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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폴 조롱하던 ‘테라’ 권도형, 결국 ‘검찰엔딩’ 맞는다[위클리 코인리뷰]

BTC, 파월 발언에 급락했지만 하룻새 가격 회복
권도형, 몬테네그로서 체포…국내 송환은 미지수
SEC, 코인베이스에 증권법 위반 경고…주가 폭락
‘트론’ 저스틴 선, 린제이 로한 등 셀럽에 ‘뒷돈’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사진 유튜브 Terra 캡처]
위클리 코인리뷰는 한 주간의 암호화폐(가상자산) 시장을 돌아보는 코너입니다. 너무나도 복잡하게 흩어져있는 시장의 정보를 ‘코인러’ 여러분께 정리해 전달 드립니다. 지난 일주일에 대한 리뷰이므로 현재 시세와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투자 결과는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 [편집자]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콘퍼런스나 밋업을 개최해 나의 상황을 극복할 것. 전 세계 경찰의 참석을 환영한다.”, “납세자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이들을 VIP의 영예로 초대할 것. 비행기 표까지 제공할 수 있다.”

불과 4개월 전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뱉은 말들이다. 당시 코인러들은 조롱으로 점철된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 발언에 기함했다. 하지만 결국 권 대표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동유럽의 작은 국가 몬테네그로에서 허무하게 붙잡히고 말았다.

많은 국내 투자자들은 국내 송환보다는 미국 당국에서 조사받기를 원하는 분위기다. 국내선 경제사범에 대해 너무 관대하다는 것. 그러나 우리 법무부와 검찰의 의지도 확고하다. 몬테네그로 현지로 검사를 보내 송환 절차를 논의키로 했다. 어찌됐건 권 대표는 이제 빠져나갈 구멍이 없게 됐다. 봄날씨가 완연한 지금, 그는 벚꽃엔딩이 아닌 ‘검찰엔딩’을 맞이한다.

주간 코인 시세: BTC, 무난한 시세 유지…XRP는 급등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20~24일 비트코인 가격은 최저 3468만6946원(23일·목요일), 최고 3748만7312원(23일·목요일)을 기록했다.

이번 주 비트코인 가격은 주초부터 꾸준히 3600만원대를 유지하다가 지난 23일 오전 3시께 급락했다. 하지만 당일 오후 11시 30분께부터 급반등하면서 이후 다시 360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한 데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던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2일(현지시간)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파월 의장은 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은행 시스템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면서도, 인플레이션 지속 가능성 때문에 금리인하는 고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파월의 발언으로 비롯된 시장의 불안감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사라졌다. 오히려 시장은 연준의 금리인상이 끝에 다다른 점에 집중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에이트는 코인텔레그래프를 통해 “코인 투자자들은 아직 안도감을 느낄 수 있는 국면에 있다”며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멈출 잠재력이 크고 경기침체 발생 여부는 불확실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리플의 경우 24일 오후 4시 20분 기준 일주일 전보다 17.75% 급등했다. 리플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사이의 소송이 리플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곧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21일(현지시간) 유투데이에 따르면 리플과 SEC 재판의 담당 판사가 이번 주 안에 약식 판결(summary judgment)의 결론을 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암호화폐 주간 원화 시세(3월 20~24일). (위부터)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리플(XRP), 에이다(ADA), 도지코인(DOGE). [제공 코인마켓캡]
리플 외 다른 알트코인들은 비트코인과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지난 24일 오후 4시 20분 기준 이더리움과 에이다는 일주일 전보다 각각 5.16%, 9.92% 상승했다. 도지 코인은 같은 기간 2.28% 오르는 데 그쳤다.

주간 이슈①: 권도형, 해외도피 11개월만 체포…국내 송환은 미지수

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당사자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해외 도피 11개월 만에 지난 23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되면서 국내 송환 가능성과 시점에 관심이 쏠린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사진 야후파이낸스]
검찰은 권 대표의 신속한 송환을 위해 범죄인 인도 절차를 밟는다는 방침이지만, 미국과 싱가포르 당국도 동시에 수사 중인 탓에 절차가 매우 복잡할 전망이다. 권 대표가 현지에서 소송으로 시간을 끈다면 국내 법정에 서기까지 수년이 소요되거나, 최악의 경우 아예 세우지 못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권 대표는 테라·루나 사태가 본격적으로 터지기 전인 지난해 4월 한국을 떠났다.

몬테네그로 현지 언론은 그가 위조된 코스타리카 여권을 사용해 두바이행 비행기 탑승을 시도하다가 23일 적발됐으며, 공문서 위조 혐의로 체포돼 포드고리차 지방검찰청으로 연행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24일 법무부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과 함께 몬테네그로 당국에 권 대표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인터폴과 공조해 지난해 9월 적색 수배하고 10월 외교부에 요청해 여권을 무효로 한 바 있다.

올해 1월에는 당시 권 대표가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세르비아에 긴급인도 구속을 청구했다. 이는 인도 청구를 전제로 체포·구금을 요청하는 제도다. 검찰은 몬테네그로에도 같은 청구를 해 권 대표가 도주 또는 석방되지 못하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이 같은 조치에도 권 대표가 언제 한국으로 송환될지는 미지수다. 권 대표가 한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의 사법당국의 수사 대상이 돼 상황이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 검찰은 권 대표를 증권 사기,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상품사기, 시세조종 공모 등 총 8개 혐의로 기소했다.

미국 법무부도 지난달 같은 달 테라 폭락 사태 수사에 착수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하는 등 권 대표는 미국 당국의 동시다발적인 수사·조사 선상에 올랐다.

싱가포르 경찰은 800억원 규모의 암호화폐 사기 혐의로 피소된 권 대표에 대해 지난달 수사에 착수했다.

만일 몬테네그로 법원이나 법집행부서에서 권 대표의 신병을 한국이 아닌 다른 국가로 인계하기로 결정한다면 한국 법정에 그를 세우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몬테네그로 국기. [사진 연합뉴스]
몬테네그로 당국이 권 대표를 단순 추방할 가능성도 있다.

국가 간 범죄인 인도의 기본 전제는 인도를 요청한 국가에서 적용한 범죄 혐의가 요청받은 국가에서도 범죄로 인정될 때다. 몬테네그로 법체계가 권 대표가 받는 암호화폐 사기 행각을 불법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가짜 여권을 사용한 혐의만을 적용해 추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부와 검찰은 이런 복잡한 변수 속에서도 권 대표를 신속히 국내에 송환해 우리 사법 관할권 안에서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외교 채널로 몬테네그로 측과 접촉하는 한편, 법무부 소속 검사를 현지에 파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무엇보다 다른 국가보다 범죄인 인도 청구를 먼저 하는 것이 신병 확보에 유리하다는 판단으로 절차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미국 등이 신병을 확보하게 된다면 현지에서 재판이 마무리돼 형을 살고 있는 피고인을 데려와 수사와 재판을 받게 하는 ‘임시인도’ 제도를 활용할 수도 있다.

주간 이슈②: 코인베이스, SEC의 경고에 주가 14% 폭락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주가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증권법을 위반했을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소식에 급락했다.

코인베이스 주가 추이. [제공 구글 금융]
지난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코인베이스의 주가는 전날보다 14.05% 하락한 6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코인베이스는 이날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SEC로부터 ‘웰스 노티스’(Wells notice)를 받았다고 공지했다. 웰스 노티스는 금융당국이 불법 금융 거래 등 혐의가 있는 개인과 법인에 보내는 사전 통보다. 법적 제재를 앞두고 소명 기회를 부여하려는 목적이다. 웰스 노티스를 받은 회사나 개인은 30일 이내에 해명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코인베이스는 “SEC에 증권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자산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고 요청했으나 SEC가 이를 거부했다”며 “마구잡이식 조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SEC에 타당한 암호화폐 규정을 요구했으나 그 대신 법적 위협을 받았다”며 “코인베이스의 제품과 서비스는 계속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확신해도 된다”고 덧붙였다.

주간 인물: 저스틴 선, ‘유명인 뒷돈’ 논란…SEC로부터 기소

미 SEC가 미등록 증권 판매와 시장 조작 등의 혐의로 저스틴 선 트론 창업자를 기소했다.

저스틴 선 트론 최고경영자(CEO). [사진 코인데스크]
지난 22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US에 따르면 SEC는 저스틴 선을 미등록 증권 판매, 사기, 시장 조작 혐의로 수사 당국에 고소했다. 트론 재단, 비트토렌트와 재단을 상대로도 소송을 제기했다. 

SEC는 “저스틴 선은 광범위한 자금 세탁 거래를 통해 트론(TRX)의 2차 시장을 조작했다”며 “직원들을 이용한 워시 트레이딩으로 TRX 거래량 60만건을 인위적으로 부풀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케팅 비용을 받았다는 사실을 숨긴 채 유명인의 트위터를 통한 TRX와 비트토렌트(BTT) 광고를 추진했다”고 지적했다.

SEC는 홍보비를 받은 후 이를 숨기고 트위터에서 TRX와 BTT 등을 홍보한 혐의로 유명 연예인들도 고소했다. 린제이 로한, 제이크 폴, 소울자 보이, 릴 얏티, 니요, 에이콘 등으로 SEC에 따르면 이들 대부분이 혐의를 인정했다. SEC는 이들이 대가를 받고 광고를 하지만 해당 사항을 알리지 않은 점을 문제삼았다.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이번 사건은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미등록 증권에 직면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의 한 예”라며 “저스틴 선은 미국 투자자들을 표적으로 삼아 수백만 달러의 불법 수익을 창출했으며, 등록되지 않은 거래 플랫폼에서 매매를 가장해 시장의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앞서 겐슬러 위원장은 거래소가 시장 조성자와 브로커 등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에 대해 위험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저스틴 선은 콘텐츠 거래용 암호화폐인 트론의 창시자이자, 암호화폐 거래소 후오비 글로벌의 대표다. 약 344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업계의 유명 인사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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