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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免 ‘10년 사업권’ 땄다…‘신라·신세계·현대百’ 저주 없는 승자 될까

신라DF1·3, 신세계DF2·4, 현대DF5 선정…롯데는 1차 탈락 고배
‘승자의 저주’ 우려엔 “무리한 배팅 없어, 매출액 이용객 수에 비례”

인천국제공항 탑승동에 위치한 면세점의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김서현 기자] 10년 사업권이 걸린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자가 26~27일 이틀에 걸쳐 발표됐다.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주류·담배 사업구역(DF 1·2) 중 1구역은 호텔신라, 2구역은 신세계디에프가 운영하게 된다. 패션·액세서리 사업구역(DF3·4) 중 3구역은 신라, 4구역은 신세계디에프가 선정됐고 부티크만 다루는 DF 5 사업권은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낙점됐다. 이외에 시티플러스와 경복궁면세점도 중소중견기업 사업구역을 하나씩 나눠 가졌다.

관세청은 양일 보세판매장 특허심사위원회를 개최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인천국제공항 사업권 낙찰은 10년에 걸친 기간 동안 국내 면세점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업자 선정은 10년간 운영 사업권을 획득하게 되는 데다 국내 면세업계 1위 사업자인 롯데가 1차 심사에서 탈락하면서 단순 손익 측면보다도 점유율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로나로 인해 막혀있던 하늘길이 열리면서 관광객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2~3분기 유통산업 내 면세점이 가장 투자 매력이 큰 채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인천공항 국제선 여객 수는 약 1143만명 수준으로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1분기의 64.3% 수준이다. 여객 수의 20% 가량이 7~8월 여름 성수기에 집중된다는 점에서 올해 말 기준 2019년의 75% 안팎까지 여객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라, 신세계 매출액 1조 규모 ↑ 전망…국내 면세업계 판도 흔들리나

과거 1·2구역의 향수, 화장품, 주류, 담배 합산 매출액은 지난 2019년 기준 약 1.8조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DF1·2 구역 사업장을 운영하게 된 호텔신라, 신세계디에프는 연간 각각 1조원 가까운 매출액을 추가로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결과에 따라 향후 국내 면세업계 매출 순위가 변동할지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국내 면세점 업계 순위는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 순으로, 롯데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의 지난 2021년 매출은 3조7200억원, 호텔신라는 3조3400억원이었다. 그 뒤를 신세계디에프,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각각 2조 7000억원, 1조6000억원으로 뒤이었다.

롯데면세점은 공항면세점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매출을 10%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공항점의 실적이 반등할 수 밖에 없는 엔데믹 국면에서 매출 타격은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최근 롯데가 스위스 듀프리에 세계 2위 자리를 빼앗기는 등 세계 순위까지 뒤바뀌는 상황에서 공항점의 비중이 얼마나 큰 변수로 작용할지에 따라 국면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2015년 롯데백화점이 높은 금액에 사업권을 낙찰받은 뒤 중국 사드 보복의 여파로 관광객이 다수 빠져나가 피를 본 선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은 이번 면세점 입찰에서 임차료 산정방식을 기존 정액제에서 객수당 산정으로 바꿨다. 즉 손님 수가 적으면 적게, 많으면 많이 내는 방식이다. 사업권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인천공항 이용자 수가 늘어날수록 임대료가 비례해 상승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얼마나 이득을 가져다줄지 알 수 없다는 것이 변수라는 지적이다. 고정적인 임대료 부담은 덜었지만 매출과 여객 수가 그대로 대응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면세업계 관계자는 “3500만명이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던 지난 2019년 임대료가 1조 정도 수준이었다”라며 “이번 입찰 최고가액에 2019년 인원 기준인 3500만을 곱해도 8500억 수준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임대료를 15% 낮춘 상태에서 출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0년간 인천공항 이용객 수와 면세점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서로 비례 관계를 보여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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