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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해체쇼에 치킨로봇…“여기 대형마트 맞아?” 싹 뜯어고친 ‘이마트 연수점’ [가봤어요]

‘장보고 놀고먹는’ 지역 대표 랜드마크
연수점, 그로서리·테넌트에 문화 결합
직영 공간 절반 감소에도 매출 늘었다
리뉴얼 한달, 매출 18%·방문자수 23% ↑

이마트 연수점 입구. [사진 송현주 기자]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코로나19 엔데믹 시대를 맞아 오프라인 대형마트가 본연의 경쟁력에 다시 집중하고 있다. 단순히 저렴한 상품을 판매한다는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오래 머무르는 곳으로 거듭나기 위해 ‘체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형마트들은 비효율 점포를 과감하게 정리하고 시장 트렌드에 맞춰 리뉴얼을 단행하는 등 적극적인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마트는 인천광역시에 위치한 연수점을 ‘몰타입의 미래형 대형마트’ 점포로 탈바꿈, 기존의 장보기보다 체험에 중점을 두고 과감한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마트 연수점 미식가. [사진 이마트]

그로서리·테넌트 문화 결합... ‘미래형 대형마트’ 대변신


3일 찾은 이마트 연수점. 대형마트라기보다 편히 놀다가 겸사겸사 장도 볼 수 있는 공간에 가까웠다. 이마트 1층 입구에 들어서면 ‘찐맛집’ F&B(Food&Beverage, 식음) 코너도 즐비해있다. 유럽식 브런치 레스토랑 델리샵 ‘씨장’을 시작으로 ‘탐광(가츠동)’, ‘뜸(솥밥)’, ‘밀탑(빙수)’ 등은 서울 성수동, 수원 행궁동 등에서 줄을 서서 먹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식당들이 줄줄이 자리해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인천지역에 최초로 입점한 F&B만 10곳으로 평일 점심시간에도 좌석 점유율이 90%가 넘고 주말에는 대기가 발생할 정도로 많은 고객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2층에는 ‘탑텐’, ‘ABC마트’, ‘모이몰른’, ‘아가방 갤러리’ 등 22개 패션 브랜드 매장이 있다. 또 국내 최초 트램폴린 테마파크인 ‘바운스칠드런스파크’, 포토부스와 솜사탕, 랜덤박스 등 다채로운 자판기 중심의 작은 놀이동산 컨셉으로 꾸며진 ‘헬로포토’가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 연수점을 찾은 고객들이 새롭고 차별화된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상품과 공간을 대대적으로 혁신했으며, 이를 통해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고자 하는 ‘신세계 유니버스’ 철학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수점이 내세우는 ‘미래형 이마트’는 장보기부터 외식, 레저, 문화 활동이 모두 가능한 복합 공간이다. 장보기에서도 소비자들이 식품의 품질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오감 충족’ 콘텐츠를 강화해 오프라인매장의 강점을 극대화했다.

이마트 직원이 참치 해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송현주 기자]

매장 공간별 규모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연수점은 종전 이마트 직영 판매 공간은 1만2561㎡(3800평)에서 5619㎡(1600평)로 줄였지만 핵심인 그로서리 매장은 3867㎡(1170평)에서 4297㎡(1300평)로 확대했다. 넓어진 그로서리 매장은 신선함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는 신선식품, 오감이 충족된 프리미엄 델리, 소비자 관점으로 큐레이션을 강화한 가공식품으로 채웠다.

 상관없이 신선한 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 실내 스마트팜 매장. [사진 송현주 기자]

그로서리 매장에는 계절과 상관없이 신선한 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 실내 스마트팜 매장이 있다. 스마트팜 기업 ‘엔씽’과 연계해 매장 내 공간에서 직접 채소 4종을 재배하고 판매까지 한다. 재배 현장을 직접 보며 갓 수확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델리 매장에 들어서면 로봇이 직접 튀겨내는 ‘로봇 후라이드 치킨’을 만날 수 있다. 이 곳의 튀김 제품은 모두 로봇이 만들어내고 있다. 박윤오 이마트 연수점 델리팀 팀장은 “치킨로봇은 30% 매출 생산률을 계산했다”며 “앞으로 치킨 뿐만 아니라 스시 등 로봇을 통해 제품 생산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연수점 축산코너. [사진 송현주 기자]

스마트팜서 채소 재배 판매, 즉석 참치 손질까지

수산물 매장에는 한달에 한번, 주말에만 직접 참치를 해체해 소비자가 원하는 형태로 손질해 판매하는 '참치해체쇼'를 진행한다. 참치는 고급참치인 눈다랑어·참다랑어 이상만 취급하고 있다. 

축산매장에는 이마트 점포 중 가장 긴 30m 길이의 쇼케이스가 있다. 대형 쇼케이스를 통해 냉장 축산물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또 제주흑돼지, 듀록, 얼룩도야지, 호주산 고마블링, 와규, 화식한우 등 시중에서는 보기 어려운 다양한 축종을 만날 수 있다. 축산 코너에는 숙성 전용 쇼케이스도 갖춰 등심, 토마호크, T본 등의 상품을 직접 매장에서 숙성 후 판매한다. 

이날 연수점을 찾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우리의 답은 언제나 소비자와 상품이 있는 현장에 있다”며 “현장이 신세계 그룹의 미래 지속성장을 위한 전략구상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6개월 동안 각고의 노력을 통해 연수점을 ‘미래형 대형마트’로 성공적으로 리뉴얼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며 현장 직원들을 격려했다.


‘소비자 관점 공간 재구성’ 지속 확장


이마트 그로서리 혁신과 체험 요소를 강화한 결과, 매출 증대 효과를 봤따. 이마트에 따르면 이마트 연수점은 리뉴얼 개장한 3월 30일부터 4월 30일까지 약 한 달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 늘었다. 방문자 수는 23%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서울 성수동·수원 행궁동 등 유명 맛집 25곳이 입점한 ‘미식가’와 ‘플라워샵’, ‘아로마샵’ 등 체험형 테넌트를 적극 유치한 덕분에 F&B와 라이스프타일 테넌트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마트 직영 매장 공간이 절반가량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마트 직영 매장의 매출은 오히려 15% 증가했다. ‘실내 스마트팜’, ‘축산 숙성 전용 쇼케이스’, ‘참치 정육점’ 등 볼거리 많은 그로서리 매장은 델리 48%, 채소 20%, 수산 23%, 가공식품 13%, 축산 13% 등 매출이 고르게 늘었다.

이마트는 2020년 이마트타운 월계점 리뉴얼을 시작으로 그로서리 혁신과 체험 요소를 강화한 공간 재구성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매장 리뉴얼은 2020년 9개점, 2021년 19개점에 이어 지난해 8개 점포에서 진행됐다. 이를 바탕으로 이마트의 기존점 매출은 10개 분기 연속 신장했다. 올해 4분기 매출 신장율은 7.8%에 달했다.

7월에는 이마트타운 킨텍스점이 대대적인 리뉴얼 공사를 거쳐 재개장할 예정이다. 연수점과 킨텍스점을 필두로 이마트는 올해 10여 개 점포 리뉴얼에 85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정 부회장은 “오프라인의 미래는 고객에 대한 광적인 집중과 연구를 통한 공간혁신에 있다”며 “소비자 경험의 폭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변화와 혁신으로 소비자가 이마트를 찾는 이유를 끊임없이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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