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가 직접 신용평가 한다…개인사업자 데이터는 ‘최고’
[카드사, 이제는 데이터다] ② 삼성카드, 지난 2월 예비인가 신청
신한·국민·BC, 이미 라이선스 취득…수익 다변화·성장동력 확보 목적
카드사별 시선 엇갈려…“기존 신용평가사와 제휴로도 충분” 입장도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카드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로써 개인사업자 신용평가(CB)업을 공략하고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을 확대하고 맞춤형 컨설팅을 하는 등 수익 다각화가 가능해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다만 직접 라이선스를 취득하지 않고 기존 신용평가사와 제휴에만 그치는 등 관망하는 카드사도 있어 관련 시장의 귀추가 주목된다.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 2월 24일 금융위원회에 개인사업자 CB업 예비허가를 신청했다. 금융위 심사를 통해 예비허가를 통과하면 본허가 신청·심사를 거쳐 개인사업자 CB업을 영위할 수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개인사업자와 가맹점을 기반으로 축적한 빅데이터와 삼성카드의 강점인 데이터 활용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신사업이 개인사업자 CB라고판단했다”며 예비허가 신청 배경을 밝혔다.
개인사업자 CB업은 개인사업자의 신용을 판단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개인사업자의 신용상태를 평가하는 사업이다. 기존 신용평가에는 반영하지 않던 상권 경쟁력, 매출실적 등 비금융 데이터도 활용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CB업은 지난 2020년 8월 신용정보법이 개정되면서 크게 개인 CB, 개인사업자 CB, 기업 CB로 나뉘었다. 이로 인해 카드사도 CB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개인사업자 CB업이 카드사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는 데엔 개인사업자의 대출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영향이 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1019조8000억원으로 전년 말 909조2000억원보다 12.2%(110조6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첫 1000조원을 돌파한 후, 2분기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것이다.
이런 대출 증가세에 발맞춰 신용평가에 개인사업자의 매출과 비금융 데이터 등을 결합하면 특화된 대출상품도 개발·출시할 수 있다는 게 카드사들의 시각이다.
자체 CB 운영하는 카드 3社…비금융 정보에도 ‘진심’
현재 카드사들 가운데에서는 신한카드·KB국민카드·BC카드가 본허가를 취득해 개인사업자 CB업을 하고 있다.
2021년 4월 가장 먼저 본허가를 획득한 신한카드는 ‘마이크레딧’(MyCredit)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사업자 CB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카카오뱅크·네이버파이낸셜 등 21개 고객사를 확보했으며, 신용평가모형과 개인사업자 프로파일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카드사 가맹점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하면 기존 CB로 미흡했던 상환 능력 평가가 가능하다”며 “금융 소외 계층에게는 금융 기회를 제공하고, 그들을 카드사 고객으로 만들 수 있는 효과도 있다”며 개인사업자 CB 시장을 공략하는 이유를 밝혔다. 신한카드는 앞으로도 CB 인프라를 강화하고 상품 라인업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KB국민카드는 같은 해 12월 본허가를 획득해 ‘크레딧 트리’(Credit Tree)를 운영하고 있다. 크레딧 트리의 서비스를 금융기관은 개인사업자 대상 여신심사 시 활용하고 있으며, 비금융기관에서는 상권 분석·창업지원, 지역경제 분석·활성화 전략수립 등에 활용하고 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 및 CB 시장 규모가 증가하는 가운데, 기존 신용평가사와 차별화된 자체 상품력을 활용하면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수익 다변화와 지속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BC카드의 경우 지난해 7월 본허가를 받아 ‘비즈 크레딧’(Biz Credit) 서비스를 운영 중에 있다. 비즈 크레딧은 ▲소상공인 신용평가 ▲휴폐업 예측 서비스 ▲알람 서비스 ▲가맹점 요약 정보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현재 우리은행, 케이뱅크 등 금융기관에서 개인사업자 대출 심사 시 활용되고 있다.
BC카드 관계자는 “기존 금융기관과의 협업은 물론 통신(KT), 유통, 빅테크 등 비금융권의 데이터까지 활용해 비즈 크레딧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개인사업자 마이데이터 도입도 본격화되면 더욱 고도화된 신용평가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우리·하나 “진출 검토”, 현대 “계획 없다”
다른 카드사들은 기존 신용평가사와 제휴를 통해 개인사업자 CB 시장에 진출했다. 향후 시장 상황을 보고 자체 사업 진출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롯데카드는 지난 2021년 9월 나이스(NICE)평가정보와 개인사업자 CB 서비스 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롯데카드가 보유한 가맹점 정보, 매출 정보 등을 바탕으로 나이스평가정보가 개인사업자의 신용점수를 평가해 금융기관에게 제공해준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향후 관련 서비스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해 개인사업자 CB업 진출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도 나이스평가정보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개인사업자 CB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라이선스 취득 방식과 컨소시엄(제휴) 추진방식에 확보 가능한 데이터 수준 차이가 없고, 나이스평가정보의 기존 영업망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직접 진출하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필요성이 대두되면 향후 독자 취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카드의 경우 개인사업자 CB업에 진출하지 않기로 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는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가 크지는 않은 편”이라며 “사업성을 진단했을 때 개인사업자 CB업이 매력이 적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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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 2월 24일 금융위원회에 개인사업자 CB업 예비허가를 신청했다. 금융위 심사를 통해 예비허가를 통과하면 본허가 신청·심사를 거쳐 개인사업자 CB업을 영위할 수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개인사업자와 가맹점을 기반으로 축적한 빅데이터와 삼성카드의 강점인 데이터 활용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신사업이 개인사업자 CB라고판단했다”며 예비허가 신청 배경을 밝혔다.
개인사업자 CB업은 개인사업자의 신용을 판단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개인사업자의 신용상태를 평가하는 사업이다. 기존 신용평가에는 반영하지 않던 상권 경쟁력, 매출실적 등 비금융 데이터도 활용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CB업은 지난 2020년 8월 신용정보법이 개정되면서 크게 개인 CB, 개인사업자 CB, 기업 CB로 나뉘었다. 이로 인해 카드사도 CB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개인사업자 CB업이 카드사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는 데엔 개인사업자의 대출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영향이 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1019조8000억원으로 전년 말 909조2000억원보다 12.2%(110조6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첫 1000조원을 돌파한 후, 2분기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것이다.
이런 대출 증가세에 발맞춰 신용평가에 개인사업자의 매출과 비금융 데이터 등을 결합하면 특화된 대출상품도 개발·출시할 수 있다는 게 카드사들의 시각이다.
자체 CB 운영하는 카드 3社…비금융 정보에도 ‘진심’
현재 카드사들 가운데에서는 신한카드·KB국민카드·BC카드가 본허가를 취득해 개인사업자 CB업을 하고 있다.
2021년 4월 가장 먼저 본허가를 획득한 신한카드는 ‘마이크레딧’(MyCredit)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사업자 CB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카카오뱅크·네이버파이낸셜 등 21개 고객사를 확보했으며, 신용평가모형과 개인사업자 프로파일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카드사 가맹점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하면 기존 CB로 미흡했던 상환 능력 평가가 가능하다”며 “금융 소외 계층에게는 금융 기회를 제공하고, 그들을 카드사 고객으로 만들 수 있는 효과도 있다”며 개인사업자 CB 시장을 공략하는 이유를 밝혔다. 신한카드는 앞으로도 CB 인프라를 강화하고 상품 라인업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KB국민카드는 같은 해 12월 본허가를 획득해 ‘크레딧 트리’(Credit Tree)를 운영하고 있다. 크레딧 트리의 서비스를 금융기관은 개인사업자 대상 여신심사 시 활용하고 있으며, 비금융기관에서는 상권 분석·창업지원, 지역경제 분석·활성화 전략수립 등에 활용하고 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 및 CB 시장 규모가 증가하는 가운데, 기존 신용평가사와 차별화된 자체 상품력을 활용하면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수익 다변화와 지속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BC카드의 경우 지난해 7월 본허가를 받아 ‘비즈 크레딧’(Biz Credit) 서비스를 운영 중에 있다. 비즈 크레딧은 ▲소상공인 신용평가 ▲휴폐업 예측 서비스 ▲알람 서비스 ▲가맹점 요약 정보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현재 우리은행, 케이뱅크 등 금융기관에서 개인사업자 대출 심사 시 활용되고 있다.
BC카드 관계자는 “기존 금융기관과의 협업은 물론 통신(KT), 유통, 빅테크 등 비금융권의 데이터까지 활용해 비즈 크레딧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개인사업자 마이데이터 도입도 본격화되면 더욱 고도화된 신용평가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우리·하나 “진출 검토”, 현대 “계획 없다”
다른 카드사들은 기존 신용평가사와 제휴를 통해 개인사업자 CB 시장에 진출했다. 향후 시장 상황을 보고 자체 사업 진출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롯데카드는 지난 2021년 9월 나이스(NICE)평가정보와 개인사업자 CB 서비스 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롯데카드가 보유한 가맹점 정보, 매출 정보 등을 바탕으로 나이스평가정보가 개인사업자의 신용점수를 평가해 금융기관에게 제공해준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향후 관련 서비스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해 개인사업자 CB업 진출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도 나이스평가정보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개인사업자 CB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라이선스 취득 방식과 컨소시엄(제휴) 추진방식에 확보 가능한 데이터 수준 차이가 없고, 나이스평가정보의 기존 영업망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직접 진출하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필요성이 대두되면 향후 독자 취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카드의 경우 개인사업자 CB업에 진출하지 않기로 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는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가 크지는 않은 편”이라며 “사업성을 진단했을 때 개인사업자 CB업이 매력이 적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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