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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한샘 공개매수에 속 끓는 소액주주

소액주주 “자사주 매각은 결국 주머니만 바꾼 격”
IMM PE “주주가치 제고 위한 가장 공정한 방법”

한샘 사옥 전경. [사진 한샘]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연서·송재민 기자] 한샘(009240) 최대주주 IMM 프라이빗에쿼티(PE)의 공개매수는 과연 성공한 것일까. IMM PE가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율을 34.44%로 끌어올리긴 했지만, 절반 가량은 한샘이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라는 점에서 성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한샘 소액주주들 사이에선 대주주와 한샘만 좋은 불공평한 게임이었다는 불만이 가득하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MM PE는 지난 2일부터 21일까지 주당 5만5000원에 발행주식 총수의 7.7%인 181만8182주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이에 14일 한샘 이사회는 자사주 90만9091주를 IMM PE 운영 펀드인 하임 및 하임2호의 공개매수에 응모해 처분하기로 결의했다. 

소액주주 측은 한샘이 공개매수를 통해 자사주를 매각한 점을 지적했다. 박장호 한샘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IMM PE가 공개매수에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공개매수에 응하는 주주가 없으니 도중에 한샘에서 자사주를 공개매수로 매각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약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각한 것은 최대주주인 IMM PE에만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한샘은 공개매수에 참여해 자사주 90만9091주를 매각했는데 이는 IMM PE의 전체 공개매수 규모 1000억원 중 절반에 해당한다.

앞서 한샘은 IMM PE가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 지난해 1·4·6월 세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 기간 한샘이 매입한 자사주는 140만주가량으로 평균 매수 단가는 7만7000원 수준이다. 당시 한샘은 자기주식 취득 목적을 ‘주가안정 및 주주가치제고’라고 명시했다. 

그런데 이 자사주를 공개매수를 통해 IMM PE에 주당 5만5000원에 넘겼으니 비싸게 사서 대주주에게 싸게 판 셈이 된 것이다. 

소액주주 측은 주주가치제고를 말하며 자사주를 매입해놓고 공개매수에서 매각하는 것은 최대주주만 손쉽게 지배력을 강화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자사주 매각은 결국 주머니 바꿔 끼우기에 불과하다”며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소액주주는 이득을 보지 못하고, 대주주와 한샘만 이득을 봤다”고 말했다. 

공개매수는 특정기업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주식의 가격, 수량을 미리 제시하고 불특정다수로부터 매수하는 방법이다. 내년부터는 상장사 의무공개매수제도까지 도입된다.  M&A로 상장사 지분의 25% 이상을 확보해 최대주주가 되면, 같은 가격으로 일반주주 지분도 50%+1주까지 사야 한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일반 주주에게도 똑같은 가격에 지불하라는 뜻이다. 

이런 제도까지 도입되는 마당에 한샘이 IMM PE 공개매수에 참여해 자사주를 매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대표는 “기업의 자금 조달 방안에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공개매수를 택한 것은 일반 주주를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고 말했다.

다만 한샘 측은 공개매수 참여가 자금 조달을 위한 최선의 방향이었다는 입장이다. 한샘 관계자는 “자금 조달을 위한 다른 방안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해왔다. 차입금이 증가하게 되면 신용등급 하향 등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었다”며 “공개매수에 응하면 바로 현금화가 가능한만큼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IMM PE 관계자는 “소액주주에게 우호적인 방안으로 공개매수를 결정했다”며 “가장 부담이 적고 공평하다고 생각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상증자를 추진하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거나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며 “하루 거래량이 10만 주가 안되는 날이 많은데 180만 주 가량을 장내에서 거래하는 것도 무리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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