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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업계 횡재세 논란 ‘쏙’ 들어간 이유[이코노Y]

“초호황 끝났다”…1분기 ‘실적 부진’ 전망
초과 이익 환수 목소리 커지자 기부금 내기도

울산시 남구 석유화학단지.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지난해 국제유가와 정제 마진 동반 상승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정유사를 거느린 석유화학업체들이 올해 1분기 실적 부진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유가가 80달러 밑으로 하락한 데다, 정제 마진은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넘긴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유 사업 부진 때 ‘효자’ 노릇을 했던 석유화학 사업의 수익성 역시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분위기다. 이에 정유사 초과 이익 환수를 이유로 제기돼온 이른바 ‘횡재세’ 도입 목소리도 수그러들고 있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SK이노베이션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555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1조6491억원)보다 66.29% 급감한 수치다. 같은 기준 에쓰오일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295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1조3320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정유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LG화학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05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1조243)보다 40.93%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1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한 것이란 반론도 있다. 

창립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 7626억원을 기록한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에도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준 롯데케미칼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411억원이다. 4000억원에 육박했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과 비교하면 적자 규모는 줄어들겠으나 흑자 전환은 어려울 것이란 얘기다. 증권업계에선 “롯데케미칼이 2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있는데, 일부 증권사는 롯데케미칼 흑자 전환 시점을 올해 4분기로 예상하고 있다. 혹독한 재무 관리를 꾀할 것으로 예상되는 롯데케미칼은 올해 주총에서 이례적으로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강종원 재무혁신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정유 사업뿐만 아니라 석유화학 사업의 실적 역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난해부터 석유화학업체들을 압박하던 횡재세 도입 주장 등의 목소리도 힘을 잃어가고 있다. 올해 2월 이른바 ‘난방비 폭탄’에 야권을 중심으로 초호황을 누린 정유사에 대해 횡재세 개념의 부담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급기야 정유사들이 기부금을 내놓는 상황이 연출됐다. 국내 정유사들이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낸 기부금 규모는 SK에너지 150억원,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 각각 100억원, 에쓰오일 10억원 등이다. 

2분기 반전 가능성은

증권사들이 보고서롤 통해 “석유화학업체들이 올해 2분기부터 실적을 개선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하는데, 석유화학업계에선 “올해 하반기부터 석유화학 사업의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란 얘기가 많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정유 사업 호황은 끝난 상황이고, 예상보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가 크지 않아 석유화학 사업의 실적 개선 속도가 더디다는 것이다. 일부 증권사들 사이에선 “SK이노베이션이 올해 1분기에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을 둘러싼 경영 환경이 녹록치 않은 데다, 친환경 사업으로의 대전환도 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에너지 대란으로 촉발된 고유가에 이례적으로 대규모 이익을 낸 지난해를 제외하면, 수년전부터 낮은 수익성의 정유 사업을 대체할 미래 사업을 육성해야 하는 처지”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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