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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이 다시 온 카고바지”...그 시절 뽐냈던 ‘주머니’의 멋, 돌아왔다 [민지의 쇼핑백]

2000년대 유행한 주머니 달린 바지, 카고바지 부활
펑퍼짐한 스타일에서 일자형 세련된 디자인으로
통 줄고, 주머니 갯수도 1~2개로 과하지 않은 것이 특징

가수 KCM과 이효리가 방송을 통해 선보인 카고바지 패션. [사진 화면캡처]

[이코노미스트 라예진 기자] “유행이 돌고 돈다고 하지만, 이건 절대 다시 인기 없을 줄 알았는데. 기어코 다시 돌아왔구나. 말 많았던 그 시절 카고바지.”

2000년대, 바지에 건빵 봉지만한 주머니가 달려 일명 ‘건빵바지’로 불리며 유행했던 카고바지가 2020년대 다시금 주요 패션 바지로 꼽히고 있다. 카고바지는 화물을 의미하는 영문 ‘카고(Cargo)’로부터 이름이 지어진 바지로, 과거 군인이나 짐을 싣는 사람들의 작업용 바지에서 유래됐다.

국내에는 2000년대 초반 딱 달라붙는 상의와 함께 입어 비교적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는 연예인들이 착용하는 패션으로 인기를 끌었다. 실제 가수 이효리를 비롯해 KCM 등이 무대와 방송에서 카고바지 패션을 선보였다. 하지만 유행도 잠시, 2010년대 들어서는 주렁주렁 주머니가 달려 촌스러운 ‘용서할 수 없는 남자의 패션’으로 통하며 자취를 감췄다.   
  

루이비통과 돌체앤가바나가 2023 SS컬렉션 무대에 카고바지를 올렸다. [사진 루이비통, 돌체앤가바나]

그러나 10년마다 패션 유행이 바뀌면서, 천대를 받던 카고바지가 2020년대에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 런웨이 무대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했다. 루이비통을 비롯해 지방시, 돌체앤가바나, 드리스 반 노튼 등 세계적인 명품사들이 2023 SS(봄·여름) 남성 컬렉션에 카고바지를 선보였다. 

대신 스타일은 과거와는 달라졌다. 전투복을 연상하게 하는 디자인과 과하게 펑퍼짐한 통에 주머니가 덕지덕지 여럿 붙어있었던 과거 모습과 달리, 요즘 카고바지는 일자형 디자인에 주머니도 한 두개만 달린 것이 특징이다. 과거 카고바지에서 ‘과함’을 빼고, ‘담백한’ 스타일을 구현한 것이다.    

패션쇼에 오른 카고바지는 최근 패션업계에 부는 ‘Y2K(2000년대 옛 감성을 추구)’ 패션 유행과 이어지면서 남성을 비롯해 여성사이에서도 핫한 바지 디자인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가수 블랙핑크 제니와 뉴진스 하니의 카고바지 패션. [사진 화면캡처]

국내 인기 아이돌 가수들도 앞다퉈 카고바지 패션을 선보였다. 블랙핑크의 제니는 검은색 카고바지를, 뉴진스의 하니는 주머니가 달린 카고 스타일 청바지 패션을 공개했다. 카고바지에서 변형된 카고치마도 등장했다. 트와이스 나연은 하얀 색상의 주머니가 달린 치마를 선보였다.   

이처럼 요즘 MZ가 입는 깔끔한 스타일의 카고바지는 입는 방법도 다르다. 2000년대 초반 카고바지는 골반뼈를 보일 만큼 최대한 밑으로 내려 입는 것이 멋스러웠다면, 지금은 배꼽이 보일락 말락할 정도로 위로 올려 입는 것이 인기다. 또 과거처럼 딱 달라붙는 상의에만 매치하지 않는다. 딱 붙는 크롭티도 입지만, 큼직한 티셔츠와 재킷 등을 매치해 자유로운 분위기를 내기도 한다.  

트와이스 나연이 주머니가 달린 카고치마를 선보였다. [사진 화면캡처]

한편 패션업계 관계자들은 돌아온 카고바지 유행에 무턱대고 온라인으로 구입하진 말라고 조언한다. 요즘 유행하는 카고바지 스타일은 과하지 않고 깔끔한 디자인인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핏(Fit)이기 때문에 실제 착용해 본 후, 자신의 체형에 맞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유지인 패션 스타일리스트는 “카고바지에 크롭티를 입고 캡 또는 벙거지 모자를 매치하며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인기”라며 “올봄에는 접어도 구김이 가지 않는 합성소재의 가볍고 얇은 카고바지가 추천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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