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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돌판서 비벼 만든다...비빔 아이스크림 원조 ‘콜드스톤’ [망했어요]

1세대 아이스크림 전문점 美브랜드
‘킬러 메뉴’ 한때 아이스크림계 평정
‘수십가지 맛’ 내가 선택 ‘나만의 맛’
국내 두차례 진출했지만 모두 실패

콜드스톤은 2018년과 2020년 두차례 국내 시장에서 사업을 철수했다. 사진은 콜드스톤 매장. [사진 콜드스톤]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한때 배스킨라빈스, 나뚜루 등 ‘1세대 아이스크림 전문점’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아이스크림계 3대장’으로 불리던 콜드스톤. 국내에서 최초로 차가운 화강암을 이용해 선택한 아이스크림과 과일 등 여러 가지 토핑을 섞어서 자신이 원하는 맛을 선택해 ‘셀프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콘셉트로 2030세대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비빔 아이스크림’의 원조격으로도 유명세를 치렀지만 지금은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상태다. 

2000년대 초반을 지나면서 아이스크림 시장이 부활하고 새로운 브랜드들이 속속 등장했다. 아이스크림의 종류도 다양해지자 국내 기술력을 이용한 고급 품질의 아이스크림이 시장에 나타나기도 하며 자생 브랜드들이 각축전을 벌였던 상황이 전개됐다. 

콜드스톤 아이스크림 제품 이미지. [사진 콜드스톤]

2015년, 2020년 국내서 두번 철수...'반짝 인기'에 매출 부진

이때 ‘킬러 콘텐츠’를 들고 등장한 아이스크림 전문점이 바로 ‘콜드스톤’이다. 1988년 미국 애리조나에서 콜드스톤크리머리에서 시작된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콜드스톤은 1996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확장, 국내에서는 CJ푸드빌이 2006년부터 사업을 전개했다. 

콜드스톤 아이스크림의 가장 큰 특징은 콜드스톤의 모든 아이스크림이 유지방 13% 이상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이라는 것과 일반 아이스크림과는 다른 질감을 느끼게 해주는 공기의 함유량이다. 고품질의 유지방은 우유와 크림의 풍부한 맛과 향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하고 많지도 적지도 않은 30%의 공기 함유량은 아이스크림의 부드러움과 함께 쫀득쫀득한 식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차가운 화강암을 이용해 선택한 아이스크림과 과일 등 여러 가지 토핑을 섞어서 자신이 원하는 맛을 선택해 ‘셀프 아이스크림’을 만들어주는 콜드스톤의 제조 방식. [사진 콜드스톤 유튜브]

무엇보다 20여 가지의 토핑을 소비자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어 입맛에 따라 수십여 가지의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경쟁력이었다. 또 차가운 화강암 돌판 위에서 비벼져 더욱 쫄깃한 아이스크림이라는 점을 내세운 게 콜드스톤만의 특징이었다. 

이 같은 인기에 한때 매장 수가 66개에 이를 정도로 사업을 대대적으로 확장했으나 매출 부진 등을 이유로 재계약을 포기, 2015년 말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이후 3년여 만인 2018년 4월 이대역점 1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국내 시장에 재진출했다. 이후 같은 해 5월 강남대로점 2호점 등 매장을 5개까지 늘리며 사업을 확장해나갔다. 2030세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가격 대비 만족을 중시하는 소비 흐름이 번지며 디저트 시장이 급증한 영향이다. 

2018년 5월에 문을 연 콜드스톤 강남대로점 2호점. [사진 콜드스톤 홈페이지]

젤라또부터 벌집까지 후발주자들 '속속'...결국 경쟁력 약화

이에 콜드스톤은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는 한편, 일부 이커머스업체와 할인 혜택을 제공, 매장 재단장에 나서는 등 불황 타개책을 실행했지만 실적 악화는 이어졌다. 코로나19 여파 역시 피할 순 없었다.

그 결과 콜드스톤을 운영하는 스타럭스의 2020년 영업이익은 –129억원으로 전년인 16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스타럭스의 영업이익은 2016년, 2017년까지 180억원대를 유지했지만 3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결국 콜드스톤은 2020년 또다시 국내 시장에서 사업을 철수, 외국 프렌차이즈로는 이례적으로 국내서 두 번이나 사업을 접은 브랜드가 되기도 했다. 

국내 아이스크림 전문점 시장 속에서 신규 진입 업체들이 늘고 있지만 이에 대항할 경쟁력이 부족했던 탓이라고 업계 측은 설명했다.  당시 콜드스톤의 국내 재진출 이듬해인 미국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헤일로탑크리머리’와 미국 아이스크림 제조회사 ‘밴앤제리스’도 국내에 진출하며, 아이스크림 시장은 치열한 경쟁 양상을 보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시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시장에 등장한 브랜드보다는 어느정도 검증된 프랜차이즈와 독특한 메뉴를 갖고 있는 아이스크림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며 국내에서 두 번이나 재진출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며 “하지만 젤라또부터 벌집 아이스크림 등 이외 다양하고 차별화된 아이스크림의 출시가 잇따르며 경쟁력이 약화된 게 가장 큰 문제였다”라고 말했다. 


콜드스톤 매장에 비치된 수십여가지의 아이스크림 제품들. [사진 콜드스톤]

국내에서 철수한지 3년 여가 지났지만 다만 아직 스타럭스 홈페이지상의 운영브랜드로 남아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여전히 운영되고 있다. 일부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다시 돌아와주세요” “진짜 철수한건가요” “철판 아이스크림 먹고싶어요”라는 등의 브랜드 재소환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두번이나 철수를 했던 브랜드가 다시 국내 시장에 컴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도 아이스크림 시장이 포화상태인 데다 독특한 맛의 아이스크림 제품도 넘쳐나고 있는 상황에서 섞어 먹는 콘셉트 하나로 살아남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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