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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 1Q 실적, ‘충당금 변수’ 얼마나 작용할까

당국 ‘충당금’ 압박, 1분기 실적 변동 키(KEY)
충당금 2배 더 쌓은 우리금융…타 금융지주도 비슷할 듯

4대 금융지주 로고가 본점에 각각 걸려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계속된 예대마진 축소와 시장 금리 하락으로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실적이 전년보다는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정부 압박으로 올 초부터 은행권 충당금 부담이 커져 당장 올 1분기 금융지주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1Q 충당금 껑충…순익 감소 전망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정부 요청으로 올해 충당금 비중을 더 보수적으로 운용한다.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은 은행권에 “수익이 좋은 시기, 충당금을 충분히 쌓아두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후 금융당국은 정부 기조에 발맞춰 은행권에 충당금 산정을 더 보수적으로 해달라고 권고해왔다. 

충당금은 채권 중 기말까지 회수하지 못해 미회수액으로 남아 있는 것에 대해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추정되는 금액을 비용으로 처리하기 위해 설정하는 계정을 말한다. 2020년 4월부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상대로 시행돼 온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는 3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금융지원 조치 해제 시 수면 아래 억눌려 온 부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올 수 있어 은행권에 충분히 돈을 쌓아두라고 권고하고 있다.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 유동성 부실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라는 측면도 있다.

당장 우리금융은 올 1분기부터 지난해 대비 2배 가량 충당금을 늘렸다. 지난 24일 실적을 발표한 우리금융의 올 1분기 충당금은 2614억원으로 전년 동기(1661억원) 대비 57.4% 상승했다. 

대체로 금융사들의 충당금은 산정 과정에 따라 연초에는 낮다가 연말로 갈수록 금액이 상승한다. 하지만 우리금융의 충당금은 올 1분기부터 지난해 연말 수준으로 높다. 지난해 4분기 우리금융의 충당금은 2632억원으로 올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올 1분기 우리금융은 9113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역대 1분기 최고 실적을 냈다. 견고한 이자이익 덕분에 충당금이 크게 늘었음에도 호실적을 냈다. 다만 향후에도 1분기와 비슷한 충당금을 꾸준히 부담해야 할 경우 실적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또 올해는 시장 금리 하락 및 예대마진 축소 등으로 순이자마진(NIM) 하락도 예상된다. 

이번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다른 금융지주사들의 사정도 비슷할 수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우리·하나금융 등 4대 금융지주사의 올 1분기 순이익은 4조59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이어진 은행들의 NIM 상승세가 올해 꺾이는 것과 함께 당국의 충당금 압박이 커지며 당장 올 1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실제로 에프앤가이드는 KB금융과 신한지주의 1분기 순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 7.8% 감소한 1조4020억원, 1조3095억원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 같은 금융지주사들의 충당금 쌓기가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16조원 수준의 순익을 낸 4대 금융은 ′지나친 이자 장사’라는 비판으로 당국의 눈치를 받아왔다. 이에 최근 사회환원 사업을 대폭 늘리는 등 당국 기조 맞추기에 한창이다. 

올 1분기 또 다시 역대급 실적을 낼 경우 지난해와 유사한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올 1분기 우리금융은 1분기 기준 최고 실적을 냈지만 배포자료에 이런 부분을 특별히 강조하지 않았다. 성과를 과시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충당금은 회계상 손실로 잡히지만 활용되지 않으면 장부상 다시 환입될 여지가 있다”며 “금융지주사들도 올 1분기 충당금을 예년보다 많이 쌓아 어느 정도 순익을 조절해 ′돈잔치 비난’을 피해 가려고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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