것”
“게임·패션 앱에선 압도적 이용률…리텐션 근거로 홍보해나갈 것”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9개 카드사와 46개 간편결제(페이) 서비스. 한국의 결제시장은 이른바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 이제는 글로벌 신용카드사 마스터카드의 결제 규모를 제친 ‘애플페이’도 들어온다. 이처럼 숨쉬기도 어려운 국내 결제시장의 틈바구니에서 당차게 도전장을 내민 곳이 있다. 바로 핀테크 기업 토스의 간편결제 서비스 ‘토스페이’다.
간편송금으로 큰 토스가 이제는 간편결제로 시장을 사로잡겠다는 것. 최재호 토스 사업전략총괄(Business Strategy Lead)은 토스페이의 목표가 ‘한국에서 제일 좋은 간편결제’라고 밝혔다. 그는 좋은 토스페이는 가맹점의 매출 확대와 이용자의 효용 증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서비스라 말한다.
하지만 의지만으론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이제야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토스페이가 간편결제 시장에서 어떻게 본격적인 주자로 거듭날 수 있을까. 궁금한 게 많아진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본사에서 최 총괄을 만나 난립하는 페이시대에서 토스페이의 현주소와 미래를 물었다.
속도와 간편함의 비결은 ‘소통하는 조직문화’
사실 토스는 그간 여러 가지 사업을 해왔다. 인터넷은행, 증권, 마이데이터, 최근에는 알뜰폰까지. 이 때문에 페이 서비스 출범은 8년이 돼가지만, 지난 5~6년간은 결제 사업에 집중하지 못했다는 게 토스의 변이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3년 전 LG유플러스 전자결제(PG)사업부를 인수해 토스페이먼츠를 출범하면서 결제 서비스에 집중하고, 이후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서 지난해 말 기준 2만5000개가 넘는 토스페이 가맹점을 확보했다. 지난해 거래액은 2021년보다 92% 넘게 성장하기도 했다.
최 총괄은 “1위 사업자와 비교해서 토스페이가 뒤처지는 건 사실이지만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며 “간편결제 시장의 성장 속도보다 토스페이의 성장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토스페이 성장의 원동력으로 대부분 이용자는 ‘빠른 속도’와 ‘간편함’을 꼽는다. 그런데 최 총괄은 이를 가능케 하는 조직문화를 더 강조했다. 그는 “토스는 직원 2000여명이 속도 저하나 버그 등의 문제가 생기면 제보하는 채널이 있다”며 “속도와 슬림함을 추구하는 토스 문화와 전 구성원이 소통할 수 있는 환경 덕분에 토스페이의 사용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네·카오 이길 전략은 ‘데이터’와 ‘오프라인’
현재 국내 결제시장의 최대 관심사인 애플페이에 대해선 어떻게 보고 있을까. 최 총괄은 출시 이후를 예의주시하며,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아직 토스페이는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 현재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이 바코드와 QR코드 결제만 지원하는 상황에서 NFC 결제도 염두에 둔 것이다.
최 총괄은 “아직 NFC 결제 출시를 확정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애플페이가 정말 시장의 메기가 된다면 곧바로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정도의 준비를 해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내로 눈을 돌려 네이버·카카오 등 기존 빅테크보다 우위에 설 만한 전략은 무엇이 있을까. 스마트스토어라는 유통 기반이 있는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톡·카카오택시라는 소셜 기반이 있는 카카오페이보다 토스페이는 열위에 있는 게 사실이다.
타사와의 차별 포인트로 최 총괄이 자신 있게 꼽은 것이 ‘데이터’다. 토스는 마이데이터 가입자 수가 약 1000만명으로 업계 1위 사업자이기도 하다. 그만큼 데이터 분석에 대한 노하우도 축적돼 있고, 머신러닝팀도 운영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 총괄은 “데이터를 활용해 현재 가맹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토스페이 팀 차원에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아이디어로 가맹점들의 매출이 늘면 토스페이의 수익도 함께 늘어나게 되는 상생 효과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토스플레이스라는 오프라인 기반이 있다는 점도 차별화 포인트다. 토스플레이스가 최근 5개월 동안 수도권 200여 매장에서 결제 단말기를 시범 운영한 결과, 하루 평균 400건 이상의 결제 중 단 한건도 오류가 발생하지 않았다. 안정적인 시스템과 다양한 결제 수단을 지원하는 토스플레이스 단말기와 토스페이의 영역을 넓히겠다는 게 최 총괄의 전략이다.
“MZ세대 이용률 높아…개인 소비 초점 맞춰 커나갈 것”
사실 최 총괄이 토스페이의 성장을 자신하는 가장 큰 근거는 바로 젊은 세대의 이용률이다. 전체 토스페이 이용자 350만명 가운데 200만명가량이 10~20대다. 토스페이는 일반 간편결제 시장 전체에서 보면 점유율이 4% 남짓이지만, 유명 게임이나 패션 플랫폼에서의 비중은 20~40%까지 한다. 이들을 끌어안고 가면 미래에 훌륭한 잠재고객이 된다는 게 그의 믿음이다.
최 총괄은 “‘MZ세대에게는 간편화와 빠름이 먹히는구나’라는 생각으로 조금 더 개인화된 스마트한 소비에 초점을 둘 것”이라며 “재구매나 재방문 등 리텐션(이용 유지율) 지표를 살펴보고, 이를 근거로 토스페이의 얼굴을 알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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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송금으로 큰 토스가 이제는 간편결제로 시장을 사로잡겠다는 것. 최재호 토스 사업전략총괄(Business Strategy Lead)은 토스페이의 목표가 ‘한국에서 제일 좋은 간편결제’라고 밝혔다. 그는 좋은 토스페이는 가맹점의 매출 확대와 이용자의 효용 증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서비스라 말한다.
하지만 의지만으론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이제야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토스페이가 간편결제 시장에서 어떻게 본격적인 주자로 거듭날 수 있을까. 궁금한 게 많아진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본사에서 최 총괄을 만나 난립하는 페이시대에서 토스페이의 현주소와 미래를 물었다.
속도와 간편함의 비결은 ‘소통하는 조직문화’
사실 토스는 그간 여러 가지 사업을 해왔다. 인터넷은행, 증권, 마이데이터, 최근에는 알뜰폰까지. 이 때문에 페이 서비스 출범은 8년이 돼가지만, 지난 5~6년간은 결제 사업에 집중하지 못했다는 게 토스의 변이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3년 전 LG유플러스 전자결제(PG)사업부를 인수해 토스페이먼츠를 출범하면서 결제 서비스에 집중하고, 이후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서 지난해 말 기준 2만5000개가 넘는 토스페이 가맹점을 확보했다. 지난해 거래액은 2021년보다 92% 넘게 성장하기도 했다.
최 총괄은 “1위 사업자와 비교해서 토스페이가 뒤처지는 건 사실이지만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며 “간편결제 시장의 성장 속도보다 토스페이의 성장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토스페이 성장의 원동력으로 대부분 이용자는 ‘빠른 속도’와 ‘간편함’을 꼽는다. 그런데 최 총괄은 이를 가능케 하는 조직문화를 더 강조했다. 그는 “토스는 직원 2000여명이 속도 저하나 버그 등의 문제가 생기면 제보하는 채널이 있다”며 “속도와 슬림함을 추구하는 토스 문화와 전 구성원이 소통할 수 있는 환경 덕분에 토스페이의 사용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네·카오 이길 전략은 ‘데이터’와 ‘오프라인’
현재 국내 결제시장의 최대 관심사인 애플페이에 대해선 어떻게 보고 있을까. 최 총괄은 출시 이후를 예의주시하며,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아직 토스페이는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 현재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이 바코드와 QR코드 결제만 지원하는 상황에서 NFC 결제도 염두에 둔 것이다.
최 총괄은 “아직 NFC 결제 출시를 확정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애플페이가 정말 시장의 메기가 된다면 곧바로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정도의 준비를 해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내로 눈을 돌려 네이버·카카오 등 기존 빅테크보다 우위에 설 만한 전략은 무엇이 있을까. 스마트스토어라는 유통 기반이 있는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톡·카카오택시라는 소셜 기반이 있는 카카오페이보다 토스페이는 열위에 있는 게 사실이다.
타사와의 차별 포인트로 최 총괄이 자신 있게 꼽은 것이 ‘데이터’다. 토스는 마이데이터 가입자 수가 약 1000만명으로 업계 1위 사업자이기도 하다. 그만큼 데이터 분석에 대한 노하우도 축적돼 있고, 머신러닝팀도 운영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 총괄은 “데이터를 활용해 현재 가맹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토스페이 팀 차원에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아이디어로 가맹점들의 매출이 늘면 토스페이의 수익도 함께 늘어나게 되는 상생 효과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토스플레이스라는 오프라인 기반이 있다는 점도 차별화 포인트다. 토스플레이스가 최근 5개월 동안 수도권 200여 매장에서 결제 단말기를 시범 운영한 결과, 하루 평균 400건 이상의 결제 중 단 한건도 오류가 발생하지 않았다. 안정적인 시스템과 다양한 결제 수단을 지원하는 토스플레이스 단말기와 토스페이의 영역을 넓히겠다는 게 최 총괄의 전략이다.
“MZ세대 이용률 높아…개인 소비 초점 맞춰 커나갈 것”
사실 최 총괄이 토스페이의 성장을 자신하는 가장 큰 근거는 바로 젊은 세대의 이용률이다. 전체 토스페이 이용자 350만명 가운데 200만명가량이 10~20대다. 토스페이는 일반 간편결제 시장 전체에서 보면 점유율이 4% 남짓이지만, 유명 게임이나 패션 플랫폼에서의 비중은 20~40%까지 한다. 이들을 끌어안고 가면 미래에 훌륭한 잠재고객이 된다는 게 그의 믿음이다.
최 총괄은 “‘MZ세대에게는 간편화와 빠름이 먹히는구나’라는 생각으로 조금 더 개인화된 스마트한 소비에 초점을 둘 것”이라며 “재구매나 재방문 등 리텐션(이용 유지율) 지표를 살펴보고, 이를 근거로 토스페이의 얼굴을 알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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