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본부 공사화 '스멀스멀'…"지배구조 개선 절실"
[국민연금 說說說]
③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공사화설
독립성 확보하면 수익률 상승에 도움 될까
지배구조 개선해 정치권 개입 막자는 의도
관치 우려 이어지니 현실성 떨어져도 논란
"해외 사례 비교 통해 문제점을 개선해야"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대연 기자] 지난해 국민연금이 80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악의 손실을 내면서 곳곳에서 여러 특단의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중 하나가 국민연금에서 기금 운용을 담당하는 기금운용본부를 공사 형태로 분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는 서울 이전설과 함께 연금개혁 시기마다 어김없이 등장한 논쟁거리이지만, 항상 ‘설’이 진전되지 못한 채 흐지부지 묻히곤 했다.
국민연금이 외풍에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자 일부 해외 연기금처럼 독립된 공사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다만, 공사화가 수익률 상승을 담보하는지를 두고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연금의 운용수익률이 마이너스(-) 8.22%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기금운용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진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도 국민의 노후자금을 지키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하면서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설도 재점화됐다.
일명 ‘기금운용공사’ 설립안은 지난 2004년 당시 정부가 처음 제시한 내용이다. 이후 2007년에도 보건복지부가 기금운용체계 개편안을 제시했지만, 본격적으로 추진되지는 않았다. 공사화는 국가 재정과 연관된 문제다. 기금운용본부가 공사화하면 기획재정부의 관리·감독을 받기 때문에 부처 간 갈등도 피할 수 없다.
우선 공사화에 찬성하는 측은 기금운용본부를 독립된 형태로 만들면 국민연금이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수익률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처럼 이사회 전원을 민간 금융전문가로 구성한다면 전문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기금운용본부가 공사화하면 지금보다는 정부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민연금은 이해 관계자 단체의 대표성을 띠고 있긴 하지만, CPPIB처럼 구성원을 전원 전문가들로 배치한다면, 수익률을 높이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어 기금 고갈 속도도 늦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사화를 추진해봤자 눈치를 봐야 하는 상위 부서만 늘 뿐, 반드시 수익률이 높아진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다수다. 한 기관투자가 관계자는 “독립성과 전문성은 개선될 수 있겠지만, 오히려 국민연금이 거대한 기금을 갖고 운용을 잘하고 있는지 감시가 늘 것 같다”며 “운용수익률은 개인의 경험과 능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사실상 기관마다 정해진 투자전략에 따라 크게 좌우하기 때문에 반드시 높아진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공사 형태인 한국투자공사(KIC)와 국민연금 수익률을 비교하기도 하지만, 두 기관은 투자 전략이나 정책이 달라 단순 비교는 무리가 있다. 국민연금과 마찬가지로 KIC도 지난해 총자산 수익률이 -14.36%로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수익률만 비교하면 KIC가 국민연금의 2배가량 손실률이 높지만, KIC가 해외 투자만 100%를 하는 등 전략에도 차이가 있어 정확한 비교엔 한계가 있다.
이처럼 수년째 ‘등장과 퇴장’을 반복하는 설들이 계속 도마에 오르는 것은 그만큼 국민연금이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는 게 시급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한 국민연금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정부 산하에 있어 이해 상충 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구조”라며 “지난해 손실을 메우려는 대응방안이 제시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기 위해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민연금이 외풍에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자 일부 해외 연기금처럼 독립된 공사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다만, 공사화가 수익률 상승을 담보하는지를 두고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연금의 운용수익률이 마이너스(-) 8.22%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기금운용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진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도 국민의 노후자금을 지키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하면서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설도 재점화됐다.
일명 ‘기금운용공사’ 설립안은 지난 2004년 당시 정부가 처음 제시한 내용이다. 이후 2007년에도 보건복지부가 기금운용체계 개편안을 제시했지만, 본격적으로 추진되지는 않았다. 공사화는 국가 재정과 연관된 문제다. 기금운용본부가 공사화하면 기획재정부의 관리·감독을 받기 때문에 부처 간 갈등도 피할 수 없다.
우선 공사화에 찬성하는 측은 기금운용본부를 독립된 형태로 만들면 국민연금이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수익률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처럼 이사회 전원을 민간 금융전문가로 구성한다면 전문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기금운용본부가 공사화하면 지금보다는 정부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민연금은 이해 관계자 단체의 대표성을 띠고 있긴 하지만, CPPIB처럼 구성원을 전원 전문가들로 배치한다면, 수익률을 높이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어 기금 고갈 속도도 늦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사화를 추진해봤자 눈치를 봐야 하는 상위 부서만 늘 뿐, 반드시 수익률이 높아진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다수다. 한 기관투자가 관계자는 “독립성과 전문성은 개선될 수 있겠지만, 오히려 국민연금이 거대한 기금을 갖고 운용을 잘하고 있는지 감시가 늘 것 같다”며 “운용수익률은 개인의 경험과 능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사실상 기관마다 정해진 투자전략에 따라 크게 좌우하기 때문에 반드시 높아진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공사 형태인 한국투자공사(KIC)와 국민연금 수익률을 비교하기도 하지만, 두 기관은 투자 전략이나 정책이 달라 단순 비교는 무리가 있다. 국민연금과 마찬가지로 KIC도 지난해 총자산 수익률이 -14.36%로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수익률만 비교하면 KIC가 국민연금의 2배가량 손실률이 높지만, KIC가 해외 투자만 100%를 하는 등 전략에도 차이가 있어 정확한 비교엔 한계가 있다.
이처럼 수년째 ‘등장과 퇴장’을 반복하는 설들이 계속 도마에 오르는 것은 그만큼 국민연금이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는 게 시급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한 국민연금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정부 산하에 있어 이해 상충 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구조”라며 “지난해 손실을 메우려는 대응방안이 제시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기 위해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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