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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예요] “230만원짜리 ‘잔디밭 운동화’? 안 사요 안 사”…명품 브랜드 ‘무리수’ 컬렉션

‘진격의’ 로에베…잔디 운동화부터 얼굴 페인트 드레스까지
발렌시아가·레이즈 협업, ‘감자칩 봉지 클러치’ 257만원
과일 달린 루이비통 ‘아티카퓌신 BB 우르스 피셔’ 1050만원

로에베 2023 S/S 남성복 컬렉션. 조나단 디자이너가 연일 파격적인 행보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로에베]  
[이코노미스트 김서현 기자] 명품 브랜드에서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는, 일명 ‘기괴한’ 컨셉의 패션 아이템들을 내놓아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흔히 예상하는 신발의 형태를 뛰어넘고, 과감한 장식이 돋보이는 패션 아이템들. 독특한 생김새 속에 숨어든 의미는 무엇이고, 이 특별한 제품들의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과감함이 돋보이는 이색 패션아이템들. 왼쪽 위부터 차례대로 발렌시아가 감자칩 봉지 클러치, 로에베 그라스 스니커즈, 페이스 프린트 스트랩 드레스, 보테가베네타 가죽 신발. [사진 각 사 홈페이지, 온라인 커뮤니티]

패션업계에 따르면 스페인 럭셔리 하우스 로에베는 지난해 6월 파리 남성복 패션위크에서 ‘기술과 자연의 대화’를 주제로 한 2023 S/S 남성복 컬렉션을 공개했다. 그중 단연 눈길을 끈 것은 발끝부터 뒤꿈치까지, 모든 면을 무성한 잔디가 에워싸고 있는 ‘그래스 스니커즈’다. 물만 뿌려주면 풀이 잔디처럼 계속 자라나는 허브 개박하(캣닢)의 씨앗을 사용해 신발을 가득 메웠다, 해당 제품의 가격은 230만원이다.

이 ‘잔디 신발’은 로에베를 이끄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의 작품으로, 올해 38세의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젊은 디자이너다. 자연의 산물과 함께 등장한 모델들의 모습 속에 환경 파괴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담았다. 

모든 면을 무성한 잔디가 에워싸고 있는 로에베‘그래스 스니커즈’. 가격은 230만원이다. [사진 로에베 홈페이지]
이번 컬렉션에서 조나단은 스페인의 바이오 디자이너 파울라 울라구이 에스카로나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직물과 의복에 식물을 재배하고 실험하는 과정을 거쳤다. 의상과 신발에 부착한 잔디는 실제로 이 두사람이 20일 동안 씨를 뿌리고 재배한 싹인 것으로 전해졌다. 

친환경을 소재로 한 패션쇼는 이미 여러 선례가 존재한다. 친환경 소재 개발을 비롯해 패션쇼 장에 160그루의 나무를 심어 실제 숲을 조성하는 등 여러 시도가 이어져왔다. 하지만 뉴욕·런던·밀라노·파리 등 세계 4대 패션위크 현장에서 풀이 자라는 옷을 직접 선보인 건 로에베 컬렉션이 처음이다. 

지난해 12월부터 글로벌 브랜드 엠버서더로 선정된 걸그룹, 엔믹스의 얼굴이 담긴‘로에베 페이스 프린트 스트랩 드레스’. 가격은 440만원이다. [사진 로에베]

조나단 디자이너의 파격적인 행보는 이게 끝이 아니다. 로에베는 지난해 12월 새롭게 글로벌 앰버서더로 발탁된 걸그룹 엔믹스와 함께한 SS23 프리컬렉션 캠페인 화보에서도 특별한 룩을 연출했다. 멤버들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박힌 ‘얼굴 드레스’를 선보인 것이다.

화보 속 멤버들은 각자의 얼굴이 새겨진 민소매 미니 드레스를 착용했다. 앞면이 세 단으로 접혀, 코와 입 부근이 특히 부각되는 형태다. 해당 제품은 ‘로에베 페이스 프린트 스트랩 드레스’로, 가격은 440만원이다.

보테가베네타가 지난달 말 열린 이탈리아 밀라노 F/W 패션쇼에서 선보인 양말 같은 형태의 가죽 신발. 전문가 평가에 따르면 가격은 수천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보테가베네타]

보테가베네타는 지난달 말 열린 이탈리아 밀라노 F/W 패션쇼에서 발목을 덮는 매우 긴 기장의 ‘양말 같은 신발’을 선보였다. 실제로 슬립웨어와 함께 연출하는 등 파격적인 장면을 연출했으며, ‘새로운 유행의 시작’이라는 평가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언뜻 니트 양말 같아보이지만, 이 제품은 가느다란 가죽을 엮어 만든 가죽 신발이다. 바닥에는 가죽 밑창이 얇게 부착돼 있고 베이지색, 빨간색, 카키색 등 다양한 색상에 짧게는 발목, 길게는 정강이까지 길이도 다양하다. 해당 쇼를 이끈 디자이너 메튜 블레이지는 “침대에서 막 나온 듯한 얇은 옷과 실내화를 선보였다”며 “특히 이 신발은 슬리퍼 양말로, 울이 아닌 가죽으로 만든 가죽 니트 신발”이라고 소개했다.

해당 신발의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전문가 평가에 따르면 다른 신발 가격을 미루어보았을 때 수천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군침 도는 비주얼, 음식 모티프 명품 브랜드 가방도 눈길

한편 독특한 디자인의 가방도 이목을 끈다. 특히 일상 속에서 무척 자주 접하는 음식을 연상시키는 가방 디자인이 유독 많은 화제를 모은 것을 확인해볼 수 있다.

발렌시아가가 지난해 파리 패션위크 2023 시즌 여름 신상 컬렉션에서 공개한 감자칩 봉지 클러치백. 가격은 257만원에 달한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가 지난해 파리 패션위크 2023 시즌 여름 신상 컬렉션에서 공개한 ‘감자칩 봉지’ 클러치백도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이목을 끌었던 바 있다.

미국의 유명 감자 칩 브랜드 ‘레이즈(Lay’s)’와 발렌시아가가 협업한 이 클러치백의 출시 가격은 1800달러(약 257만원)로 알려졌다. 레이즈 감자 칩 1봉지의 가격은 3.99달러(약 5700원)로 이 가방의 가격은 감자 칩 1봉지 가격의 약 450배에 달하는 셈이다.

맛난 과자를 맛보려 감자칩 봉지를 열어보려 시도하는 순간, 가죽 재질이 느껴지는 아이러니. 해당 제품은 실제 감자칩 봉지와 매우 유사한 형태로 제작됐다. 과자 봉지에 새겨진 ‘CLASSIC’ 문구가 ‘발렌시아가’로 바뀌었을 뿐이다.

발렌시아가는 앞서 이케아 쇼핑백를 모방한 가방, 쓰레기봉투 컨셉 가죽 가방 등을 선보인 바 있어, 해당 제품 역시 그 연장선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루이비통이 스위스 출신 세계적인 현대 미술가 우르스 피셔(Urs Fischer)와 협업한 제품으로, 이름은 ‘아티카퓌신 BB 우르스 피셔’다. 가격은 1050만원이다. [사진 루이비통]

가방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정체 모를 과일들. 언뜻 실제 과일을 매달아 놓은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실리콘으로 제작된 가짜다.

이 가방은 루이비통이 스위스 출신 세계적인 현대 미술가 우르스 피셔(Urs Fischer)와 협업한 제품으로, 이름은 ‘아티카퓌신 BB 우르스 피셔’다.
 
아티카퓌신은 루이비통이 지난 2019년도부터 시작한 현대미술작가들과의 협업 프로젝트다. 단어 ‘아티카퓌신’은 아트의 아티(Arty)와 루이비통의 시그니처 라인 카퓌신(Capucines)를 합친 말로, 지난 1854년 루이비통 첫 공방 매장이 있었던 뇌브데 카퓌신 거리의 이름에서 따온 명칭이기도 하다. 지난해 말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박서보 화백이 함께 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우르스 피셔는 지난 2019년부터 매년 루이비통과 함께 아트 프로젝트를 진행해, 한정판 제품을 선보여왔다. 

과일을 본딴 참은 실리콘으로 제작됐으며, 표면은 아티스트의 핸드페인팅을 통해 완성됐다. 해당 제품을 구매하면 얇은 금속체인 2개와 6개의 과일, 야채 참을 주는데, 체인을 이용해 가방의 밑면이나 옆면에 참을 달 수 있다. 한정판으로 제작돼, 가격은 기존 카퓌신의 가격대인 800만~900만원보다 프리미엄이 더해진 105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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