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가 애플페이에 ‘색깔’을 빼앗긴 사연[이코노Y]
현대카드, 애플페이에 ‘흰색 바탕+카드 이름’ 디자인으로 통일
정태영 “애플 고유 느낌만 전하려”…유저들 “부회장님 개인 취향 아니냐”
레드·그린 등 프리미엄 라인은 컬러 살려…“현대 카스트제도”라는 비판도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출시 9년 만에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애플페이의 확산세가 매섭습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21일 오후 10시 기준으로 애플페이 토큰 발행이 100만명을 넘었다고 밝혔습니다. 정 부회장은 “애플팀은 ‘역대 최고 기록’(highest record ever)이라는데 구체적인 의미와 기준은 천천히 살피도록 하겠다”고 전하기도 했죠.
어찌됐건 카드사 등 전통 금융사들이 ‘찻잔 속의 태풍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던 역사는 다소 민망해진 상황입니다. 애플페이 이용자들은 현재, ▲해외겸용 카드 중 아멕스(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브랜드 이용 불가 ▲교통카드 미지원 ▲이마트·스타벅스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 이용 불가 등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편의성에 대부분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아쉬움을 표한 지점은 따로 있었습니다. 이 같은 기능적인 문제가 아닌, 바로 ‘디자인’입니다. 기존 현대카드의 다양한 디자인들을 애플 월렛에 구현하지 않고, 애플 고유의 색인 화이트실버 컬러로 통일을 시켜버린 것이죠.
이를 두고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는 디자인에 굉장한 자부심이 굉장히 큰 회사이긴 하나 여러분의 애플페이에는 현대카드의 독자적인 디자인을 되도록 다 없앴다”며 “애플페이의 온전한 느낌만 전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아이폰 유저들의 마음을 알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죠.
하지만 많은 아이폰 유저들은 정 부회장의 변(辯)에 그다지 공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이건 순전히 부회장님 개인 취향 같다” “카드 디자인을 모조리 제거해버리는 걸 반기는 유저가 얼마나 될까” “고화질 실물 이미지를 넣어주는 게 오히려 애플 감성 아닌가”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졌죠.
현대카드와 아이폰 모두를 11년째 사용하고 있는 한 IT 업계 관계자도 “현대카드는 ‘디자인이 혜택’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카드 디자인이 중요한 요소”라며 “이 점을 안 살리고 흰색 카드에 카드 이름만 새겨 놓은 건 본인들의 혜택을 줄인 꼴”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사실 업계에선 현대카드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건 대부분 현대카드의 디자인이 ‘세로형’이기 때문이라 보고 있습니다. 세로 플레이트를 그냥 가로로 이식하는 건 양사 모두의 브랜드 철학과 맞지 않을뿐더러 가로형에 맞게 모두 리뉴얼하는 건 엄청난 품이 들죠. 결국 ‘애플의 컬러를 따라가겠다’는 구실로 차선책을 만든 겁니다.
부정적인 반응만 있는 건 아닙니다. “애플페이에 색깔을 빼 애플스러움을 구현했다” “이 카드, 저 카드 복잡한 것보다 미니멀해서 마음에 든다” 등의 의견도 일부 나왔습니다.
다만 흥미로운 건 현대카드의 프리미엄 라인은 그 색깔을 모두 살렸다는 점입니다. 프리미엄 현대카드들은 그린·핑크·레드·퍼플·블랙 등 색깔로 각 카드의 등급과 정체성을 드러냅니다. 때문에 이 카드들을 가진 이용자들은 실물카드의 색상을 애플 월렛에서도 그대로 느낄 수 있죠.
그러나 이도 비판받는 또 다른 지점이 돼 버렸습니다. 애플 온라인 커뮤니티 유저들은 “애플페이에서도 알록달록한 카드를 보고 싶으면 연회비 비싼 카드를 쓰라는 것인가” “현대카드가 컬러로 카스트제도를 만드는 것 아니냐” “애플페이 수수료를 연회비로 만회하려는 것 아니냐” 등의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 관계자는 “디자인 관련 사항은 양사가 공식적으로 협의를 한 결과물”이라고만 답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물론 이 100만명이라는 숫자가 실제 애플페이를 등록한 ‘사람 수’를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애플페이는 카드 번호를 애플 서버나 개인 단말기에 저장하지 않고 고유의 기기 계정번호를 생성한 후 암호화 과정을 거쳐 단말기 내부 보안 칩에 저장하는 방식을 취합니다. 쉽게 말해 사용자가 1개 카드 정보를 아이폰과 애플워치 등 2개의 기기에 등록했다면 애플페이 토큰이 각각 1개 발행되는 것이죠. 즉 애플페이 등록 ‘기기 수’가 100만개라고 보는 게 정확합니다.
어찌됐건 카드사 등 전통 금융사들이 ‘찻잔 속의 태풍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던 역사는 다소 민망해진 상황입니다. 애플페이 이용자들은 현재, ▲해외겸용 카드 중 아멕스(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브랜드 이용 불가 ▲교통카드 미지원 ▲이마트·스타벅스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 이용 불가 등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편의성에 대부분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아쉬움을 표한 지점은 따로 있었습니다. 이 같은 기능적인 문제가 아닌, 바로 ‘디자인’입니다. 기존 현대카드의 다양한 디자인들을 애플 월렛에 구현하지 않고, 애플 고유의 색인 화이트실버 컬러로 통일을 시켜버린 것이죠.
이를 두고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는 디자인에 굉장한 자부심이 굉장히 큰 회사이긴 하나 여러분의 애플페이에는 현대카드의 독자적인 디자인을 되도록 다 없앴다”며 “애플페이의 온전한 느낌만 전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아이폰 유저들의 마음을 알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죠.
하지만 많은 아이폰 유저들은 정 부회장의 변(辯)에 그다지 공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이건 순전히 부회장님 개인 취향 같다” “카드 디자인을 모조리 제거해버리는 걸 반기는 유저가 얼마나 될까” “고화질 실물 이미지를 넣어주는 게 오히려 애플 감성 아닌가”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졌죠.
현대카드와 아이폰 모두를 11년째 사용하고 있는 한 IT 업계 관계자도 “현대카드는 ‘디자인이 혜택’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카드 디자인이 중요한 요소”라며 “이 점을 안 살리고 흰색 카드에 카드 이름만 새겨 놓은 건 본인들의 혜택을 줄인 꼴”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사실 업계에선 현대카드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건 대부분 현대카드의 디자인이 ‘세로형’이기 때문이라 보고 있습니다. 세로 플레이트를 그냥 가로로 이식하는 건 양사 모두의 브랜드 철학과 맞지 않을뿐더러 가로형에 맞게 모두 리뉴얼하는 건 엄청난 품이 들죠. 결국 ‘애플의 컬러를 따라가겠다’는 구실로 차선책을 만든 겁니다.
부정적인 반응만 있는 건 아닙니다. “애플페이에 색깔을 빼 애플스러움을 구현했다” “이 카드, 저 카드 복잡한 것보다 미니멀해서 마음에 든다” 등의 의견도 일부 나왔습니다.
다만 흥미로운 건 현대카드의 프리미엄 라인은 그 색깔을 모두 살렸다는 점입니다. 프리미엄 현대카드들은 그린·핑크·레드·퍼플·블랙 등 색깔로 각 카드의 등급과 정체성을 드러냅니다. 때문에 이 카드들을 가진 이용자들은 실물카드의 색상을 애플 월렛에서도 그대로 느낄 수 있죠.
그러나 이도 비판받는 또 다른 지점이 돼 버렸습니다. 애플 온라인 커뮤니티 유저들은 “애플페이에서도 알록달록한 카드를 보고 싶으면 연회비 비싼 카드를 쓰라는 것인가” “현대카드가 컬러로 카스트제도를 만드는 것 아니냐” “애플페이 수수료를 연회비로 만회하려는 것 아니냐” 등의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 관계자는 “디자인 관련 사항은 양사가 공식적으로 협의를 한 결과물”이라고만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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