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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나도 피해자” 호소…SG사태, 주범은 어디에

라덕연 회장,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주가조작 의혹 부인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측 “주식 매도, 우연의 일치”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이 4월 28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금융감독원 주최로 열린 증권업계 사장단 간담회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김다운 기자] 라덕연 H투자자문업체 회장이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사발(發)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자신도 큰 손실을 입은 피해자라는 것이다. 이 밖에 이번 사태와 관련해 연루 의혹이 거론된 가수 임창정 및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도 의혹을 부인하고 있어, 사태의 향방은 금융당국과 검찰 등의 수사 결과에 달릴 전망이다.

지난 24일부터 선광, 하림지주 등 8개 종목 매물이 외국계 증권사 SG증권을 통해 쏟아지며 연일 하한가를 기록해, 주가조작 의혹이 불거지고 금융당국 및 수사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나도 500억 잃었다…임창정 죄 없어”

라 회장은 29일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해 부인하고, 오히려 본인도 큰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적에 비해 시가총액이 낮으면 주식을 사는 거 아니냐”며 “내가 관리했던 종목들이 지금 사태에 해당하는 종목들과 일치하지만, 이들은 내가 관리했던 종목들의 일부분”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내가 조가조작 세력 일당이면 수익이 나야 하지 않냐”며 “나도 일주일 사이에 400억~500억원을 잃었다”고 덧붙였다.  

주가조작 세력과 공모했다는 의혹을 받는 가수 임창정에 대해서는 “임창정에게 내가 투자해주고 돈을 불려주겠다 권유했다”며 “나와 같이 뭔가를 모의해서 돈 버는 방법도 모르는 사람이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임창정이 다른 사람을 소개해주거나 내가 임창정을 팔아서 다른 사람들에게 투자를 하라고 권유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임창정이 계속 나와 공모했다는 식으로 기사가 나오는 것 같아서 정말 미치도록 괴롭다”며 “임창정은 괴롭히지 말아야 하는 건 아닌가, 내가 책임질 게 있으면 책임진다”고 강조했다.

임창정은 최근 주가조작단의 '1조 축하 파티'에 참석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1조 축하 파티' 참석은 맞지만, 참석 이유는 라 회장의 초대였다며 주가조작단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임창정의 법률 대리인 법무법인 대환은 29일 "당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함께 추진하기로 논의 중이었던 라덕연 회장으로부터 송년행사 모임에 초청을 받아서 게스트의 자격으로 참석했던 것이지 주최 측의 일원으로 참석했던 것이 아니다"라고 입장문을 통해 밝혔다.

이어 "행사일인 2022년 12월 2일은 라덕연 회장과 사이에 주식투자에 관한 협의도 진행되지 않던 상황이었고, 임창정 씨 명의로 주식계좌도 개설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익 본 세력 따로 있어”…다우키움 측 '전면 부인'

라 회장은 수사당국 조사에 대해선 “아직 연락 받은 게 없다”면서도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가 죄가 있다면 죗값을 받을 것”이라며 다만 “잘못한 사람들은 따로 있다”고 주장하며 수사당국의 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라 회장은 앞서 YTN과의 인터뷰에서도 이번 주가 폭락 사태로 이익을 본 세력은 따로 있다며 이들에 대한 조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키움증권의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의 반대 매매가 이번 주가 폭락 사태를 촉발했다고 주장했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도 다우데이터 보유 주식을 폭락 직전 팔아치우면서 600억원대 이득을 거두고 상속세 절세 효과도 거뒀다고 지적했다. 라 회장은 “시가총액 평균을 가지고 상속세, 증여세가 부과되는데 주가가 낮아야지만 상속세를 적게 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다우키움그룹 측은 작전 세력 연류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그룹 측은 "2021년 자녀들에게 주식을 증여하면서 증여세가 발생해 연부 연납하고 있다"며 "김 회장이 증여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일부 지분을 매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도 지난 2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주가 폭락을 미리 알고 지분을 매각했다는 의혹에 대해 강력 부인했다.

황 사장은 “(매각 시점이) 우연이고 공교로운 일"이라며 "그럼, 우연의 일치가 아니면 어떤 정보가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태에 대해 검찰과 금융당국이 합동수사팀을 구성하고 수사에 나선 상황이다.

금융위는 지난 27일 주가조작 세력으로 의심되는 H투자컨설팅업체의 서울 강남구 사무실과 관계자 명의 업체, 주거지 등을 전방위 압수수색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H사 직원 1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영업 방식과 경위를 조사 중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8일 증권사 사장들을 긴급 소집해 최근 발생한 8개 주식의 무더기 하한가 사태의 진원지로 지목된 CFD 리스크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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