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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철 포스텍 홀딩스 투자대표, 그의 무기는 솔직함과 명확함이다 [C-스위트]

[CXO의 방] 포스텍 홀딩스 투자대표…단문을 쓰는 이유는
화려함보다는 단순함과 솔직함을 무기로 투자업계에서 생존


서울 강남구 역삼로 팁스타운 S6에 있는 고병철 포스텍 홀딩스 투자대표의 사무실은 화려하지 않고 단출하다. 사무실도 그의 성격을 닮았다.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 단문을 쓰는 이유는… 그의 무기는 솔직함과 명확함이다 

그는 솔직하다. 질문에는 명확하게 답변을 한다. 그 답변이 질문을 한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해도. 고병철 포스텍 홀딩스 투자대표(CIO)가 20년 넘게 스타트업 투자업계에서 살아남은 무기는 솔직함과 명확함이다. 

그를 만나면 꼭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다. ‘단문 위주의 문장을 쓰는 이유가 뭔가’라는 질문이다. 전업 작가도 아닌 투자사 대표에게 어울리지 않는 질문일 수 있지만, 그가 쓴 ‘투자자와 창업자에게 들려주는 스타트업 심사역의 회상’이라는 책을 읽어보면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 출간된 지 5년도 넘은 책이지만, “책을 잘 읽었다”면서 그를 찾아오는 심사역 후배들이 여전히 있다고 한다. 
고병철 투자대표가 쓴 '투자자와 창업자에게 들려주는 스타트업 심사역의 회상'은 나온 지 5년도 넘었지만, 여전히 이 책을 읽은 후배들이 상담을 하고 싶다는 요청이 오곤 한다. 그만큼 책의 메시지가 좋기 때문이다. [사진 신인섭 기자]

그는 이런 식으로 문장을 쓴다. ‘어떻게 해야 나에게 귀를 열어줄까? 신뢰를 만들어 갈 수 있을까? 내가 찾은 대답은, 솔직함이다. 과장되지 않는 담백함이다.’, ‘나중에 자기도 알아볼 수 없는 보고서, 리뷰가 안된다. 반성도 없고 발전도 없다. 그냥 쓰레기를 하나 만들었을 뿐이다.’, ‘심사역은 성과가 나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직업이다. 하루 반짝 성과를 누리고 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 사이 평판은 쌓이고, 내가 한 말에 언젠가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해야 한다” 같은 조언이 아니고, 그저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라는 독백조의 글. 오히려 그런 문체가 후배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준다. 심사역이 되고 싶은 혹은 주니어 심사역은 그의 책을 읽고 여러 가지 생각에 잠기게 된다. 그게 그의 힘이다. 

그렇지만 후배 심사역이 고민이 있을 때면 그를 찾아와서 고민을 털어놓는다. 심사역이 되고 싶은 이들은 그의 책을 읽고 나서 상담받기 위해 연락을 하곤 한다. 그가 투자한 스타트업 창업가들은 그의 이야기가 나오면 대부분 “너무 좋은 분이다”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한다. 그는 그렇게 20년 넘게 투자자로 일하고 있다. 

고병철 투자대표 사무실에 걸려 있는 화이트보드에 포스텍 홀딩스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적혀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그의 사무실도 그를 닮았다. 업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심사역 1세대의 사무실이라고 하기에는 단출하다. 3~4평 정도 되는 조그마한 사무실에는 회의 탁자와 일하는 책상 그리고 캐비닛 그리고 벽에는 뭔가 적혀 있는 화이트보드와 조그마한 그림이 걸려 있다. 그가 업무를 보는 책상은 모니터와 노트북같이 꼭 있어야만 하는 것만 있다. 

그는 인정받는 투자자지만 화려함과 거리가 멀다. 언론에 자주 비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마어마한 인센티브를 받은 적도 없다. 대신 그는 업계에서 꾸준하게 일하고 꾸준하게 성과를 내는 투자자로 인정받고 있다. 무엇보다 그에게 투자를 받은 창업자와는 꾸준하게 인연을 이어간다.  
고병철 투자대표는 포스텍 1기 졸업생으로, 책상 한 켠에 있는 포스텍 명패가 그가 고향에 돌아왔음을 보여준다. [사진 신인섭 기자]

화려함보다는 단순함을 지향하고, 미사여구보다는 단문을 즐겨 쓰는 고병철 투자대표.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은 단단함이 그의 사무실에서도 엿보인다. 

기자의 질문에 대한 그의 답변도 명확하다. “단문을 써야 뜻이 정확하기 때문이다.”

단순함과 명확함을 지향하는 고병철 투자대표의 성격이 그의 책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의 책상에는 꼭 있어야만 하는 것만 놓여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고병철 포스텍 홀딩스 투자대표는_스타트업 투자업계 1세대로 꼽힌다. 포스텍 1기로 산업공학과 학사와 석사를 취득했다. 1993년 석사 취득 후 포스코ICT(구 포스데이타) 기술연구소 엔지니어로 일하다 2000년 KTB네트워크 심사역으로 합류해 투자업계에 발을 디뎠다. 이후 라이트하우스컴바인베스트 공동대표, 이수창업투자 부대표를 거쳐 2022년 10월부터 지금까지 포스텍 홀딩스 투자대표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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