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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속탈만 하네…삼성전자·SK하이닉스, 수익성지표 악화 [이코노 리포트]

삼성전자·SK하이닉스, EBITDA 일제히 악화 
메모리 단가 하락에 마진↓…장기화 전망 지배적
EV/EVITDA 악화 전망…올해 SK하이닉스 28배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수익성 지표가 일제히 악화되면서 주주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1분기에도 메모리 반도체 수요 위축 여파가 지속되며 마진이 현격히 줄어든 탓이다. 업계 1위 삼성전자가 메모리 감산에 동참하는 등 대응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단가 하락폭이 워낙 가팔라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법인세차감전이익(EBITDA, 이하 에비타)는 1조8300억원으로 전년 동기(15조700억원) 대비 87.9% 감소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에비타도 6조2560억원에서 1540억원으로 91% 급감했다. 이에 따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에비타 마진율은 15%, 3%로 나타났다. 

에비타는 이자와 세금, 감각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 등을 차감하기 이전 이익으로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즉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현금창출 능력이 지난해 보다 크게 떨어진 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현금창출능력이 둔화된 것은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위축 영향이 크다. 경기침체와 금리인상으로 주요 고객인 빅테크 업체들이 시설 투자를 줄이면서 재고가 크게 증가했고 그 여파로 단가가 낮아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다. 최근 삼성전자의 감산 동참으로 메모리 가격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이전보다 높아지긴 했지만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실제 시장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4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월보다 19.89% 하락한 1.45달러로 집계됐다. 트렌드포스는 “공급사들이 생산량을 줄였는데도 여전히 높은 수준의 재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가격이 20% 가까이 급락했다”며 “2분기에도 PC D램 계약가격은 전 분기 대비 15∼20% 떨어질 것”이라고 봤다.

이처럼 현금창출능력이 악화됨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 지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V/EVITDA(기업의 시장가치를 세전 영업이익(EBITDA)로 나눈 값)이 모두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악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예상 EV/EVITDA는 6.04배로 전년(4.62배) 대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기간 SK하이닉스의 EV/EVITDA는 3.48배에서 28.05배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EV/EVITDA는 기업가치가 순수한 영업활동을 통한 이익의 몇 배인가를 알려주는 지표다. 예를 들어 EV/EVITDA가 2배일 경우 그 기업을 시장 가격(EV)으로 매수했을 때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EBITDA)를 2년간 합하면 투자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즉 삼성전자의 경우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약 6년, SK하이닉스의 경우 약 28년이 걸리는 셈이다.
 
한편 삼성전자 DS부문과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영업 손실은 각각 4조5800억원, 3조4020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기간 매출은 삼성전자 DS부문이 26조8700억원에서 13조7300억원으로 49% 줄었고, SK하이닉스는 12조1560억원에서 5조880억원으로 58%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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