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한파 직격탄…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순위 1→5위 밀리나
14년 만에 처음 1위 자리 내 줄듯
삼성전자 DS, SK하이닉스 대규모 적자 전망
車 산업 호조에 현대차‧기아 실적 1~2위 예상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반도체 한파가 국내 주요 기업 실적 순위에 쓰나미를 몰고 왔다.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기준으로 5위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위는 현대자동차, 2위는 기아자동차로 자동차 기업이 올라서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는 뒤로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기준 1위 자리를 내 준 것은 2009년 이후 한 번도 없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3개 이상의 증권사가 내놓은 국내 기업 1분기 실적 전망치를 종합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삼성전자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평균치는 약 1조640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삼성전자가 14조12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것과 비교하면 약 88% 줄어든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 2조86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SK하이닉스의 경우 올해 1분기에는 3조48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IT 수요부진에 따른 반도체 시장 위축의 여파로 해석된다. 얼어붙으며 생긴 여파로 해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글로벌 D램 매출은 전 분기보다 32.5%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요 위축으로 평균판매단가(ASP)가 하락한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면서 반도체 기업들의 불황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반도체 사업 부진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반도체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DS 부문만 떼놓고 보면 3조~4조원대 적자 가능성을 언급하는 곳도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 DS 부문의 1분기 영업손실이 3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BNK투자증권도 삼성전자가 3조4600억원의 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이 ‘감산’ 계획을 내놓는 것도 글로벌 수요를 충족하고 가격 상승을 이끌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해석된다. 메모리 반도체 생산 2위 기업인 SK하이닉스와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은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는 등 감산에 나섰다. 이들 기업은 올해 투자도 신중하게 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1위인 삼성전자도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지만 첨단 공정 전환을 통해 ‘자연적 감산’에 들어갈 수 있다고 일각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지난 15일 주주총회에서 “설비 투자는 시황 변동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 등 자동차 업체들은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다른 업종 기업들이 부진한 상황에서 눈에 띄는 성장률을 기록하며 1분기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1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2조5500억원, 2조3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2%, 26%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해 반도체 공급난 등으로 자동차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곤욕을 치렀지만, 올 들어 이런 문제가 해결되고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실적도 개선됐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었다. 지난해 현대차는 142조5300억원의 매출액과 9조8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었다. 양사는 지난 1~2월 미국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16만2600여대를 판매하는 등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선단(Fleet) 판매 위주로 현대차의 도매 판매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딜러의) 인센티브는 산업 평균(1500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전년 대비 수익성 개선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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