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3대주주 오른 英 실체스터인터내셔널…정체는?
모건스탠리 출신이 세운 英 투자회사
과거 롯데제과·KT 주요주주로 이름 알려
日 은행주에 공격적 의결권 행사하기도
배당 확대·정관 변경 등 압박 가능성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영국 투자회사 실체스터 인터내셔널 인베스터즈(Silchester International Investors LLP)가 LG 3대 주주로 올라섰다. 실체스터의 LG 주식의 보유 목적은 ‘일반투자’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실체스터는 전날 LG 지분 5.02%(789만6588주)를 확보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실체스터는 지난 3일까지만 해도 4.99%(784만9588주)를 보유해 보고 의무가 없었으나 지난 5일 4만7000주를 추가 매수,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로 정체를 드러냈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실체스터는 LG의 3대 주주에 등극했다. 지난해 말 기준 LG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주주는 구광모 LG그룹 회장(15.95%)과 국민연금공단(6.83%) 뿐이었다. 현재까지 실체스터가 LG 지분 매입에 투입한 자금은 약 7564억원 규모다.
가치투자 펀드 실체스터, 日서 적극적 의결권 행사
실체스터는 지난 1994년 영국 런던에 설립된 투자회사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의 펀드 매니저 출신 스티븐 버트가 창립했으며, 미국 대학, 연기금, 재단, 자선단체 등 기관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전세계 가치주에 투자한다. 주로 저평가된 우량주에 장기 투자하는 방식으로 펀드 수익을 내고 있다.
실체스터는 LG 지분 확보 목적을 ‘일반투자’로 공시했다. 일반투자는 기업의 일반적인 경영활동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임원의 위법행위에 대한 해임 청구, 배당 활동,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정관 변경 등을 요구할 수 있다.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펀드 특성상 기업의 경영성과 개선과 주주 가치 증대를 위해 적극적인 주주제안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현재 실체스터가 투자 중인 곳은 영국 수퍼마켓 체인인 모리슨, 홍콩 부동산 개발업체 하이산 개발, 일본 지역은행인 이와테 은행, 요코하마 은행 등이다. 지난해 6월엔 투자 중인 일본 지방은행에 배당금 확대를 요구하는 주주제안에 나섰다. 공격적인 의결권 행사에 앞장서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실체스터를 행동주의펀드로 인식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선 KT 지분 5.20%를 보유한 주요 주주로 올라있다. 실체스터는 최근 KT 보유 지분을 5.01%에서 5.20%로 늘리면서 주식 보유 목적으로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전환했다. 2006년부터 롯데제과 지분을 지속 매입해 2015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간 경영권 분쟁으로 주가가 치솟자 지분 일부를 처분하기도 했다.
현재 LG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지난해 말 기준)은 41.70%다. 구광모 회장 15.95%, 구본식 LT그룹 회장(구본무·구본능·구본준의 동생) 4.48%,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구광모 회장 친부) 3.05%, 김영식(故 구본무 LG그룹 회장 배우자) 4.20%,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2.92%, 구본준 LX홀딩스 회장(구본무·구본능의 동생) 2.04%, 구연수 0.72% 등으로 구성돼 있다. 5% 이상 주주로는 국민연금(6.83%)과 이번에 합류한 실체스터(5.02%)가 이름을 올렸다.
증권가에선 이번 소송으로 LG가의 경영권이 흔들릴 것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문제가 된 지분이 이미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으로 묶여있는 만큼 소송 결과로 인해 경영권에 위협이 될 일은 적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창립 이후 처음으로 경영권 분쟁이 휘말리면서 LG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번 이슈가 LG그룹의 경영권 분쟁으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LG 지분은 41.7%에 달하며, 김영식·구연경·구연수 씨가 보유한 지분은 7.84%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며 “만약 승소한다고 해도 3인이 보유한 지분은 14.09%로 경영권을 흔들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속 분쟁은 누가 맞고 그른지의 문제가 아니라 경영권 승계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다. 결국 이번 분쟁으로 LG의 취약한 지배구조가 여실히 드러난 것”이라며 “향후 후계 경영권 승계 프로그램을 마련해 가족 승계든, 전문경영인 영입이든 주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한 절차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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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실체스터는 전날 LG 지분 5.02%(789만6588주)를 확보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실체스터는 지난 3일까지만 해도 4.99%(784만9588주)를 보유해 보고 의무가 없었으나 지난 5일 4만7000주를 추가 매수,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로 정체를 드러냈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실체스터는 LG의 3대 주주에 등극했다. 지난해 말 기준 LG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주주는 구광모 LG그룹 회장(15.95%)과 국민연금공단(6.83%) 뿐이었다. 현재까지 실체스터가 LG 지분 매입에 투입한 자금은 약 7564억원 규모다.
가치투자 펀드 실체스터, 日서 적극적 의결권 행사
실체스터는 지난 1994년 영국 런던에 설립된 투자회사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의 펀드 매니저 출신 스티븐 버트가 창립했으며, 미국 대학, 연기금, 재단, 자선단체 등 기관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전세계 가치주에 투자한다. 주로 저평가된 우량주에 장기 투자하는 방식으로 펀드 수익을 내고 있다.
실체스터는 LG 지분 확보 목적을 ‘일반투자’로 공시했다. 일반투자는 기업의 일반적인 경영활동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임원의 위법행위에 대한 해임 청구, 배당 활동,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정관 변경 등을 요구할 수 있다.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펀드 특성상 기업의 경영성과 개선과 주주 가치 증대를 위해 적극적인 주주제안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현재 실체스터가 투자 중인 곳은 영국 수퍼마켓 체인인 모리슨, 홍콩 부동산 개발업체 하이산 개발, 일본 지역은행인 이와테 은행, 요코하마 은행 등이다. 지난해 6월엔 투자 중인 일본 지방은행에 배당금 확대를 요구하는 주주제안에 나섰다. 공격적인 의결권 행사에 앞장서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실체스터를 행동주의펀드로 인식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선 KT 지분 5.20%를 보유한 주요 주주로 올라있다. 실체스터는 최근 KT 보유 지분을 5.01%에서 5.20%로 늘리면서 주식 보유 목적으로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전환했다. 2006년부터 롯데제과 지분을 지속 매입해 2015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간 경영권 분쟁으로 주가가 치솟자 지분 일부를 처분하기도 했다.
증권가 "특수관계인 지분 41.7%…경영권 영향 없을 것"
현재 LG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지난해 말 기준)은 41.70%다. 구광모 회장 15.95%, 구본식 LT그룹 회장(구본무·구본능·구본준의 동생) 4.48%,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구광모 회장 친부) 3.05%, 김영식(故 구본무 LG그룹 회장 배우자) 4.20%,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2.92%, 구본준 LX홀딩스 회장(구본무·구본능의 동생) 2.04%, 구연수 0.72% 등으로 구성돼 있다. 5% 이상 주주로는 국민연금(6.83%)과 이번에 합류한 실체스터(5.02%)가 이름을 올렸다.
증권가에선 이번 소송으로 LG가의 경영권이 흔들릴 것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문제가 된 지분이 이미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으로 묶여있는 만큼 소송 결과로 인해 경영권에 위협이 될 일은 적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창립 이후 처음으로 경영권 분쟁이 휘말리면서 LG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번 이슈가 LG그룹의 경영권 분쟁으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LG 지분은 41.7%에 달하며, 김영식·구연경·구연수 씨가 보유한 지분은 7.84%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며 “만약 승소한다고 해도 3인이 보유한 지분은 14.09%로 경영권을 흔들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속 분쟁은 누가 맞고 그른지의 문제가 아니라 경영권 승계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다. 결국 이번 분쟁으로 LG의 취약한 지배구조가 여실히 드러난 것”이라며 “향후 후계 경영권 승계 프로그램을 마련해 가족 승계든, 전문경영인 영입이든 주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한 절차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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