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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깻잎 넣고 도수 낮췄더니”....믹싱주 ‘맥키스’, 물탄 위스키 ‘그린자켓’ [망했어요]

국내 최초 믹싱주 ‘맥키스’, 2013년 출시
과일소주 등 혼합주류 출시에 판매부진
’한국식 로컬 양주’ 그린자켓, 가성비 인기
저도 위스키 인기 하락에 결국 단종

맥키스컴퍼니(구 선양)가 2013년 출시한 국내 최초 믹싱주 ‘맥키스’. [사진 맥키스컴퍼니]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2010년대 초중반부터 국내에선 ‘믹싱주(혼합주)·저도주’를 마시는 문화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단순히 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양한 맛과 향을 첨가한 술을 간편하게 즐기려는 애주가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이때 등장한 것이 바로 국내 최초 믹싱주 ‘맥키스’다. 맥키스는 충청도 지역에 기반을 둔 주류 제조업체 맥키스컴퍼니(구 선양)가 2013년 출시한 알코올 도수 21도의 칵테일용 주류다. 출시 10개월 만에 60만병 이상을 판매하며 히트상품 대열에 합류한 맥키스는 2014년 황산화 성분이 들어 있는 깻잎 첨가물을 담은 ‘깻잎담은 맥키스’를 리뉴얼 출시하기도 했다. 믹싱주 대중화에 대한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맛과 품질을 더욱 높인 것이다. 

“입맛대로 섞어 마신다” 믹싱주 3년여만에 단종

맥키스는 맥키스컴퍼니의 사명을 그대로 반영해왔을 정도로 회사가 주력해온 제품이다. 2년여 간 개발 과정을 거쳐 맥키스컴퍼니는 창립 40주년이었던 2013년 ‘선양’에서 새롭게 바뀐 사명과 동시에 신규 브랜드로 맥키스를 주력 상품으로 키워나갈 계획이었다. 

당시 국내 칵테일 시장에서 베이스로 쓰이는 값 비싼 보드카나 진, 럼 등의 수입주류에 의존하고 있던터라 국산 보리를 원료로 칵테일용 주류를 만들어 국내 틈새 시장을 파고들었다.

또 개인의 입맛대로 오렌지주스, 토닉워터, 스포츠음료, 스크류바 등 다양한 음료를 개인의 입맛대로 섞어 마실 수 있어 주요 타깃층인 2030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주류 소비 트렌드의 중심에는 2030 소비자가 자리하는 특성을 고려해, 이들 세대 특성이 반영된 새로운 음주 문화를 형성해나간 것이다.

여기에 방송인 신동엽을 내세운 광고를 통해 맥키스를 접한 소비자들이 구매를 시작한 후 권유와 재구매로 이어지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을 중심으로 큰 흥행을 이끌기도 했다.

하지만 인기는 잠깐이었다. 이후 과일소주 등 혼합주류가 출시되면서 믹싱주 문화가 쇠퇴하며 판매량은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맥키스는 결국 출시 3년여만인 2017년 단종 수순을 밟게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시 믹싱주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했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과일소주 등이 등장하면서 점차 인기를 잃어갔다”고 설명했다.

맥키스는 2013년 방송인 신동엽을 광고모델로 발탁했다. 신동엽 맥키스 해방샷 CF 장면. [사진 유튜브 및 맥키스컴퍼니]

스킨병 디자인 ‘그린자켓’, 위스키 시장 침체에 생산 중단  


일명 ‘물탄 위스키, 한국 로컬식 양주’로 불리던 저도 위스키도 있었다. 윌리엄그랜트앤선즈가 2016년 출시한 위스키 ‘그린자켓’이다. 그린자켓은 130여년 역사상 아시아 최초로 현지 법인 주도로 국내 유일의 숙성 연산이 있는 36.5도 프리미엄 위스키로 개발됐다.

무연산 제품 대비 정통성과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강점에 출시 한달여만에 약 10만병이 판매되는 등 당시 위스키 애호가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린자켓은 윌리엄그랜트앤선즈의 6대 마스터 블렌더 브라이언 킨스만이 각별히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블렌딩한 제품으로 디자인 면에서는 에메랄드 그린색을 사용해 당시 ‘아버지 스킨병’과 비슷하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병 중앙 다이아몬드 모양의 홈을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하기도 했다. 당시 가격 역시 2만원대 안팎으로 구입할 수 있어 저렴하게 먹기 좋은 위스키로 인기를 얻기도 했다. 

윌리엄그랜트앤선즈가 2016년 출시한 위스키 ‘그린자켓’. [사진 윌리엄그랜트앤선즈]

‘그린자켓’은 이색적인 제품명으로 화제를 이끌기도 했다. 그린자켓은 세계적인 골프대회에서 우승자에게 입혀주는 녹색자켓에서 유래해 최고 위치에 오른 것을 상징, 최고에 오른 사람들이 승리와 순간을 기념하기에 제일 잘 어울리는 위스키임을 의미하며 나아가 국내 위스키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담기도 했다.

하지만 ‘저도주’라는 명목 하에 쉽게 취하지도 않고 첨가된 바닐라 향이 미미하게 느껴지는데다 밍밍한 맛으로 점차 인기를 잃어갔다. 또 저도주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자 이를 대체할만한 소주 등의 제품 출시가 잇따르자 출시 3여년 만에 단종수순을 밟게됐다.

다만 아직 일부 재고품들은 주류매장이나 온라인에서 판매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맛보다는 특이한 디자인으로 선물용이나 증정용 위스키로 인기가 하락해갔다”며 “이후 2020년 코로나19 영향에 술을 즐기는 문화가 점차 사라지며 그린자켓 역시 매출 하락에 생산을 중단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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